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에 관한 질문에 답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은 서로 돕는 친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사실과 닿아 있다. 인간은 타인을 돕기도 하고 가진 자원을 나누기도 하는데, 이는 흔히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해되지만, 그 해석은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이는 협동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높일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행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협력 관계가 기대한 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돕고 나누는 행동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이것은 우리의 ‘공평성’이라는 감각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어떻게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
‘무엇이 우리를 (더) 친사회적으로 만드는 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에 통찰을 제공하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예를 들어, 두 명의 참가자가 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실험하는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이 있다. 규칙은 간단하다. 먼저 첫 번째 참가자가 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결정해 제안하면 두 번째 참가자가 그 결정을 수용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수용할 경우 둘은 결정한 대로 돈을 배분해 갖게 되고, 거절할 경우 둘 다 돈을 받을 수 없다.
실험에 따르면 첫 번째 참가자들은 대개 40% 정도의 돈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했고, 두 번째 참가자들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지분이 20% 이하일 경우 거절했다. 이는 우리가 ‘친사회적’으로 보는 결정을 하는데 관여하는 동기를 잘 드러낼 뿐 아니라 불공평에 대한 저항의 심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때, 두 번째 참가자가 수용이나 거절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외에 자신만 받을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험을 수정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두 번째 참가자는 그 대안을 선택하거나 첫 번째 참가자에게 자신의 몫을 더 요구하기 시작했다. 자원 접근성의 변화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의 경제적인 선택에 대한 질문이기도 해서 최후통첩 게임은 경제학에서 많이 연구되기도 했다.
침팬지, 보노보가 하는 최후통첩 게임
최근 ‘영국 왕립 학회지’에 실린 논문은 침팬지와 보노보를 대상으로 최후통첩 게임과 유사한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불공평에 대한 저항을 보일 뿐 아니라, 상대가 어떤 자원에 대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 더 혹은 덜 친사회적인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보노보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독일 라이프치히의 동물원에 사는 침팬지와 보노보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이곳은 영장류들을 대상으로 진화심리학 실험을 활발히 하는 곳이다. 침팬지, 보노보는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두 마리씩 짝을 이루어 먹이 6개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첫 번째 참가자가 먹이를 3개씩 나누어 놓은 트레이와 자신에게 5개 상대에게 1개가 배분된 트레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두 번째 참가자가 이를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방식이었다. 수용하면 그대로 먹이를 배분하게 되고, 거절하면 두 마리 모두 먹이를 얻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연구진은 두 번째 참가자가 선택하기 직전에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먹이를 따로 제시했다. 실험에 따라 각각 0, 2, 4개의 먹이를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다. 두 번째 참가자가 이를 선택하면 자신은 선택한 먹이를 받을 수 있지만, 첫 번째 참가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친사회적이기보다 ‘전략적’
연구진에 따르면 대안으로 제시한 먹이의 숫자가 클수록 첫 번째 참가자가 공평하게 분배된 트레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 반대로, 대안으로 제시된 먹이가 0개일 때 첫 번째 참가자가 5:1로 분배된 트레이를 선택하는 확률이 높아졌다. 이들이 상대의 자원 접근성을 고려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결정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알레한드로 산체스 아마로(Alejandro Sánchez-Amaro)는 “이 결과는 침팬지들이 친사회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보다 이들이 전략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친사회성은 이렇게 당장의 협력으로 얻는 자원이라는 소득 외에도 정서적인 요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 닿아있지만, 우리가 흔히 친사회적인 행동으로 인식하는 ‘공평한 분배’라는 것이 경제적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특히 그것이 우리와 계통학적으로 가까운 침팬지와 보노보에서 얼마나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구다.
(127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