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 때 사용할 기기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도 종이와 펜 대신 다양한 기기들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
미 선거당국은 저조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투표 등 기술 도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고 있는 기기들을 보면 고전적 기술인 스캐닝 머신서부터 터치스크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트럼프 후보의 선거결과 불복 선언이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할 상황이다. 각 주에서는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투표와 개표 과정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선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종이와 펜을 대신할 기기들을 속속 도입되고 있는 중이다.
기계 고장 시에는 종이 투표로 대체
24일 캐나다 ‘CBC 뉴스’에 따르면 선거에 도입된 기술 중에 가장 보편적인 기술로 ‘밸럿 스캐닝(Ballot scanning)’이 있다. 이 기술은 개표 과정에서 일반 스캐닝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개표를 하게 되면 사람 대신 스캐너가 움직인다.
첨단 전자광학장치와 디지털 스캐닝 기술이 적용된 개표용 스캐너가 움직이면서 개봉된 개표용지의 내용을 보고 투표자가 어느 후보에 투표했는지 그 안에 적힌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 개표 결과를 산출해낸다.
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선거 관계자들은 기계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투표검증재단(Verified Voting Foundation)의 파멜라 스미스(Pamela Smith) 이사장은 “투표용지를 스캐닝하는 기술은 다른 어떤 기술보다 오래 된 기술이다.
이번 선거에는 다른 어느 때보다 더 다양한 전자투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처럼 생긴 장치가 있다. 전자산업계에서는 즉시 투표가 가능하다는 의미의 ‘직접 기록 전자시스템(direct recording electronic system)'이라 부르고 있다.
버튼과 다이얼을 돌리면서 터치 스크린으로 투표가 가능하다. 종이와 펜없이 즉시 자동적으로 투표 결과가 만들어진다. 투표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물론 개표 과정에서 정확도를 높힐 수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투표검증재단 스미스 이사장은 “기계가 갑자기 고장 났을 때는 긴급 투표용지가 배출돼 투표용지에 사인을 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전자 시스템의 이 같은 유연성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지역에서 특히 유용하다.
온라인 보안 시스템 놓고 안전성 논란
문제는 보안성이다. 해커들이 선거를 방해하거나 파괴적인 프로그램을 깔아놓았을 때 안전한 선거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미스 이사장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전자 시스템이 보안에 있어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전자 시스템 기술이 해커들을 방어할 수 있는 첨단 보안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온라인, 전자팩스, 온라인 포털 등의 전자 투·개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주는 32개에 이른다.
온라인 포털 투표를 하고 있는 곳도 유타주 등 5곳에 이른다. 전자 투표는 대부분 파견 군인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유권자에게 국한돼 있다. 하지만 알래스카의 경우 외따로 떨어져 있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유권자가 요청하면 온라인 투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 장비가 노후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의 정의를 위한 브레넌 센터(BCG) 로렌스 노든(Lawrence Norden) 부대표는 “전자 시스템을 도입한 주 대부분 1990년대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넌 센터에서는 지난 2015년 보고서에서 미국에 있는 전자 시스템 기술을 첨단 장비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1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추정한 바 있다. 더구나 장비를 교체한다 해도 최소한 10년 주기로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노든 부대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비용 때문에 선거당국에서는 그 비용을 줄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선거에 도입된 장비로 태블릿PC로 투표가 가능한 '밸럿 마킹 디바이스(Ballot marking devices)가 있다.
태블릿 터치 스크린을 통해 투표는 물론 즉시 개표도 가능하다. 전자시스템의 보안 문제를 우려해 고전 기술인 펀치 카드를 도입한 경우도 있다. 과거 컴퓨터에서 사용한 펀치카드처럼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투·개표를 환산하는 기계다.
풀로리다 주 등에서 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각 주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술은 온라인 투표(Online voting)다. 관계자들은 “온라인 투표가 해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기술을 도입하려는 주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일부 정치단체는 미국 유권자의 저조한 투표율 제고를 위해서는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자사생활정보센터(EPIC)에서는 “인터넷 투표가 현재 기술로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다”며 전면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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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10-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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