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결빙온도 -44°C로 낮췄다

빙점 변화로 새로운 우주·산업설비 설계 가능해져

모든 생물은 추운 환경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특히 동물 세포 내부의 얼어붙은 물방울은 세포를 파열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이런 상황이 달이나 화성에 체류하는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행성과학적인 이유로 많은 과학자들이 0°C의 빙점을 낮추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최근 휴스턴대 연구팀이 물방울에 변화를 주어 0°C의 빙점을 ‘-38°C와 -44°C 사이’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이 나노 수준의 작음 물방울에 부드러운 압력을 가해 기존의 결빙온도 범위인 0°C ~ -38°C를 -38°C와 -44°C 사이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향후 산업설비는 물론 우주과학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Wikipedia

결빙 범위 ‘-38°C-44°C까지로 낮아져

그동안 연구팀은 물이 어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물방울(nanodroplet)을 관찰해왔다.

가장 작은 바이러스와 비교해 10분 1 정도의 크기인데 그 안에는 90개의 물 분자가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 나노방울이 어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2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물방울을 만든 후 젤(gel)이나 지질(lipid)과 같은 물질의 부드러운 경계면에 접촉시켰다.

그리고 이 작은 물방울들이 부드러운 표면과 접촉했을 때 ‘-38°C와 -44°C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에는 물방울이 0°C ~ -38°C 사이의 모든 온도에서 얼어붙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전에 유사한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유타 대학의 연구원들이 물의 결빙온도를 -48°C까지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 얼음이 1,000분의 1초 정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8°C와 -44°C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결빙이 일어나고 이후 지속적으로 얼음이 존재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실제로 빙점을 -44°C까지 낮춘 최초의 사례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13일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 나노미터 나노 물방울의 얼음 변환은 기후 변화, 구름의 미세 물리학, 추운 환경에서 동물의 생존 메커니즘, 광범위한 기술, 자연 생태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물과 관련된 다양한 자연 현상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제공하고, 극한 추위 속에서 생체 결방 방지 시스템, 액체 주입을 통한 표면 설계 경로 등의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제목은 ‘Freezing of few nanometers water droplets’이다.

냉동보존 시스템 등에 큰 변화 예고

과학자들은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과정을 자연의 위대한 미스터리로 보고 있다.

보통 액체들은 분자들이 느슨하고 구불구불한 상태이지만 고체로 변화할 경우 분자들이 서로 가깝게 제자리에 밀착돼 안정된 결합을 형성하게 된다.

액체에 압력을 가하면 분자가 서로 더 가까워지게 되는데 그러므로 물의 빙점이 아닌 높은 온도에서도 고체로서 안정적인 결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물은 다른 물질들과 매우 다른 특징들을 보인다.

물 분자는 고체(얼음) 결정 구조로 결합할 때 퍼져 나가는데 이로 인해 얼음이 되면 물보다 가벼워져 물 위를 떠다니게 된다. 호수나 강이 얼어붙을 때 표면에서부터 얼음이 형성되는 것은 다른 고체들과 다른 물의 특이한 결빙 특성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다른 액체들과는 달리 물이 얼면서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휴스턴 대학 연구팀이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이 결빙 과정이다. 그리고 나노 수준의 작은 물방울을 부드러운 표면과 접촉시켜 -44°C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논문 저자인 휴스턴 대학의 하디 가세미(Hadi Ghasemi) 교수는 “초기 결빙 상태인 얼음의 핵 형성 과정에서 결빙을 억제하는 것은 부드러운 경계면이 물방울에 대한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노 수준의 물방울에 대한 연구가 이전에도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끈질긴 노력에도 빙점을 지속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휴스턴대 연구팀은 2nm 규모까지 결빙 과정에서 물방울과 온도 간의 의존성을 세밀하게 조사했으며, 10nm보다 작은 물방울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2nm 수준에서 빙점이 -44°C까지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구부러져 있지만 단단한 고체 표면이 아닌 부드러운 경계면에서 얼음 핵 생성을 억제할 수 있었다며, 부드러운 경계면에서 얼음 생성 온도가 표면 계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고전적인 핵 형성 이론의 예측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이해가 자연현상에 대한 더 많은 지식과 항공, 풍력 에너지 및 기반 시설, 심지어 냉동 보존 시스템을 위한 방빙 시스템의 합리적인 설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웨스트 텍사스 A&M 대학의 크리스토퍼 베어드(Christopher S. Baird) 교수는 “어떤 식으로 압력을 가하면 빙점이 내려가는지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최저 -44°C까지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며 놀라움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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