털북숭이 매머드의 생애, 처음 밝혀냈다

국제과학자팀, 1만7000년 전의 매머드 상아 화석 분석

국제 과학자팀이 1만7000년 전 북극지방에 살았던 털북숭이 매머드의 28년 간에 걸친 놀라운 삶의 여정을 추적해 내는데 성공했다.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리아 및 중국 협동연구팀은 알래스카대 북부 박물관에 보관 중인 1만7000년 된 털북숭이 매머드의 화석을 분석해 전례 없는 삶의 세부 사항들을 수집해 냈다.

연구팀은 매머드의 상아 엄니에서 동위원소 데이터를 생성, 분석해 매머드의 이동과 먹이를 이 매머드가 활동했던 지역의 동위원소 지도와 일치시킬 수 있었다. 이 매머드는 굶주려 죽기까지 28년 동안 살면서 지구 둘레를 거의 두 바퀴나 도는 여정을 거친 것으로 밝혀졌다.

털북숭이 매머드의 삶과 이동에 대해 그동안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어, 이번 연구는 이들이 먼 거리를 여행했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시한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3일 자에 발표됐다.

1만7100년 전 북극 알래스카의 산길을 가는 수컷 털북숭이 매머드 그림. 알래스카대 북부 박물관에 소장된 고미술가 제임스 헤이븐스의 원본에서 생성. © Mammoth_painting_Havens.jpg

상아 분석해 40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 생성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공동 제1저자인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UAF) 어업 및 대양과학부 매튜 울러(Matthew Wooller) 교수는 “이 털북숭이 매머드가 계절성 이주동물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상당히 넓은 지역을 이동했다”고 말했다.

일생 동안 몇몇 시점에 알래스카의 수많은 지역들을 찾아갔고, 방문한 지역의 전체 거리는 약 7만km로 추정된다.

울러 교수가 소장을 맡고 있는 알래스카 안정 동위원소 연구시설(Alaska Stable Isotope Facility) 연구원들은 6피트짜리 상아(엄니)를 세로로 분할한 뒤 레이저와 다른 기술을 사용해 약 40만 개의 미세 데이터 포인트를 생성했다.

이 같은 상세한 동위원소 분석은 매머드의 엄니가 자라나는 방식 때문에 가능했다. 매머드 엄니에는 평생 동안 날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층이 추가로 형성된다. 연구팀이 표본 추출을 위해 엄니를 세로 길이로 분할하자 아이스크림 콘을 겹겹이 쌓은 것처럼 보이는 성장 띠가 나타났고, 여기에는 매머드의 일생이 연대순으로 기록돼 있었다.

알래스카대 북부 박물관장인 고생물학자 패트릭 드러켄밀러(Pat Druckenmiller) 교수는 “매머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그들의 일기가 엄니에 기록돼 있다”며, “자연에서 개체의 삶이 그렇게 편리하면서도 평생에 걸쳐 기록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이 매머드는 생애의 첫 2년 동안에는 어미의 젖을 먹었으며, 왕성한 활동을 할 때는 몇 달 만에 500~700km 거리의 엄청난 여행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기적으로 몇 년 동안 머물 수 있는 일부 지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거쳤으나, 나이가 들면서 움직임이 둔해졌고, 결국 굶어죽었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안정동위원소 연구소에서 세로로 쪼갠 매머드 엄니 모습. 파란색 염색은 성장선을 나타나는데 사용됐다. ⓒ Photo by JR Ancheta, University of Alaska Fairbanks

알래스카 전역의 동위원소 지도 만들어 이동로 예측

연구팀은 이 매머드가 북극권의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North Slope)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 연구 공동 저자인 UAF 댄 맨(Dan Mann)과 팸 그로브스(Pam Groves) 박사가 포함된 팀이 그곳에서 유해를 발굴했었다.

연구팀은 상아에 있는 스트론튬과 산소 동위원소 특징(signatures)을 분석해 매머드가 그 지역까지 여행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분석은 알래스카 전역의 동위원소 변이 예측 지도와 일치했다.

연구팀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알래스카 전역의 작은 설치류 수백 마리의 이빨을 분석해 동위원소 지도를 만들었다. 이 설치류들은 일생 동안 비교적 짧은 거리를 여행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동위원소 신호를 나타내게 된다.

연구팀은 지역 데이터세트를 사용해 알래스카 전역의 동위원소 변이를 지도화해 매머드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한 기준선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리적 장벽과 매주 이동한 평균 거리를 고려한 뒤 새로운 공간 모델링 접근법을 사용해 매머드가 일생 동안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경로를 도표화했다.

알래스카대 북부 박물관 매머드 엄니 컬렉션에서 포즈를 취한 매튜 울러 교수. ⓒ Photo by JR Ancheta, University of Alaska Fairbanks

매머드 죽음의 단서도 확인

연구팀은 매머드의 유해에 보존된 DNA를 통해 이 매머드가 알래스카 본토에 살았던 마지막 매머드 그룹과 관련 있는 수컷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 종들은 대략 1만3000년 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연구에서 DNA의 구성요소를 담당한 베스 샤피로(Beth Shapiro) 캘리포니아대(산타크루즈) 생태 및 진화생물학과 교수는 이 같은 세부사항들이 매머드의 삶과 행동에 대해 더욱 많은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 매머드는 약 15세 정도에 동위원소 특징과 생태 및 이동에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는 이 매머드가 무리에서 쫓겨난 것과 관련이 있으며, 현대의 일부 수컷 코끼리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동위원소는 또한 매머드의 죽음을 초래한 원인에 대한 단서도 제공했다. 생애의 마지막 겨울에 질소 동위원소 수준이 급등했고, 이는 포유류에서 굶주림의 특징이 될 수 있는 신호라는 것.

울러 교수는 ‘멸종된 종의 삶을 더 많이 밝혀내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많은 종들이 변화하는 기후에 따라 이동 패턴과 범위를 조정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세부사항들은 오늘날에도 크게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은 현재 많은 변화를 겪고 있고, 우리는 과거를 활용해 현재와 미래 종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이번 매머드 탐색 시도와 같은 예에서 지구와 생태계가 환경 변화에 직면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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