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척박하면 생물체도 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진화해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대성 폭풍이 지나가는 곳에 서식하는 거미에서도 그런 현상이 확인됐다.
격렬한 폭풍은 나무를 파괴해 모든 가림막을 없애버리고 숲 바닥에 잔해를 흩트려 놓는다. 이에 따라 서식지가 급격하게 바뀌고 수많은 생물들에게 다시 자연선택의 압력을 가하게 된다.
거미의 행동을 연구하는 캐나다 맥매스터대 연구진은 열대성 사이클론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폭풍 내습 지역에 살고 있는 거미군에 진화적 충격을 가함으로써 공격적인 거미들이 이런 환경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19일 자에 발표했다.
‘블랙 스완’같은 환경 충격
연구를 이끈 조너던 프루잇(Jonathan Pruitt) 조교수(진화생물학)는 “진화와 자연선택에 대한 이런 ‘검은 백조’같은 환경적 충격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은 백조(black swan)’란 잘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이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오는 현상을 말한다.
프루잇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열대성 폭풍 발생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제는 이런 폭풍들이 다른 동물들에게 미치는 생태 및 진화적 영향에 대해 토론을 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프루잇 교수팀은 미국과 멕시코의 대서양 연안과 걸프만을 따라 서식하는 아넬로시무스 스투디오수스(Anelosimus studiosus)로 알려진 거미의 암컷 군체들을 조사했다. 이 거미는 꼬마거미과에 속하는 더부살이하는 거미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은 5월에서 11월까지 대서양에서 형성되는 열대성 사이클론이 지나가는 곳이다.
240개 거미 군체 표본 수집해 대조군과 비교
연구팀은 열대성 저기압의 이동 경로 예측을 포함해 장비 운반과 방법론적 문제 등 많은 난제를 넘어 연구를 수행했다. 폭풍의 경로가 확인되면 폭풍이 상륙하기 전에 거미군 샘플을 채집한 다음 48시간 안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연구팀은 폭풍이 발생하기 쉬운 연안지역에서 240개 군체의 표본을 채집해 대조군 지역의 거미들과 비교해 보았다. 이들은 지역의 극심한 기상이 거미들에게 다른 지역의 거미들을 압도하는 특별한 특성을 갖도록 하는지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
거미군을 채집한 지역은 2018년에 아열대성 폭풍인 알베르토와 허리케인 플로렌스, 허리케인 마이클이 휩쓸고 지나간 바 있다.
폭풍 지역 거미, 알 더 많이 낳고 생존력 강해
거미종 A.스투디오수스는 같은 종이면서 유순한 특성을 지닌 것과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두 종으로 나눌 수 있다.
거미 군체의 공격성은 먹이에 반응하는 공격자의 속도와 거미들의 숫자, 수컷 거미와 알을 포식하는 경향, 포식자 외래 거미의 침입에 대한 취약성 등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공격적인 거미 군체들은 자원이 부족할 때 이를 더욱 잘 획득할 수 있으나, 장기간 먹이가 부족할 때나 서식지 온도가 과열되면 서로 싸우는 경향이 짙다.
프루잇 교수는 “열대성 저기압은 날아다니는 곤충 같은 먹이 수를 줄여버리고 나무를 파괴해 햇볕 노출을 증가시키는 두 가지 스트레스 요인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 결과 “공격성은 거미 부모에서부터 딸에게까지 세대를 거쳐 전달되는, 생존과 생식 능력의 주요 요소”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열대성 저기압이 지나간 뒤, 더 공격적인 포식 반응을 보인 거미 군체가 더 많은 알을 낳았고, 더 많은 새끼 거미들이 초겨울까지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루잇 교수는 이 같은 추세는 규모나 지속시간 및 강도가 다양한 여러 폭풍들에서도 일관되기 때문에, 이 결과들은 강력한 진화적 반응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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