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걱정 없는 냉방 시스템 주목

[금요 포커스] 자연 환기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 높은 ‘콜드 튜브’

이번 주 중반에 갑자기 찾아온 이른 더위로 많은 식당 업주들이 에어컨을 켤까 말까 하는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코로나19는 비말로 전파되는데, 에어컨을 켜면 공기 중에 떠 있던 비말이 바람에 날려 실내 전체에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전북 전주의 한 식당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등지고 있던 손님은 걸리지 않았는데 6.5m 거리에 있던 손님이 감염된 적이 있다. 전북대 의대 연구진이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에어컨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실내 감염 위험을 줄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 좋은 새로운 냉방 시스템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시연된 콜드 튜브 시스템. ©Lea Ruefenacht

때문에 방역당국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가 섞여 있을 수 있는 비말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환기를 수시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된 전주의 식당은 창문이 아예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설령 창문이 있다고 해도 에어컨 사용 시에는 닫아두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열어두면 냉방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전력 소비량도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실내 감염 위험을 줄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 좋은 새로운 냉방 시스템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미국 프린스턴대학,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대학, 싱가포르 ETH 센터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그 시스템의 명칭은 ‘콜드 튜브(Cold Tube)’다.

사람이 방출하는 열을 흡수하는 방식

콜드 튜브는 직사각형 벽과 천장 패널로 구성된 시스템인데, 패널 안은 마치 모세혈관처럼 냉각수가 들어 있는 가느다란 관들이 가득 차 있다. 또한 이 냉각수 관들은 절연되어 적외선 전달은 가능하지만, 응결은 되지 않는 폴리에틸렌 막에 둘러싸여 있다.

열은 방출을 통해 뜨거운 표면에서 차가운 표면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람이 콜드 튜브 안에 들어가면 체온이 더 차가운 패널을 향해 방출된다. 따라서 기온이 꽤 높아도 차가운 공기가 몸 위로 흐르는 것과 같은 냉기를 느낄 수 있다.

즉, 콜드 튜브는 피부 위를 지나가는 공기를 식힐 필요 없이 사람이 직접 방출하는 열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콜드 튜브는 직사각형 벽과 천장 패널로 구성된 시스템인데, 패널 안은 마치 모세혈관처럼 냉각수가 들어 있는 가느다란 관들이 가득 차 있다. ©Lea Ruefenacht

이런 유형의 냉각 패널은 지난 수십 년간 건축업계에서 사용됐지만, 콜드 튜브의 특징은 제습 시스템과 결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콜드 튜브는 복사열을 통과시키면서 응결 형성을 막아주는 밀폐된 습도 순환 막이 냉각 패널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덥고 습한 기후의 싱가포르에 콜드 튜브 시스템을 지은 후 55명의 대중을 초청해 냉방 효과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평균 30℃에 이르는 기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가자는 콜드 튜브 안에 있을 때 쾌적할 만큼 시원함을 느낀 것으로 밝혀졌다.

전염병의 실내 감염 위험 줄일 수 있어

콜드 튜브의 원래 개발 목적은 에어컨에 의해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 즉 에너지 소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지구온난화에 따라 에어컨은 향후 10년 동안 판매량이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자연 환기를 결합한 이 새로운 복사 냉각 기술이 전염병의 실내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애덤 라이사넥(Adam Rysanek) 교수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에너지(Applied Energy)’ COVID-19판에 게재됐다.

그에 의하면 에너지 집약적인 중앙 공기 시스템에 의존하는 기존의 HVAC 기술은 밀폐된 방식으로 설계되어 자연 환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HVAC는 냉·난방, 환기를 통합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따라서 이 방식을 적용한 건물들은 코로나19 감염의 좋은 장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자연 환기와 연계하여 작동할 수 있는 콜드 튜브는 감염병의 실내 확산 위험을 줄이고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60개 도시에서 콜드 튜브 방식의 냉방 시스템에 대한 에너지 비용을 계산한 결과, 10~45%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시스템은 실내뿐만 아니라 노천 박람회장, 콘서트장, 버스 정류장, 공공 시장 등의 다양한 야외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2022년까지 상용화된 콜드 튜브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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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한얼 2021년 4월 26일8:26 오전

    바람이 흐르는 에어컨을 안켜도 자연 환기처럼 작동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출될수 있겠네요. 에너지가 많이 들거 같은데도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데 좋은 방식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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