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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은영 객원기자
2020-05-29

“약사‧개발자가 공공데이터로 ‘작은 기적’ 만들었다” 공적 마스크 맵 개발, 공공데이터 공개와 다각적인 협업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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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공개하고, 신속하게 소통하고, 즉각 반영하면서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5년간 정부가 공공데이터 개방에 심혈을 기울여왔던 노력과 민간 협업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공적 마스크 맵(MAP) 개발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공데이터 축적 노하우와 신속한 공개, IT 개발자와 약사, 시민과의 소통으로 개발한 공적 마스크 재고 맵이 마스크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 게티이미지

공적 마스크 맵 개발에 참여한 정부기관 관계자 및 IT 개발자들은 지난 28일 온라인 공개포럼으로 열린 ‘코로나19 데이터 개방·활용이 미친 영향 및 차후 과제’에서 정부와 개발자, 약사, 시민들의 협업으로 마스크 대란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민간의 환상적인 조합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기승을 부리면서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로 전국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연일 마스크가 가장 큰 화두였다.

이헌중 한국정보화진흥원 본부장은 이날 포럼에서 “불평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주로 어디서 어떻게 사야 되는지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며 민원이 폭주하던 때를 떠올렸다.

28일 ‘코로나19 데이터 개방·활용이 미친 영향 및 차후 과제(부제: 공적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포럼이 온라인 유튜브 오픈데이터포럼 공식채널에서 개최됐다. ⓒ 오픈데이터포럼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시민들은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로 지침을 정하고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빠르게 안정되어갔다.

이처럼 빠르게 마스크 대란이 진정된 데에는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맵(MAP)’의 역할이 컸다. 전국 각 약국의 공적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공적 마스크 재고 맵’은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공적 마스크 재고 맵’은 스마트폰 앱뿐만 아니라 웹에서도 누구나 쉽게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에 마스크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표기된 지도이다.

이 본부장은 공적 마스크 맵 보급 이후 “시민들이 마스크 사는데 불편함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15일 만에 폭주하던 민원이 한 건 이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공적 마스크 재고 맵은 정부와 민간 협동으로 이루어진 값진 성과물이었다. 정부는 마스크 대란이 가시화되자 지난 3월부터 민간 IT 개발자 및 기업 관계자와 함께 공동의 지혜를 모았다.

이헌중 본부장은 “모두 모여 지혜를 모았다. 복도까지 회의 참석자가 가득 찼다”며 당시 급박했던 현장 상황을 되짚었다.

공적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지도. ⓒ https://mask.varitoa.com/

정부의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빠르게 공개하고 개발 및 베타테스트가 진행됐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개발에 걸린 시간은 겨우 이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공적 마스크 맵 개발에 참여한 권오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대표는 “정부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민간은 자율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라 다들 반신반의했지만 이러한 정부의 대응은 성공적이었다”며 “서비스까지 불과 일주일 만에 모든 일이 일사천리 진행됐다”고 말했다.

공공데이터가 쏘아 올린 공, 앞으로 더 큰 활약 기대

3월 8일에는 공적 마스크 데이터 테스트용 오픈 API가 공개됐다. 9일에는 앱스토어 등록 지원 협의 및 시행이 이루어졌다. 10일 정부 합동 브리핑을 거쳐 11일에는 베타서비스가 개시됐다. 공동 회의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이었다.

맵이 올라가자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거의 10분당 10배 이상 이용량이 증가했다. 갑작스럽게 접속이 몰리면서 이용 과정에서 다소의 오류와 버퍼링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마스크 대란이 야기됐다. ⓒ 게티이미지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면 바로 서버가 증설되는 등 정부와 기업의 물밑 지원으로 문제는 즉각 해결됐다.

무엇보다 문제점을 발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시민들과의 ‘소통’이었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개발자와 시민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졌고 문제점은 개발 사항에 즉각 반영됐다.

권오현 빠띠 대표는 “모든 과정이 시민들과 함께 협의해서 즉각 반영했다. 마스크 개수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보다 한눈에 알기 쉽게 색으로 마스크 개수를 나타낸 것도 시민들과 함께 고민한 부분”이라며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약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에 봉착했다. 대부분 1인이 근무하는 약국의 특성상 주민번호를 입력하고 약국에 남은 마스크 개수를 세서 실시간 재고 현황을 반영하는 것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이러한 약사들의 민원을 토대로 가장 먼저 ‘판매 중 일시 중지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약사들이 마스크 판매 재고 파악이나 자리를 비워야 할 때 찾아오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능이었다.

공적 마스크 맵은 정부의 과감한 공공데이터 지원 및 공개와 IT 개발자들의 노력, 시민들의 참여, 약사들의 헌신이 이룬 종합선물세트였다.

이헌중 본부장은 현장에서 판매 지원군으로 나선 약사들의 헌신에 특별히 사의를 나타냈다. 이 본부장은 “약사들의 헌신적인 현장 지원이 아니었으면 마스크 판매가 원활하게 정착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와 같은 공공데이터 개방으로 이루어진 공적 마스크 맵의 성공을 기반으로 앞으로 행정서비스에 공공데이터를 더욱 확대 제공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헌중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인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뉴딜이 급격하게 촉진될 것 같다”며 “앞으로 공공데이터 활용을 더욱 높이고 이를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개발자들의 참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민간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20-05-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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