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혁 객원기자]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해 짧은 시간 너무나 커다란 피해를 남겼다. 매해 여름이면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와 고통을 남기는 태풍. 하지만, 열대저기압으로 분류되는 태풍은 단순한 폭풍우의 의미만은 아니다. 그 속엔 거대한 자연의 위력과 더불어 조물주의 섭리로까지 얘기되는 오묘함이 내포되어 있음은 아는지..
우선, 태풍의 명칭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가끔 신문과 뉴스를 보면 태풍 이외에도 허리케인, 사이클론이란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그 발생장소에 명칭만 바뀌는 것뿐이다. 태풍은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부근의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열대저기압의 발생장소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우리나라를 매년 찾아오는 북태평양서부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Tyhpoon), 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 북태평양동부의 경우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 아라비아해, 벵골만에서 발생하는건 사이클론(Cyclone)이다. 최근 미국동부를 강타하는 이사벨의 경우 북대서양부근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이므로 ‘허리케인’이 옳은 명칭.
그럼, 이러한 태풍은 도데체 어떻게 발생하는 걸까?
태풍은 과학적으로 보면 거대한 수증기의 열에너지를 회전하는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저위도 열대지방의 바다의 경우, 태양에너지를 많이 받기 때문에 해수면의 온도가 27‘C 이상으로 말 그대로 뜨거운 바다. 당연히 잠열을 많이 가진 수증기들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게 되고 대기는 수분을 잔뜩 머금은 불안정한 상태를 형성하게 되어 태풍발생의 잠재적 조건을 구비한 상태가 된다. 말하자면, 이 수증기가 자동차의 가솔린에 해당하는 태풍 엔진의 연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열을 잔뜩 가진 수증기의 증발로 부근의 공기온도는 냉각되고 동시에 대기 중의 수증기를 응축시킨다. 이렇게 계속적으로 올라가는 상승기류 상층부의 따뜻한 공기는 밖으로 퍼져나가게 되고 이 공기의 나선형운동은 그 밑부분의 열과 습기를 재흡수하며 이 현상을 가속화시키며 몸집이 자연스레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떤 것이 어떠한 조건에서 갑작스럽게 태풍으로 탈바꿈하는지는 아직 완벽히 해명되지 못했다. 이들 원형의 구름무리들 중 초속 17m의 풍속의 세력으로 성장한 것들은 곧바로 ’태풍’이라는 이름이 붙어 위성의 추적감시의 대상이 되어 뉴스에 보도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북위 5-25‘, 동경 120~170' 되는 범위 안에서 발생한다.
그렇담, 이러한 태풍은 왜 존재하고 우리에게 피해만 입히는 걸까?
태풍은 간혹 ‘지구는 거대한 살아있는 생명시스템’의 예로 거론되곤 한다. 왜 그럴까?
꼭 태풍만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이 자연과 그 속의 모든 생명체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자연법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세상을 형성하고 존재하는 그 자체가 바로 자연의 섭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를 태풍을 통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태풍의 발생과 소멸을 보면 지구가 거대한 생명시스템임을 느낄 수 있다.
태풍은 저위도해상에서 발생하여 북쪽으로 진행하다 자연 소멸된다. 앞서 태풍의 에너지원은 열을 간직한 수증기라 했다. 지구전체의 에너지 분포를 보면 당연히 태양에너지를 듬뿍 받는 저위도부근이 넘쳐흐르고 고위도에서는 에너지가 부족하다. 이 에너지의 불균형이 계속되면 지구는 당연히 위기가 찾아온다.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대기 순환의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에너지평형을 이루기 위함에 있으며 태풍도 그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지구가 자신의 에너지평형을 위해 에너지가 남는 곳의 열을 퍼다 고위도로 수송시키는 셈이다.
또한, 에너지 수송방향이 자연스레 저위도에서 북쪽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구형인 지구가 자전함으로 인하여 가지는 지구와도(행성와도)라는 것과 소용돌이인 태풍이 자체적으로 갖는 와도에 의해 북쪽으로 진행하게 된다. 그렇게 모든 것에 그 자체의 존재이유가 다 서려있음을 알 수 있다. 태양의 존재, 지구의 모양, 자전현상 등 그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그 어떤 지구상의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태풍의 엄청난 소용돌이는 바닷물 상하층의 섞임을 촉진, 어류들에게 영양염류공급의 원인이 되며 고위도상의 물 부족의 상당부분이 바로 태풍에 의한 수분수송에 의해 보충이 된다.
‘태풍’은 지구를 지구로 존재하게 하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서 ‘지구’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나아가 그 지구상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와 그 터전 속의 생물, 무생물들 간의 수많은 연관 고리들은 그 각각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가 있다.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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