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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돌파구 열렸다

핵심 단백질 3차원 원자 모델 생성

미국 텍사스(오스틴)대와 국립보건원 연구팀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인체 세포를 감염시키는 부위의 3차원 원자 수준 지도를 생성해 내 백신 개발의 중요한 돌파구를 열었다.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달라붙게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viral spike glycoprotein)로 불리는 이 부위를 지도화하는 것은 항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연구자들에게 필수적인 단계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은 지난 1월 23일 코로나바이러스19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불분명한 코로나바이러스 사이의 재조합 바이러스라며, 이런 재조합 과정이 인체 세포 표면 수용체를 인식하는 바이러스 스파이크 당단백질 내에서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9일 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백신 후보도 찾고 있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2019-nCoV) 스파이크 단백질의 3차원 원자 수준의 분자 구조. 이 단백질은 숙주를 감염시키기 전과 후의 두 가지 다른 형태를 갖고 있다. 그림에 보여지는 구조는 세포를 감염시키기 전 ‘융합 전 형태(prefusion conformation)’로 불리는 구조다. ⓒ Jason McLellan/Univ. of Texas at Austin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경험 축적

연구를 이끈 텍사스대 분자 생명과학과 제이슨 매크렐런(Jason S. McLellan) 부교수팀은 여러 해 동안 사스(SARS-CoV)와 메르스(MERS-CoV) 등 많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해 왔다.

이들은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분석하기 쉽게 고정해, 백신 후보로 전환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했었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 연구에서 다른 팀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매크렐런 교수는 “문제의 바이러스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우리가 이 바이러스의 구조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팀 중 하나여서 연구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며, “우리는 이미 다른 많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떤 돌연변이가 들어갔는지 정확하게 알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많은 부분은 논문 공동 제1저자인 텍사스대의 대니얼 랩(Daniel Wrapp) 박사과정생과 니안슈앙 왕(Nianshuang Wang) 연구원이 수행했다.

논문 공저자인 국립보건원(NIH) 백신연구센터(VRC) 바니 그레이엄(Barney Graham) 부원장은 이번 실험을 감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연구를 이끈 매크렐런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대니얼 랩 연구원. ⓒ Vivian Abagiu/Univ. of Texas at Austin

연구 경험과 첨단 장비로 단시간 내 성과 이뤄

연구팀은 중국 연구진으로부터 바이러스의 게놈 서열을 받은 지 불과 2주 만에 안정화된 스파이크 단백질 샘플을 고안하고 생성해 냈다.

그리고 스파이크 단백질의 분자 구조로 불리는 3차원 원자 수준 지도를 재구성하고, ‘사이언스’ 지에 논문 원고를 제출하는데 12일이 걸렸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데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된다.

이번 연구가 신속하게 성공적으로 수행된 데는 최첨단 기술에 힘입은 바 크다. 연구팀은 새로 설립된 텍사스(오스틴)대 ‘사우어 구조 생물학 실험실(Sauer Laboratory for Structural Biology)’의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활용했다.

이 첨단 장비를 통해 세포의 구조와 분자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원자 수준의 3차원 모델을 생성할 수 있었다.

매크렐런 교수는 “부분적으로는 사우어 실험실의 인프라 덕분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물꼬를 튼 첫 번째 주자가 됐다”며, “이는 기초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부각시켜준다”고 강조했다.

니안슈앙 왕 연구원(오른쪽)과 대니얼 랩 연구원이 지난 17일 텍사스(오스틴)대의 사우어 구조 생물학 실험실에서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 이미지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 ⓒ Vivian Abagiu/Univ. of Texas at Austin

완쾌 환자의 항체 탐색에도 활용

이번에 연구팀이 생성하고 그 구조를 확보한 분자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세포 바깥(extracellular)  부분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인체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며, 따라서 백신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크렐런 교수팀은 이 분자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19를 공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성공적으로 완쾌된 사람들로부터 자연 생성된 항체를 찾아 분리시키는데 이 분자를 ‘탐색자(probe)’로 활용한다는 것.

중국에서는 현재 임시방편으로 완쾌된 사람들의 피를 헌혈 받아 환자들에게 투여한 결과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최근 보도된 바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후 충분한 양의 항체를 투여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백신이 개발돼 이를 접종했더라도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군인이나 의료진과 같이 감염지역 관리를 위해 신속하게 투입되는 인원들에게는 항체 투여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신종 코로나 백신은 언제 개발될 수 있을까? 매크렐런 교수는 백신 개발에 18~24개월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과학지 ‘라이브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에는 보통 10년 정도가 걸리는데, 2년 안에 개발된다면 매우 빠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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