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페론’으로 코로나19 치료?

하버드 등 세계 15개 대학병원서 임상시험

바이러스가 침투한 세포 안에서는 당단백질인 인터페론이 생성된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을 억제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유전공학을 통해 인공적으로 대량 생산돼 B형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에 사용돼왔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가 인체에서 생성되는 인터페론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인공의 합성 인터페론을 개발해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15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합성 인터페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합성 인터페론인 ‘알파 2비. ⓒWikipedia

오는 8월 중에 시험 결과 발표

9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용 합성 인터페론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병원이 15곳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 스탠퍼드 의대(Stanford Medicine)는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밀턴 대학병원에서는 지난 4월부터 증세가 악화된 40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버드의과대학 매사추세츠병원, 존스홉킨스 대학병원 등에서는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사우샘프턴 병원 등 9곳에서 중국에서는 스옌 타이어 병원에서, 이란에서는 로그먼 하킴 종합병원에서 다양한 유형의 인터페론을 개발 중이다.

고대하던 시험 결과는 ‘오는 8월’ 발표될 예정이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병원에서는 지난 3월부터 400명의 자원 참가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해왔는데 숨을 들이마시는 방식의 인터페론 치료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중에서도 치료제가 렘데시비르 하나에 불과한 지금 상황에서 의료계에서는 이 합성 인터페론 치료제 개발을 고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면역학자 안드레아스 와크(Andreas Wack) 박사는 “코로나19가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인터페론을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를 손쉽게 소멸할 수 있다.”며, 강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병원들은 이 인터페론 약제를 언제 사용할 것이지 최적의 타이밍(timing)을 설정하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의 면역학자 미리엄 므라드(Miriam Merad) 박사는 “너무 늦게 인터페론을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가 번성해 통제가 불가능한 염증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약효를 기대할 수 없다.”며,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터페론 기능 강화해 바이러스 소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서 생성되는 인터페론을 무력화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된 것은 지난 5월이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폐와 기관지 세포, 혈액 등을 분석했다. 그리고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인터페론의 활동이 억제되고 있다(interferon is badly suppressed)’는 내용의 논문을 ‘셀(Cell)’ 지에 발표했다.

인터페론의 기능이 무력화되면 바이러스는 화학물질인 키모카인(chemokines)을 유발해 대량 번식과 함께 심각한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

프랑스 데카르트 대학의 코친병원(Cochin Hospital)에서는 50명의 코로나19 환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인터페론의 활동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활성화돼 세포조직의 염증을 유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슷한 시기 베이징 의대 연구진은 8명의 코로나19 환자의 폐로부터 인터페론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유전자(interferon-stimulated genes, ISG’s)를 다수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에서는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35명의 코로나19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ISG를 발견했으며, 이 유전자를 통해 면역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었다.

지난 4월 이후 발표된 5건의 연구 논문은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합성 인터페론 개발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지금 10여 곳에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인터페론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고 위해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독감과 유사한 증세, 두통, 구토,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약제와 달리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치 않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동안 의료진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없어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렘데시비르 사용이 허가됐지만 중증 환자에 한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항바이러스제로 다른 질병에서 강력한 효능을 발휘했던 인터페론이 코로나19 치료용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거나 환자 치료에 애를 먹고 있는 의료진 모두에게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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