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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1-03-29

신재생에너지, 무엇이 문제일까 원전 사고 이후 대체 에너지 관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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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 이후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하던 와중에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식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을 정도이다.

태양과 바람, 조류 등 자연 자원으로부터 생성되는 에너지를 통칭하는 신재생에너지가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일 뿐만 아니라 안전하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앞으로 40~50년 후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에너지가 거의 고갈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 탓이다. 최근 민주화 시위로 불안정한 중동 정세 탓에 곧 유가 300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2030년이면 석유가 바닥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원전 사고가 아니더라도 신재생에너지는 모든 에너지원 가운데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태양광 모듈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만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에도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수요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풍력이 가장 큰 비중(67.2%)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지열이 30.6%, 태양에너지 1.9%, 조력 0.3% 등의 순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높지 않다. 또 기술 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뤄져 지금보다 에너지 효율이 2~3배 높게 나온다고 해도 화석 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에너지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극복해야 할 난제가 많다는 의미이다.

미래의 에너지로 꼽히는 신재생에너지의 각 분야별 기술개발 현황 및 에너지 대안 가능성과 문제점 등에 대해 알아본다.

풍력 발전, 원자력 60배 부지 필요

풍력 발전은 지구의 어느 곳에나 있는 무한정의 바람을 이용한 발전 방식으로서 화석 연료 대체 효과가 매우 크다. 또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거의 없을 뿐더러 낙도 등의 낙후 지역에 경제성 있는 전력 보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때문에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도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하지만 풍력이 원자력과 똑같은 에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원전 부지보다 60배나 넓은 토지를 필요로 한다. 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때 대형 크레인의 진입로가 필요하며 송전탑 및 관리동 등의 시설도 들어서야 하므로 산림 훼손 및 생태계 파괴 등의 환경 피해를 피할 수 없다.

풍력은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하다 보니 자연적인 바람의 방향이나 강도의 변동 등에 따라 발전량에 가변성이 크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초속 4m 이하로 거의 불지 않으면 발전을 할 수 없다.

그와 반대로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어도 풍력 발전기는 자동으로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때문에 풍력 발전기는 평균 가동률이 25%일 경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을 만큼 가동률이 낮아 전력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다.

특히 겨울에는 너무 센 강풍이 불고, 전력 수요가 많은 한여름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형 특성상 풍력 발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풍력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그림자의 영향력이 주변 주민들한테 끼치는 폐해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대접받는 풍력 발전기가 야생 동물에게 끼치는 피해도 문제이다. 해마다 수많은 박쥐와 오리, 검독수리, 희귀 철새류 등이 풍력 터빈을 피하지 못해 죽음을 당한다. 또 최근 조사에 의하면 바다에 세운 풍력 발전 시설 때문에 부리고래가 혼동을 일으켜 해변으로 올라와 죽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미국 델라웨어 대학과 스토니 브룩대 연구진은 풍력 발전에 의한 전력 생산을 더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이에 의하면 지역적 날씨 패턴을 활용해 공유된 전선을 가진 풍력 발전기를 연결할 경우 지역적 날씨에 의한 전력 생산량의 변동이 최소화돼 풍력 발전을 통한 전력량이 일정해질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지열 발전에 4천300만 달러 지원

지열 발전은 지각의 고온층으로부터 발생하는 증기를 활용하여 발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지열 발전소는 어떠한 연료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어떠한 폐기물도 만들어내지 않는다.

전 세계 최초의 지열 발전소는 1911년 이탈리아 라데렐도에 건설된 발전소이다. 또 아이슬란드와 필리핀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력 중 약 26%가 지열 발전으로 생산될 만큼 지열 발전의 역사는 꽤 오래 됐다.

하지만 지열 발전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제약 조건이 있다. 땅 속의 열을 이용하는 특성상 화산지대와 같은 곳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 바로 그것.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와 같은 비화산지대에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인공 지열저류층 생성기술(EGS)이 개발되어 그 같은 문제점이 해결됐다.

EGS는 지하 5㎞ 정도까지 시추한 뒤 인위적으로 물을 주입하여 지열에 의해 가열된 인공지열수가 내뿜는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는 지열 발전 관련 연구에 4천3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지열발전 기술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도 지난해 말 (주)넥스지오 컨소시엄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해 국내 최초의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태양광 발전, 경제성이 관건

태양광은 햇빛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간단히 설치 가능하고, 한 번 설치해 놓으면 유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 별도의 기계 가동이 없어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며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한때 각광을 받았던 태양광 발전은 여전히 기술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분야로 남아 있다. 태양전지는 대체 에너지 가운데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져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성이 문제이다.

특히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높은 가격 때문에 보급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또 최근 10년 동안 태양전지의 전력 생산효율은 거의 오르지 않은 반면 원자재 값은 계속 상승해 점점 경제성이 나빠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상보다 최대 10배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우주태양광발전소라는 기발한 계획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기층이 없고 24시간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우주에 태양광발전소 위성을 발사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주에서 만든 전력을 다시 지구로 보내는 문제와 엄청난 양의 자재를 우주에 쏘아 올리는 데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1-03-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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