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웅 막스플랑크 전파 천문 연구소 박사과정생
전하를 띈 입자가 가속할 때에 전자기파가 발생되는데 이것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며 전파된다. 이와 비슷하게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할 때 발생하며 시공간이 진동하며 퍼져나간다. 이 때문에 중력파가 지나갈 때는 두 지점 사이의 거리가 변하게 된다.
하지만 중력은 가장 약한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중력파 역시 매우 약하다. 따라서 중력파로 인한 거리의 미세한 변화를 탐지해 내기 위해서는 초대형 마이컬슨 간섭계인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등 중력파 관측시설이 이용된다.
2015년에 LIGO는 충돌하는 두 블랙홀에서 나오는 신호를 성공적으로 포착해내며 중력파 관측에 성공한바 있다. 이후로도 LIGO는 여러 차례 블랙홀 혹은 중성자별의 충돌에 의해 발생하는 중력파를 검출하고 있다. 위 발견은 마치 x선의 발견처럼 중력파도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전자기파를 관측하며 천체와 우주의 물리학적인 현상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관측되는 전자기파의 주파수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새로운 물리현상들이 발견되었지만 전자기파만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중성미자(neutrino)와 중력파를 이용한 천체물리학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현재 중력파의 발견에 대한 가장 큰 수혜자는 천체물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중력파 천문학(Gravitational-wave astronomy)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열렸으며 이를 통해서 우주와 자연의 신비로움이 풀리고 있다.
중력파를 방출하는 천체는 여러 가지가 종류가 있다. 따라서 그들이 방출하는 중력파의 주파수 또한 다르다. LIGO는 헤르츠(Hz) 영역의 중력파를 측정할 수 있으며 위 주파수의 중력파는 충돌하는 중성자별 등에서 관측될 수 있다. LISA (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레이저 간섭계 우주 안테나)는 LIGO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더 큰 크기를 자랑한다. LISA를 이용하면 밀리 헤르츠(mHz)의 중력파를 탐지해 낼 수 있으며 지진 등으로 인한 외부요인에 제한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아직 관측된 적 없는 중간질량 블랙홀 쌍성계가 위 주파수의 중력파를 방출한다고 여겨진다.
물리학자들은 현재 나노 헤르츠(nHz) 중력파의 연구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주론적인 현상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주 초기 두 은하가 상호작용 및 합병으로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계, 우주 극초기에 위상전이와 대칭성 깨짐으로 인해서 생성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끈(Cosmic String: 1차원의 위상결함) 등이 위 주파수 중력파 방출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력파를 관측하려면 은하크기의 중력파 탐지기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현재 과학 기술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노 헤르츠 중력파를 영원히 볼 수 없을까?
다행히도 우리에겐 아주 특이한 천체인 “펄서(Pulsar)”가 존재한다. 펄서는 주기적인 펄스형태의 신호를 방출하는 천체로 회전하는 중성자별을 나타낸다. 특히 밀리초-펄서는 에너지를 방출하여 회전이 느려진 중성자별이 강착(Accretion)되는 물질로부터 각운동량을 전달 받아 매우 빠르고 안정적으로 회전한다. 따라서 밀리초-펄서에서 방출된 신호는 원자시계만큼이나 안정적이다. 이들은 이러한 이유로 ‘우주시계’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펄서는 중력파를 관측하는데 있어서 왜 중요할까? 천체물리학자들은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펄서에서 오는 신호의 도착시간을 측정하고 펄서의 회전에 대해 모델링한다. 이를 통해서 여러 물리학적인 현상들을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펄서 타이밍(Pulsar Timing)’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노 헤르츠에 해당하는 중력파는 우리가 아직 그 성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현재로는 모델링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중력파는 타이밍의 분석결과에 특정한 신호를 남기게 된다. 중력파의 특성상 지구 주변의 시공간이 특정한 형태로 진동하게 되는데 이 신호는 펄서 사이의 각 거리(Angular Separation)에 대해 사중극(Quadrupole)형태의 관계를 따른다고 예측되고 있다. 이를 ‘Hellings-Down 관계’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바로 나노 헤르츠 중력파가 존재한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라고 여겨진다.
현재 유럽에서는 EPTA (European Pulsar Timing Array, 유럽 펄서 타이밍 어레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북미와 호주, 인도, 중국, 남아공에서도 펄서 타이밍 어레이를 진행 중이다. 모든 펄서 타이밍 어레이들은 IPTA(International Pulsar Timing Array)로 함께 협력하고 있다. 최근 유럽, 북미, 호주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아쉽게도 Hellings-Down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모든 연구 결과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신호가 포착되었다. 위 신호는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계들에서 나온다고 예측되고 있는 신호의 특징과 비슷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나노 헤르츠 중력파의 관측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오늘도 물리학자들은 이 미약한 신호를 탐지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지웅 막스플랑크 전파 천문 연구소 박사과정생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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