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어떻게 뇌로 침투하나?

‘EB 2021’ 학술대회서 코로나19 예상 치료제와 사이토카인 억제 분자 등 발표

미국해부학회와 생리학회,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 조사병리학회, 약리학 및 실험요법학회 등 5개 학회가 주관하는 대규모 학술대회인 ‘실험 생물학(EB) 2021’(4월 27~30일)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 관련 다양한 주제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뇌 침투와, 소변을 통한 예후 예측, 심장 질환 위험, 유망한 치료제,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분자 등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살펴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떻게 뇌로 침투하나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일부는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지만 다른 환자들은 그런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 것은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하기 때문이다.

단일 성상 세포에서 SARS-CoV-2 수용체 단백질인 ACE2 발현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다. © Ricardo Costa, LSUHS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와 스페인 카스틸라-라만차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우리 뇌에 동력을 제공하는 신경세포(뉴런)와, 성상세포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뇌 및 척수 세포를 모두 감염시킬 수 있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논문 제1저자인 리카르도 코스타(Ricardo Costa) 루이지애나 주립대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성상세포가 코로나19가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키는 경로임을 시사한다”라며, “이를 통해 후각과 미각 상실, 방향 감각 상실, 정신병 및 뇌졸중을 포함해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많은 신경학적 증상을 설명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SARS-CoV-2는 인체 호흡기 시스템에서 ACE2 수용체라는 세포 표면 단백질에 달라붙어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뇌세포에도 이 수용체가 있는지는 그동안 확실치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인체 성상세포와 뉴런을 배양해 RNA와 단백질을 조사했다. 이어 배양된 세포를 SARS-CoV-2에 노출시키자 성상세포와 뉴런 모두 ACE2 수용체를 발현했고, 성상세포는 감염 가능성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뉴런과 같이 감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상세포는 혈류에서 해로운 입자를 차단하면서 뉴런으로 영양분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뇌의 주요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성상세포는 뇌에서 SARS-CoV-2를 차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일단 감염되면 바이러스를 많은 뉴런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뉴런 그룹(파란색)과 이들을 연결하는 수상돌기(녹색). 뉴런 본체에 ACE2 수용체(빨간색)가 나타나 있다. © Ricardo Costa, LSUHS; original cells donated by Lynn Harrison, LSUHS

혈관 내 코로나19 잔재가 심장질환 위험 높여

미국 위스콘신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혈관 기능에 장기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잠재적으로 심장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14명과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 19명의 조직 표본에서 심혈관계 작은 가지인 세동맥(arterioles)을 조사했다.

세동맥은 매 순간마다 인체의 필요에 따라 넓어졌다 좁아짐으로써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조직으로 흐르는 것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화학물질이나 혈류 흐름과 같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자극에 노출됐을 때 코로나19 환자의 세동맥은 비감염자들의 세동맥만큼 넓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혈관의 안쪽을 구성하는 내피의 기능 장애에 기인한다.

이런 현상은 조사 시점 3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걸린 환자들의 표본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감염 후 8개월이 지나면서 내피 기능은 정상에 가까워졌으나 내피는 여전히 손상된 상태였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관 내피의 기능 장애가 여러 형태의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ARS-CoV-2에 감염된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른 결과를 비교한 수치. 최대 혈류-매개 혈관 확장(FMD)은 감염 후 3개월 이전에 현저하게 손상됐고, 8~12개월이 지나 혈관 내피 기능이 정상화되기 시작했으나, 대조군인 코로나19 비감염자에 비해서는 여전히 손상된 상태를 보여주었다. © Yoshinori Nishijima, Andres Beyer

코로나19 치료제 탐색에서의 유망한 단서

백신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억제하는데 중요하지만, 감염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더 나은 치료제가 필요하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건강과학센터 연구팀은 SARS-CoV-2 바이러스의 주요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이 항바이러스 치료에 유망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세포 배양을 활용한 실험에서 세 가지 자연 발생 화합물이 바이러스 복제에 사용되는 효소인 SARS-CoV-2 메인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페베스틴(phebestin)과 프로베스틴(probestin) 두 화합물이 어떻게 분자 수준에서 메인 프로테아제를 억제하는지를 추적하는 한편, 이 화합물을 코를 통해 전달하는 안전성 테스트에서 실험 대상 생쥐 폐의 내벽 세포가 손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을 바탕으로 펩티드 알파-하이드록시 아미드[peptidic α-hydroxy amides(PHAs)] 분자 클래스에 속하는 이 화합물들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한 항바이러스 약물로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ARS-CoV-2 메인 프로테아제와 상호 작용하는 페베스틴 모습. © Yarla et al., University of Oklahoma Health Sciences Center

“줄기세포에서 발견된 분자,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가능”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알려진 인체의 과도한 면역반응은 기관과 조직에 손상을 입혀 코로나19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그러나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적 선택은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연구원 과학자들이 이끄는 연구에 따르면, 양수에서 분리된 줄기세포에 사이토카인 폭풍 대처에 도움에 될 수 있는 여러 분자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산모나 태아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산전 진단 양수검사 때 통상적으로 수집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양수 줄기세포가, 면역세포와 소통하고 면역과 염증을 조절하며 폐 내막의 보호와 복구 및 심장 건강 유지와 관련된 분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이전에 다른 질환 치료법으로 검토된 양수의 중간엽 줄기세포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 및 만성 염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소변 통해 코로나19 증상 심각성 예측

미국 웨인주립대(디트로이트)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소변을 분석한 결과 비감염자보다 면역계 특정 생체표지자 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이 표지자 수준은 고혈압과 당뇨병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더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생체표지자를 통해 환자가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킬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하면서, 혈액 채취 등이 필요 없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소변 선별을 택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중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 환자를 예측하는 한편, 정규 선별 검사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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