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투 트랙’ 전략으로 확보한다

포럼서 백신 개발 동향 및 확보 전략 공개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가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3상 시험을 시작했다. 영국에선 8000명을 대상으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공동 개발 중인 ‘AZD1222’로 3단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백신은 빠르면 연내에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 내년 봄부터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백신 개발이 완료되기 전 백신 공급 및 확보 문제, 안정성 검증 문제, 백신 접종 우선 대상 등 다양한 화두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헬스케어 미래포럼-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확보전략’이 개최됐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에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컨벤션타워에서 ‘헬스케어 미래포럼-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확보 전략’을 개최하고 국내 코로나19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포럼에는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처장,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대학교 교수, 송영주 한국존슨앤존슨 부사장, 조태준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등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백신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거듭했다.

민관협력으로 해외 백신 국내 생산 가능

백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외 백신을 충분한 물량으로 확보해 구매하는 문제가 대두됐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연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유행하고 있는 지역에서 대규모 시험을 해야 하는 3상 시험의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3상 시험을 하기는 어렵다. 해외 백신을 빠르게 확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신이 내년 봄에 나온다고 해도 생산할 수 있는 초도 물량은 한정되어 있다. 때문에 주요 기업들의 백신을  빠르게 물량 확보를 해야 내년에 안정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때문에 미국, 프랑스 등 코로나19가 창궐한 국가들은 주요 백신 기업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미 ‘사재기’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백신을 구매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처장이 전 세계 백신 공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처럼 백신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민간 공동기구인 감염병 혁신연합(CEPI)은 전 세계 국가들이 신속하고 균등한 백신 보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백스 퍼실리티에 참여하고 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처장은 “저소득 국가를 위한 재정 확보는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해 지원하고 이에 해당되지 않는 고소득 국가(우리나라 포함)는 자체 자금 조달로 코백스에 참여해 제약회사와의 사전 공급 계약으로 백신이 조달된다”고 설명했다.

접종 우선 대상, 부작용 등 다양한 장애요소 사회적 논의 필요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 참여는 물론 국내 백신 개발을 지원하면서 해외 백신을 확보하는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세웠다.

이날 포럼에서 정부는 국내 백신 개발을 지원하면서 해외 백신을 확보하는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은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도록 총력을 쏟고 있다. 대학 및 연구소, 기업에 R&D 투자를 하면서 향후 접종자가 감소해 생길 수 있는 상업적인 문제까지도 염두에 두고 품목허가 및 물량 비축까지 지원할 예정”이라며 “해외 백신 도입 시 생산은 국내에서 하고 기술 개발 참여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러한 투 트랙 전략은 뛰어난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달 21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를 임상 3상 중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나라에 백신을 공급하고 SK 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는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조태준 SK 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은 “정부의 투 트랙 전략에 따라 백신이 해외에서 개발되어도 우리가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자체 생산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국제사회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을 확보했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많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은 안정성이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3상 시험에서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테스트를 했다고 해도 연구 데이터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백신의 문제점을 미리 살펴보고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 같은 ‘코로나19 백신 워킹그룹’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백신은 치료약이 아니기 때문에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전파를 덜 시키는지, 중증도를 낮춰서 사망을 줄이는지 각각의 결과를 봐야 하는데 그런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기 전에 접종하게 된다”며 “연령별, 기저질환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기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을 미리 살펴보고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 같은 ‘코로나19 백신 워킹그룹’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기 교수는 “미국이 만든 백신 워킹그룹에는 지난 4월부터 역학, 임상, 소아, 노인학, 면역 저하 연구자, 철학 및 평등을 연구하는 사회학적 연구자 등 41명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도 필요하다.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번째는 백신의 배분 문제가 있다. 백신의 초기 공급 물량은 한정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 교수는 초도 물량을 약 5만 명분으로 봤다. 이때 가장 큰 원칙은 의료진과 취약계층에 먼저 접종한다는 것이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의료진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 간병인이나 노인을 돌보고 있는 가족도 범위가 들어갈까. 어디까지를 범주에 넣을 것인가 하는 세부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기 교수는 “미국은 의료진과 더불어 ‘락다운’을 해도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을 선접종 인력으로 구분했다. 우리는 군인, 택배기사 어디까지 범주에 넣을 것인가 하는 사회적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현실적인 논의가 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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