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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특정 신체 기관으로 유도해 체외에서 장기와 유사하게 재현해 낸 ‘장기 유사체’를 말한다. 신약개발과 질병치료, 인공장기 개발 등을 위해 오가노이드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 오고 있다. ‘뇌 오가노이드’의 경우 2019년에, 뇌라고 부르기에는 아주 작은 이른바 ‘미니 뇌’를 만들어 의식이 생기기 전 단계에 해당하는 파장이 감지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뇌 오가노이드 플랫폼’은 더 나아가 신생아 뇌 수준에 가깝게 성숙한 수준일 뿐 아니라 크기도 기존보다 2배 이상 커졌다고 했다.
이번에는 뇌 오가노이드에서 눈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다. 최근 ‘셀 스템 셀’지에 실린 실험 논문은 인간의 줄기세포를 우리 뇌의 전두엽 신경세포의 전구체 단계로 바꾼 뒤에 이 세포들이 눈 두 개와 유사한 둥글고 움푹한 컵 모양의 구조를 이루었다고 보고했다. 이 오가노이드는 빛에 노출되었을 때 전기활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눈은 우리가 빛과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신체 기관이다. 눈이 우리 몸에서 발달하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이 지금까지 연구되어 오고 있는데, 이를테면 19세기 중에 망막이 전두엽의 간뇌 측면에서 발달해 돌출된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눈 소포(optic vesicle)’라고 불리는 이 볼록한 기관은 이후 수정체와 유리체에 의해 눌려지고, 점차 안쪽으로 밀려들어 가게 되면서 눈 술잔의 구조를 이루게 된다.
2011년과 2012년에 발표된 두 개의 연구는 각각 쥐와 인간의 줄기세포에서 망막이 형성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배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는 전두엽의 간뇌에서 눈 소포가 발달하는 만큼, 이번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세포가 아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이 과정을 재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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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오가노이드에서 눈 소포가 발달
먼저, 기존의 프로토콜을 수정해 뇌 오가노이드를 유도한 연구진은 눈 발달에 꼭 필요한 레티노산을 첨가했다. 오가노이드에서 눈이 발달하도록 유도한 것인데, 실제로 30일이 지났을 무렵 연구진은 눈에 해당하는 부위에 색을 띠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 같은 눈 구조는 대칭으로 두 개씩 생겼는데, 95개 오가노이드 중에 86개에서 확인되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그리고 항체를 이용해 단백질을 감지하는 방법인 면역염색법(immunostaining)을 이용해, 눈 부위에 RAX나 FOXG1와 같은 눈의 전구체 세포에서 나타나는 단백질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단백질을 만들기 전에 RNA로 전사된 유전자들을 확인하기 위한 RNA-seq분석 결과에서도 역시 눈의 발달과 망막 재생 등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확인되었다.
눈 소포 내에 눈 특유의 소기관들도 나타나
이후 뇌 오가노이드는 점차 눈 소포를 발달시키며 망막과 같은 눈 관련 세포들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60일이 지났을 무렵 뇌 눈 소포 내에는 눈에 띄는 구조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진은 면역 형광법(Immunofluorescence Staining)을 이용해 오가노이드의 눈 소포 구조 내에 형성 초기 단계의 수정체와 각막 세포층과 같은 우리 눈 속에 있는 소기관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망막의 신호전달을 측정하는 ‘망막 전위도 기록법(electroretinography)’나 강도가 다른 빛 스트레스에 노출을 시키고 그 반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오가노이드에서 신호전달 반응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대칭을 이루는 두 개의 동그랗고 움푹한 눈을 발달시키고, 그 세포적 특징과 기능 등이 실제 눈과 유사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다만, 아주 성숙한 단계의 망막을 재현하지는 못했고, 연구에서 보여준 60일 이후에 오가노이드를 지속해서 발달시키고 유지할 수 있는 기술들이 앞으로 시도되어야 하겠지만, 이번 연구는 뇌 오가노이드가 눈과 관련한 연구들, 특히 망막 관련 질환들을 연구하는 모델로 쓰일 가능성을 보여준 획기적인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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