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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현정 객원기자
2020-08-14

“코로나19 시대,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불안지수 50점대, '슬픔' 감정 지속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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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 및 관련 여파로 인해 불안 심리 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반년 동안 우리 사회는 불안정한 사회·경제 상황과 불특정 다수의 감염에서 오는 불안감까지 극대화되면서 ‘코로나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겪는 코로나19의 불안지수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은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때이다.

올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코로나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언급량 최고치는 3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지난 6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분석하고 불안 지수를 측정하여 우리 사회의 방향성을 제안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본 연구는 2019년 12월 30일부터 2020년 6월 2일까지의 글로벌 트위터, 뉴스, 블로그 등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들의 감정을 분석하고, 불안지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결과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언급량(Mention Volume)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3월 중순이며, 이후 현재까지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3월은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결국 WHO에서 ‘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한 시기다. 이를 기점으로 생계를 위한 외출과 출근, 학교 등교 등 기본적인 외출을 자제해야 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소통이 단절됐으며,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부정적인 뉴스로 심리적 피로도가 가장 높은 시기이도 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지난 6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분석하고 불안 지수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언급량(Mention Volume)이 가장 높은 시기는 3월 중순으로 조사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코로나19에 대한 감정

‘코로나19 불안지수; 감성분석과 의미’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감정은 ‘분노’, ‘두려움’, ‘슬픔’, ‘혐오’, ‘즐거움’ 등 5가지 유형으로 표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감정들은 코로나 이슈에 따라 시기별로 각기 다른 발생 추이를 보인다. 단, 코로나 언급량이 최고치에 이르렀던 3월은 감정분석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다.

먼저 ‘분노’의 감정은 3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났으며, 안전·경제적 위기·수업 중단·부실한 정책 대응 등의 키워드와 연관되어 드러났다.

‘두려움’의 감정 역시 ‘분노’와 마찬가지로 3월 중순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진행되면서 바이러스 판정 결과·징후·노출 등의 키워드가 연계되어 이 감정의 등락 추이가 달라지고 있다.

‘혐오’의 감정은 다른 감정 대비 조기에 발생하여 3월을 기점으로 급증하는 추이를 보인다. 이 감정은 코로나19 초기 발생 원인에 대한 국가(인종)적 비난과 코로나19 초기 대처에 대한 비난, 그리고 잠재하고 있던 인종차별 이슈가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플로이드 사망과 맞물려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 대한 ‘분노’, ‘두려움’, ‘혐오’의 감정은 3월에 최고치로 나타났으며, 이후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다. 단, 혐오의 감정은 다른 감정 대비 조기에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슬픔’의 감정은 3월 초 사망자의 증가와 함께 급증했으며 다른 감정 대비 언급량이 많고,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앞서 나타난 분노와 두려움의 감정은 3월 이후 언급량이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이며, 특별한 이슈에 따라 간헐적으로 언급량이 치솟는 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슬픔’의 감정은 죽음·병·묻다(문맥에 따라 진실/시신과 연관)·가족 등의 키워드와 함께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긍정적 유형의 감정인 ‘즐거움’ 역시 3월 초에 급증하다 감소하는 추세다. 강경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초기 종식 및 악화에 대한 기대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 대체 경험, 종교 등이 즐거움과 연관된 요소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슬픔’의 감정은 3월 초 사망자의 증가와 함께 급증했으며 다른 감정 대비 언급량이 많고,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즐거움’의 감정은 코로나 종식의 희망과 배려, 나눔과 관련되어 나타났다.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심리적 방역 필요

‘코로나19 불안지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느끼는 분노, 두려움, 슬픔 등 부정적인 인식을 계량화한 지수로, 3월 중순에 100점에 도달한 후 최하 30점대로 하락했으나, 최근 다시 50점대로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언급량 중 부정적 언급량의 비중이 높은 것은 여전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슬픔’의 감정이 타감정 대비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시그널이다. 이른바 '코로나 우울'이 이 감성과 직결되는 현상이며, 우리 국민의 48% 이상이 이 우울감을 경험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 달 10일, 사회적 피로감 해소를 위해 각 부처별 심리지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우울감, 불안감을 덜어내기 위한 취지로 우선 대국민 희망 메시지 전달 캠페인과 심리상담 핫라인을 운영하고, 대상별·단계별 상담과 심리 지원 체계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20배, 사스의 3배 수준이라 밝혔다. 이렇듯 건강 및 보건을 비롯해 사회·경제·정치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것만이 확실한 모순의 시대, 심리 방역이 절실한 때이다.

김현정 객원기자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0-08-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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