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 재정의 가능할까?

시간 최소단위 ‘초’ 재정의 연구 통해 시공간 정밀도 높인다

시간의 최소 단위인 ‘초(second)’를 재정의하는 것이 가능할까?

초는 현재 국제단위계(SI)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지니는 단위이다. 초는 1967년에 세슘 원자의 고유진동수에 따라 정의되었다. 이후에는 여러 기술적 한계로 현재까지 재정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초의 재정의를 위해서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정밀도가 높은 광시계 제작 기술, 대륙 간 멀리 떨어져 있는 광시계 간 성능 비교 검증 기술, 광시계가 생성한 시각 정보를 높은 안정도로 전송할 수 있는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는 현재 국제단위계(SI)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지니는 단위로, 1967년 세슘을 기준으로 정의된 이후,  현재까지 재정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픽사베이

광시계, 초 단위 정밀도 향상에 기여

국제도량형총회는 ‘1초’를 세슘-113 원자에서 나오는 복사선이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정의한다. 세슘 원자의 정밀도를 뛰어넘기 위해 광시계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광시계는 이터븀, 스트론튬, 알루미늄 이온과 같은 원자들을 활용해 가시광선 대역인 광주파수(수백 조 헤르츠(Hz))를 사용한다.

광시계에 사용되는 원자들은 현재 마이크로파 대역인 세슘 원자보다 주파수가 10,000배 이상 높기 때문에 훨씬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초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초’라는 시간 단위를 더 정밀하게 정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이렇게 높은 주파수를 이용할 경우, 주파수 발생기, 주파수 계수기, 원자를 이용한 주파수 측정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최근에는 가장 정확한 세슘 시계보다 100배 높은 정확도를 갖는 광시계들이 보고되고 있다.

‘1초’는 세슘-113 원자에서 나오는 복사선이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정의한다. ⓒ픽사베이

국내에서는 한국표준연구원이 2003년부터 이터븀 원자를 이용한 광시계 ‘KRISS-Yb1’ 개발을 시작하여, 최초 버전을 2014년에 완료했다. 추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2021년에는 KRISS-Yb1의 성능을 기존보다 20배 이상 향상시켰다. 성능이 향상된 KRISS-Yb1은 20억 년 동안에 1초 정도의 오차를 가질 만큼 정확한 것으로 알려진다. ‘KRISS-Yb1’은 세계협정시 생성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대한민국 시간의 표준인 UTC(KRIS)의 생성에도 이용될 예정이다.

국내 기관, 초 단위 재정의 위해 연구 협력 강화

국내 5개 연구기관에서는 이러한 시공간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시공간 측정 정밀도를 높이는 융합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1월 24일 ‘시공간( Space-Time) 융복합 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5개 연구기관은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선행융합연구사업인 ‘광대역 VLBI 기반 시공간 측정 정밀도 한계 극복을 위한 선행연구’를 2020년 4월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선행연구를 통해 기존의 VLBI(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공간을 측정하는 기술) 시스템을 개선하여, 시공간 측정 정밀도를 높였다.

5개 연구기관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연구 장비 공동 활용, 시공간 극한 정밀도 측정 연구, 연구 데이터 생산·전송·분석·활용 및 국제공동연구 등 상호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초의 재정의, 시공간 물리 관측에 기여

높은 정확도를 갖는 광시계가 발전을 거듭함 따라 1초는 더욱 정밀하게 정의될 것이며, 이는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초의 정밀도가 높아지면 기존에 관측이 어려웠던 물리현상의 관측이 가능해질 것이다. 2019년 물리상수를 기반으로 SI 단위가 재정의 됨에 따라, ‘초’는 SI 단위 가운데 물질량을 제외한 다른 모든 SI 단위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도가 높아졌다. 물리상수는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변하는 양이 매우 적어서 실제적인 관측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광주파수를 기반으로 하는 광시계가 사용된다면, 물리상수의 변화 측면에서 더 정확한 관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시계에 사용된 원자들마다 물리상수의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 광시계간 주파수의 비를 측정함으로써 물리상수의 변화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초의 정밀도 향상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유기적 상관관계를 다루는 상대성 이론에 대한 직접적인 검증도 가능해진다. 세슘 원자시계보다 정확도가 100배 높은 수준인 10^-18 불확도의 광시계는 1cm 높이 변화에 의한 시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이는 측지(Geodetic Survey)가 시간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상대론적 측지’를 확인할 수 있다.

초의 정밀도 향상은 이외에도 중력파 측정이나, 암흑물질 관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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