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정밀의료는 글로벌 ICT 기업들과 미국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투자 및 개발하고 있는 의료 분야이다.
정부는 정밀의료와 관련된 미래의료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밀의료 개발을 위해 2015년부터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해왔으며, 이번 국가전략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정밀의료를 집중 육성키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바이오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의 국내외 동향은 어떤 상황일까.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정밀의료의 기반을 구축하고 3대 암 정밀의료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에는 정밀의료 통합정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2021년에는 정밀의료 코호트 구축 및 3대암 정밀의료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맞춤형 처방, 질환·예측 예방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2022년까지 세계 정밀의료 시장의 5%를 점유해 5조원의 부가가치 창출과 3만7000명 규모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정밀의료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정밀의료는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도구로 개인들의 개별적인 유전적 프로필을 사용하며, 인간의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등의 개인 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 기술을 개발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정밀의료는 1990년 2월 미국 정부가 30억개 정도 되는 인간 DNA 염기 서열 해독을 위한 인간 게놈 계획을 발표한 것이 뿌리가 됐다. 이후 인간유전체 해독 및 이를 기초로 하는 의학적 적용 기술은 급격한 발전을 이뤘고, 정밀의료라는 단어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 2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통해서다.
정밀의료계획 시행은 인간 게놈 해독 기술과 생의학 관련 데이터 분석 기술, 대량의 데이터 사용 기술 발전이 따라줘야 가능하다. 유전자 분석 기술과 데이터 사용 기술이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보다 앞서 정밀의료 계획을 시행하고 있는 미국은 타겟형 약물을 이용한 소아 및 성인 암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임상시험 진행과 개인 간 차이를 고려한 약물 조합을 이용한 치료법, 개인차에 따른 약물 저항성 극복에 대한 지식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정밀의료 필수요소인 코호트 구축
정밀의료가 인간의 삶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인간은 앞으로 건강에 대한 걱정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겠지만, 문제는 필수요소인 코호트 구축이다.
미국의 경우 장기적 목표로 100만명 이상의 미국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된 국가 연구용 코호트 구축을 혁신 목표로 세우고 있는데, 유전자 정보, 인체자원, 식습관 및 생활습관 정보 등이 전자건강기록에 연동된다.
개인별 맞춤 약물 및 용량을 적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타겟을 확인하는 것과 이동통신 기기를 활용한 건강한 행동 촉진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 주요 질환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 치료를 위한 정밀의료의 과학적 기반 마련을 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 의료시스템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연구에 기반이 되는 코호트 구축을 위해 정밀의료계획 시행 총 예산 2억1500만 달러 중 60%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전국민의 건강정보 DB 및 전국민의 2%에 해당하는 100만명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코호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국립보건연구원에서 67만 명분의 인체자원과 정보를 국가 바이오뱅크 네트워크를 통해 추가로 확보하고 있는 등 우수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개인 정보에 대한 규제로,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관리를 위해 개인정보 관련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에서 2014년도부터 한국인유전체분석사업, 포스터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인칩사업을 수행해 2015년까지 전체 코호트 샘플 21만명 중 3만 5천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했고 2016년까지 약 1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정밀의료를 위한 핵심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글로벌 ICT 기업들 정밀의료 분야 진입
정밀의료에서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과 IT 기술이다. 인간의 유전자와 환경, 생활습관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웨어러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ICT 기업들도 속속 정밀의료 관련 분야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2014년 6월부터 자산의 아이폰에 '헬스키트' 라는 개인건강정보 플랫폼을 탑재했고, 헬스 어플을 통해 의료기관, 전자건강기록 시스템과 연계 및 의료서비스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또 구글은 구글핏 이라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였고, MIT와 하버드가 공동으로 설립한 생의학 및 게놈 연구센터인 브로드 연구소와 제휴를 맺고 대규모의 게놈 정보를 다루기 위해 저장, 처리, 탐색, 공유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인 구글 제노믹스를 통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IBM은 인공지능 플랫폼인 왓슨을 이용한 왓슨 헬스를 출시하고, 왓슨 고유의 인지 컴퓨팅 기술,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인 데이터와 기존 연구자료, 임상 실험 정보 등을 동시에 분석해 의사나 개인이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 김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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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8-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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