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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준기 기자
2008-09-09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 파이로프로세싱이 뜬다 원자력연, 2016년까지 실용화 달성...친환경 기술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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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기후변화 협약 등으로 지속가능한 대체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원자력 비중을 오는 2030년 27.8%까지 늘려 나가는 등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로 인해 현재 원자력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14.9%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10개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20기. 그러나 원전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의 누적량은 2007년 말 9420톤이다.

해마다 사용후 핵연료 발생량이 약 700톤임을 감안할 때 2016년경이면 원전 용지 내 사용후 핵연료의 저장조는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사용후핵연료 포화 해결기술로 파이로프로세싱 주목

이런 상황에서 원전에서 연소된 뒤 수명이 다해 꺼낸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우라늄 등 유효한 성분을 회수해서 차세대 원자로인 고속로의 연료로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우라늄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준위 방사성페기물의 양과 독성, 발열량을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미래 원자력시스템의 근간을 이룰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만을 단독으로 분리해낼 수 있는 기존의 재처리(reprocessing) 기술과 달리 파이로프로세싱은 공정상 플루토늄과 넵트늄, 아메리슘, 큐리움 등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초우라늄계 원소(우라늄보다 원자량이 큰 원소)가 함께 추출될 수 밖에 없어 핵확산 위험성이 없는 ‘21세기형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기술’인 셈이다.

이처럼 파이로프로세싱은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소금을 녹인 것과 흡사한 용융염 매질과 전기를 이용해서 사용후 핵연료를 전기화학적으로 처리하는 건식정련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의 핵심은 고온 용융염을 이용한 전해환원공정을 통해 산화물 형태인 사용후 핵연료를 금속 형태의 사용후 핵연료로 바꾼 뒤 고온의 용융염 매질에서 정련공정을 이용해 우라늄을 선택적으로 회수하고 다시 제련공정을 이용해서 잔여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포함한 미량의 핵물질 군을 함께 회수하는 것에 있다.


핵비확산 보장...우라늄 활용도 100배 이상 높아

파이로프로세싱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핵종들의 전기화학적 특성상 어떠한 인위적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우라늄을 제외하고는 어떤 원소도 단독으로 분리해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공정의 특성상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분리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핵비확산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용후 핵연료 처리의 문젯거리로 지적돼 오던 장반감기, 고방열 핵종들을 그룹으로 분리할 수 있으며 분리 후에도 소규모로 저장이 용이해서 이들 원소들이 우리 환경에 장기간 동안 영향을 주지 않도록 소멸 처리하기에 매우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실용화하게 되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를 20분 1, 발열량은 100분의 1, 방사성 독성은 1000분의 1로 줄여 사용후 핵연료를 직접 처분할 때 보다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의 규모를 100분 1로 줄일 수 있다.

또 고속로와 연계하면 우라늄을 반복 재활용할 수 있어 우라늄 활용도를 현재보다 100배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경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이 천연 우라늄의 독성 이하로 떨어지는데 약 30만년이 걸린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러나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추출한 고방사성 물질들을 고속로에 연소시키면 이 기간을 300년 이하로 줄일 수 있게 되며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의 면적을 넓게 만드는 요인인 사용후 핵연료의 높은 열을 제거할 수 있다. 이로써 소규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만으로 100년 이상 사용후 핵연료 관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이 파이로프로세싱에 주목하고 있으며 기술개발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자력연 2016년 실용화 달성 목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이미 20년 전부터 파이로프로세싱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원자력연구원이 지난 1997년부터 파이로프로세싱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해 오고 있다.

원자력연은 지난 2006년 세계 최대 규모의 파이로프로세싱 실증시설인 ‘사용후 핵연료 차세대 관리종합공정 실증시설(ACPF)’을 완공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 원자력 선진국보다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우라늄을 15배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연속식 전해정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이 분야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원자력연은 현재 연간 2톤 처리 규모의 실험실 수준인 파이로프로세싱 관련 연구를 2011년까지 연간 10톤 처리 규모로 발전시키고 오는 2016년까지 파이로프로세싱 실용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해 놓고 있다.
이준기 기자
bongchu@empal.com
저작권자 2008-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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