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될까?

독감, 백일해 항체 비해 태반 통한 전달률 낮을 수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항체, 일러스트레이션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20년에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아래 있었던 만큼, 관련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고 보고되었다. 그중에는 임신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면역력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제시한 논문도 있었다. 이전의 연구들은 모체가 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나 말라리아에 감염된 경우 태반을 통해 전달되는 항체들이 감소한다고 보고하기도 했는데, 이에 비춰보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었다.

지난 12월 22일 ‘셀’지에 발표된 연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독감과 백일해, 코로나19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로 전달되는 비율을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임산부 22명과 음성 반응을 보인 임산부 34명을 비교해 분석했다.

검사 결과 독감과 백일해 항체는 코로나19 감염이 있었던 임산부와 감염되지 않았던 임산부 모두에게서 태아에게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었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전달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고, 안전성을 문제로 현재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으로부터 배제된 임산부들과 신생아들을 보호할 대책을 찾는데 통찰력을 제공하는 연구 결과이다.

미국에서 2020년 말까지 누적 수치로 총 4만 4000 명 이상의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매해 전 세계에는 대략 1억 40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2020년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임산부는 수백만 명가량일 것으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추산하고 있다. 감염 폭발이 심했던 지역에서는 16퍼센트에 달하는 임산부들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통계가 있지만, 현재 안전성을 이유로 임산부와 신생아는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다.

면역력이 약한 임산부와 신생아가 독감이나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특히 취약한 것은 여러 연구 논문들이 보고한 바 있다. 신생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률이 높다는 보고는 없지만, 2020년 발표된 여러 논문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신생아와 유아들이 더 큰 소아기 아이들에 비해 중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보고했다.

아직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신생아들은 병원체를 이겨내는 것을 모체에서 생성된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G(IgG)에 의존한다. 이 같은 항체는 태반에서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태아의 Fc 수용체에 접합한 뒤에 태아에게 전달되며, 이 같은 전이는 임신 제 일삼분기부터 일어나기 시작해 점차 전이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제 삼삼분기에 대부분의 항체 전이가 일어나게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모체에서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로 전이되는 항체는 무작위로 전이되는 것이 아니라, 항체의 종류에 따라 선택적으로 전이가 된다. 전이가 선택적으로 더 많이 일어나는 항체들은 태반에 존재하면서 항체를 태아에게로 전달하는 Fc 수용체와 결합이 얼마나 잘 되는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모체에서 태아에게로 전달되는 항체의 비율이 종류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자연히 태아가 다양한 병원체에 노출되었을 때 면역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셀’지에 발표된 연구가 보고하는 내용에 따르면, 같은 호흡기 질환인 독감과 백일해, 코로나19 중 모체에서 생성된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되는 것을 비교할 때 코로나19 특이적인 항체의 전달률이 현저히 낮았다는 것은 태아가 다른 질병에 비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전달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이 코로나19의 항체 전달률이 낮아진 것은 특히 제 삼삼분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임산부들의 경우였는데, 제 이삼분기에 감염이 되었던 임산부들의 경우에는 이 항체의 전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진은 이를 제 이삼분기에 감염이 있었던 임산부들에게서는 염증 반응이 끝난 이후 항체 전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코로나19 항체의 전이가 낮은 경우에도 태반을 통해 전달되는 항체 총량에는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이것이 태아의 면역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의 특이적인 면역력에 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생아나 유아들은 ACE2수용체의 발현이 낮아 코로나19의 감염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팬데믹 파도 속에서 감염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개발된 백신으로 보호가 여의치 않은 만큼, 차세대 백신 개발에는 연구에서 밝혀진, 모체의 감염에 따라 태반을 통해 모체에서 태아로 전달되는 항체의 양상이 달라지는 메커니즘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연구진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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