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현장에 성적인 편견은 없는가?”

‘2020 젠더 서밋’ 한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

젠더(gender)란 용어가 있다.

1995년 9월 5일 북경 제4차 여성대회 GO(정부기구)회의에서 성(性)에 대한 영문표기인 ‘섹스(Sex)’ 대신 사용하기로 한 말이다.

‘섹스’는 생물학적인 의미의 ‘성’을 의미하지만, ‘젠더’는 사회나 문화를 함축하는 사회학적 의미의 ‘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젠더’를 주제로 한국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2020 젠더 서밋 글로벌(2020 Gender Summit Global for SDGs)’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엘스비어 리서치 아카데미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동시 진행되고 있는 ‘2020 젠더 서밋 글로벌’ 현장. 성 중립과 지구촌 재난 문제를 놓고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국여성과총

여성 연구자 보수, 남성 대비 5~6% 적어

19~20일 양일간 유튜브 채널과 엘스비어 리서치 아카데미에서 동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서밋의 중심에는 ‘젠더 혁신’이 있다.

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없는 젠더 혁신의 차원에서 연구의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전 지구적 차원에서 UN이 추구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SDGs)를 도모해나가자는 것.

‘Summit on the UN SDGs Integrating Gendered Innovations in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이란 타이틀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며 온‧오프라인으로 전 세계에 실시간 생중계하고 있는 중이다.

9개의 소주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번 서밋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책분석가인 클라우디아 사리코(Claudia Sarrico) 박사는 젠더 관점에서 연구 인력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그 상황을 소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유튜브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2020 젠더 서밋’ 장면. 다양한 학자들이 출현해 성 중립을 통한 지구촌 재난 방지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GS19 유튜브 갭쳐

조사 결과에 따르면 37개 회원국 전체 연구자들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리코 박사는 또 논문 저자 중에서 여성이 학술지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교신 저자인 경우는 3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젠더 간의 불균형을 말해주는 것으로 여성 연구자가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 저자를 분석한 결과 여성 연구자들이 심리학, 예술 등 인문과학, 의학, 약학, 회계 분야 등 특정 분야에 몰려 있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다.

지구과학, 화학, 수학, 공학, 물리학, 우주과학 등으로 내려갈수록 논문 작성 빈도가 급격히 감소했는데 오랜 기간 이어져 내려온 남성 중심의 젠더 문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수에 있어서도 여성 연구자들이 남성에 비해 5~6% 적다고 말했다. 특히 공학과 컴퓨터과학에 있어서는 27%가, 고위 연구책임자급에 있어서는 15%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을 우대하는 문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성 중립으로 지구촌 재난 퇴치하자

남녀 구분 자체를 없애고 사람 자체로만 보는 움직임을 ‘성 중립(gender neutral)’이라고 한다.

이번 서밋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 오른 것은 성 중립을 통한 정책 효율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문제 등을 해소하는데 성 중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서밋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한국여성과총

말레이시아 수상의 보건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밀라 마흐무드((Jamilah Mahmood) 박사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관련, “여성들은 사회적 상식과 다른 방식으로 이 질병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개인적인 건강관리와 보살핌에 기반을 두고 가정에서 혹은 지역사회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의의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마흐무드 박사는“기존 방역당국과 의료체계에서 이를 간과해 왔다.”며, “세계, 혹은 국가 차원에서 여성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로즈마리 모건(Rosemary Morgan)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확진자로 판명된 사례를 조사했다.

그리고 여성의 비율이 70%를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스페인이 67%, 미국이 73%, 이탈리아가 75%에 달했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여성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건 교수는 “여성들이 코로나19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건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정책 부서에서 방역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여성의 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 미국은 10%에 불과하다.”며, 현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최근 들어 성 중립(gender neutral)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환경 분야다.

아이리시 에이드(Irish Aid)의 미쉘 르 윈드롭(Mishel’le Winthrop) 박사는 “최근 아일랜드의 사례를 통해 성 중립이 환경보호 정책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물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의 참여율을 높이면서 국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윈드롭 박사는 “환경 분야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뚜렷이 구분되는데 여성의 역할을 간과해 왔다.”며, 성 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젠더 서밋 개최를 축하하고 있다. ⓒ한국여성과총

이에 따라 성 중립을 표방한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있다. UN 녹색기후기금(GCF)의 사회‧젠더 분야 전문가인 세이블웡글 네구시(Seblewongle Negussie) 박사는 “성 중립 관점에서 100여 건의 다양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모집하고 있다.”며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서밋 오프라인 현장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국회 김상희 부의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장관 등이 방문해 행사를 격려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행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여성과학기술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젠더 혁신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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