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허파, 열대림이 죽어가고 있다”

30년 추적 조사...15년 뒤부터 탄소 흡수보다 방출 더 많아져

아마존과 아프리카의 열대림을 30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영국 리즈(Leeds)대 연구팀이 주도하고 세계 100개 기관이 참여한 대규모 협동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열대 처녀림이 현재의 탄소 흡수계(carbon sink)에서 조만간 탄소 배출원(carbon source)으로 뒤바뀌는 가공할 만한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4일 자에 발표됐다.

열대 처녀림은 핵심적인 지구 탄소 흡수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해 나무에 저장하는 탄소 격리(carbon sequestration)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 기후 변화를 늦추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기후 모델들은 이 열대림 탄소 흡수계가 향후 수십 년 동안 탄소 제거 기능을 지속할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예측해 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아마존 지역의 565개 열대 처녀림에서 지난 30년 동안의 나무 성장과 사멸을 새로 분석한 결과, 열대 처녀림의 전체적인 탄소 흡수는 이미 1990년대에 정점을 찍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0년대에 이르러 열대림의 탄소 흡수 능력은 평균 3분의 1로 떨어졌으며, 이 같은 전환(switch)은 주로 나무가 죽어가고 그에 따라 나무가 붙잡고 있던 탄소가 소실됨으로써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탄소 흡수원인 열대림이 2030년대 중반부터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은 아프리카 콩고의 열대우림. 동영상 캡처. © Professor Simon Lewis, Univ. of Leeds

“열대림 2030년대에 탄소 흡수계 아닌 방출원으로 전환”

약 100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 열대림의 탄소 흡수가 이미 우려할 만한 하향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최초의 대규모 증거를 제시한다.

논문 제1저자로, 리즈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치고 현재 벨기에 소재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에 재직하고 있는 와니스 허바우(Wannes Hubau) 박사는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열대림의 탄소 흡수가 1990년 대에 정점에 도달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허바우 박사는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데이터를 결합하고 이산화탄소 수준과 기온, 가뭄 및 삼림 역학을 토대로 이들 열대림이 왜 변화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여분의 이산화탄소가 나무 성장을 촉진시키지만, 이런 효과는 해마다 고온과 가뭄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점증하면서 나무 성장을 더디게 하고 죽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요인들을 감안해 모델링 한 결과, 아프리카 탄소 흡수계는 장기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아마존 탄소 흡수계는 지속적으로 급속히 약화됨으로써 2030년대 중반에는 탄소 흡수계가 아닌 탄소 방출원으로 역전될 것으로 예측됐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가봉 중앙부에 있는 이빈도 국립공원의 우거진 열대림 모습 © Kath Jeffrry

탄소 제거량 460억 톤에서 250억 톤으로 줄어

1990년대에 열대 처녀림은 대기로부터 대략 46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했으나, 2010년대에는 제거량이 약 250억 톤으로 줄어들었다.

2010년대 들어 1990년대에 비해 줄어든 탄소 제거 능력은 210억 톤으로, 이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및 캐나다에서 방출되는 10년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전체적으로, 열대 처녀림은 1990년대에 인간이 만들어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7%를 제거했으나, 2010년대에는 6%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감소는 열대림의 탄소 흡수량이 33% 떨어지고 처녀림 면적이 19% 줄어든 반면,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6%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리즈대 지리학부 시몬 루이스(Simon Lewis) 교수는 “열대 처녀림은 핵심적인 탄소 흡수계로 남아있으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후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열대 처녀림이 탄소 격리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교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가장 큰 우려는 느린 기후 변화를 빠르게 가속화시키는 탄소 순환 주기가 실제로 언제 본격화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콩고와 아마존의 깊은 열대우림에서 수년간의 연구 끝에 우리는 가장 우려되는 기후 변화 충격 중 하나가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가장 비관적인 기후 모델 예측보다 수십 년 앞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데 이제는 한시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것.

콩고에서 현장 작업을 위해 카누를 타고 가는 연구팀 모습. 동영상 캡처. © Professor Simon Lewis, Univ. of Leeds

열대림 565개소에서 수년마다 나무 측정 되풀이

연구팀은 탄소 저장의 변화를 계산하기 위해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삼림 565개소에서 모든 나무들의 지름과 높이를 측정하고, 몇 년마다 재측정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살아있는 나무와 죽은 나무에 저장된 탄소량을 계산해 시간이 지남에 따른 탄소 저장량 변화를 추적했다.

최종 재측정을 끝낸 뒤 이산화탄소 배출과 기온 및 강우량의 통계 모델과 추세를 사용해 2040년까지 삼림의 탄소 저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를 추정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삼림 관찰에 관한 두 개의 대규모 연구 네트워크(AfriTRON 및 RAINFOR) 자료를 결합해, 아마존 탄수 흡수계가 1990년대 중반부터 먼저 약해지기 시작했고, 이어 15년 뒤에 아프리카 탄소 흡수계도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대륙적인 차이로서 아마존 삼림은 아프리카보다 더 역동적이나 기후 변화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형적인 아마존 삼림들은 아프리카 삼림보다 더 높은 기온과 빠른 기온 상승 및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한층 심각한 가뭄에 노출돼 있다.

연구팀이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나무 지름을 재고 있다. © Roel Brienen, University of Leeds

열대림 나무에만 아직도 2500억 톤 탄소 저장

허바우 박사와 루이스 교수팀은 수년 동안 수많은 오지 야외 현장을 탐사하며 연구를 수행했다.

허바우 박사는 “삼림이 기후 변화를 늦출 수 있는 능력은 지구 시스템의 기능, 특히 탄소가 얼마나 지구에서 흡수되고 대기로 방출되는가를 이해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가속화되는 환경 변화의 영향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열대 처녀림에 대한 지속적인 지상 현장 모니터링이 필요한데, 지구의 마지막 남은 거대 열대림이 전례 없는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는 더욱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연구팀은 열대림이 현재 여전히 거대한 탄소 저장소 역할을 하며, 나무에만 250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저장소는 현재 수준에서 90년 동안의 화석 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해당한다.

논문 공저자인 카메룬 야오운데1세 대학의 보나벤투레 손케(Bonaventure Sonké) 교수는 “이들 삼림에서의 변화 속도와 규모는 열대지방에서의 기후 변화 영향이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아프리카 국가들과 국제사회는 열대지역의 지속적인 기후 변화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진지하게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열대림 관리와 보존을 위해 현지 과학자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아프리카 가나 임업위원회의 기술자가 삼림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모습. © Sophie Fauset, University of Plymouth

“가능성의 창, 빠르게 닫히고 있다”

논문 공저자인 리즈대 올리버 필립스(Oliver Phillips) 교수는 “아프리카와 아마존 지역 과학자들의 기술과 잠재력은 너무 오랫동안 저평가돼 왔다”고 지적하고, “시각을 바꿔 이들의 연구 작업을 적절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필립스 교수는 “그럴 경우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차세대 과학자들이 귀중한 삼림 관리와 보호를 위한 모니터링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볼 때 앞으로 열대림이 격리하는 탄소량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탄소 예산과 배출 목표를 재평가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교수는 “열대림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삼림 벌채와 벌목, 화재”라고 지적하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교수는 “지구 기후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열대 처녀림의 탄소 균형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현재 구상하고 있는 것보다 더욱 빨리 이산화탄소 배출을 0으로 낮추면 열대림이 거대한 탄소 배출원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나, 그 가능성의 창은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밝혔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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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7월 22일12:14 오전

    탄소배출량이 지나치게 많아서 열대림이 흡수하기에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네요.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꺼내 쓴 결과이기도 합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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