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 ‘굿즈(Goods)’를 사은품으로 받기 위해 고가의 화장품이나 대량의 과자를, 책을 산다. 노점상 음식을 먹기 위해 장시간 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길거리 ‘푸드 트럭’이 백화점의 ‘푸드 코트’보다 인기다.
대한민국에는 최근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는 뜻의 영어 문장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거세다. 내년도에도 이러한 ‘주객이 전도된 웩더독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지난 23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주관으로 코엑스에서 열린 ‘미래유망기술세미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발표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 패턴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내년도에는 ‘비주류’였던 것들이 ‘주류’를 밀어내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미래유망기술세미나’에서 2018년도 대한민국의 트렌드 키워드로 ‘웩더독(Wag the Dog)’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주요 사회 현상들에서 2018년 트렌드 추출
지난 2007년도부터 10년간 매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전망해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급변하는 과학기술 앞에서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미래 트렌드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현상을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먼저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를 이끈 주요 동인을 살펴보고 내년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칠 9가지 메가트렌드를 도출해냈다.
지난 10년간 사람들은 과시하던 소비 성향에서 가치 있는 소비 성향으로 변화해왔다. 소유 보다는 경험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스스로를 주요한 이해당사자로 생각하고 자신의 주권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10년을 지내며 사람들의 변화된 가치관은 내년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교수는 2018년도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한 ‘웩더독(Wag the Dog)’과 비슷한 의미로 ‘언더독(underdog)’을 설명했다. ‘언더독’이란 스포츠 경기에서 승률이 낮은 선수를 뜻하는 말로 사회적 패배자, 혹은 약자를 지칭한다.
김 교수는 “이제 언더독이라는 뜻은 더 이상 패배자가 아니”라며 “정의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언더독의 약진이 거세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인디레이블이 대형 기획사 보다, 카드 뉴스가 일반 TV 뉴스보다,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이 대형 스타보다 더 인기를 끄는 신기한 현상’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에 감사하라”는 성경 구절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작은 것에라도 감사하지 않으면 감사할 일이 없을 테니”라는 싸늘한 말(하상욱 作)로 되돌아온다. 웃고 넘기기에는 각박한 현실이 너무 무겁다. 김 교수는 이를 ‘소·확·행’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소(小)·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한다. 김 교수는 “힘든 현실 때문에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이라도 확실하게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해 ‘가성비(價性比)’라는 경제 용어만큼 절실하게 다가온 단어도 없을 듯하다. 이는 사람들이 고가의 과시용 소비보다 가격대비 효능이 좋은 ‘가성비’를 따지며 가치 있는 소비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김난도 교수는 내년도에는 이러한 ‘가성비’에 ‘가심비’가 더하는 ‘플라시보 소비 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가심비(價心比)’란 가격대비 심적 만족도가 높음을 뜻한다. 김 교수는 “가짜 약을 먹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와 같이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불안을 잠재우고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방편의 비즈니스 전략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헬조선’ 그려왔던 지난 10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전략 주효
사람들의 헛헛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으로는 ‘가심비’ 전략 외에도 ‘케렌시아’ 전략이 있다. ‘케렌시아(Querence)’란 스페인어로 ‘나만이 알고 있는 아늑한 휴식공간’을 뜻한다. 원래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투우사와 마지막으로 결투하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장소이다. 김 교수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공간이 바로 케렌시아”라고 강조하며 이를 활용한 공간 비즈니스와 수면 산업 등이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일자리 소멸 문제는 심각하다. 벌써 무인 키오스크(Kiosk), 자동화 등으로 사람이 사람과 접촉하는 일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최근 젊은 세대들이 ‘비대면(非對面,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기술’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비대면 기술은 인공지능, 자율화, 셀프, 자동화, 무인화를 아우르는 기술”이라고 정의하며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젊은 세대들 덕에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들과 접촉하기를 꺼리는 젊은 세대들은 대표적인 ‘워라밸 세대’이다. ‘워·라·밸’이란, 워크-라이프-밸런스 (work-life-balance)의 줄임말로의 줄임말로 직장을 구할 때 중요한 조건으로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나 사회, 국가적 소명보다 스스로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세대가 다르다. 매우 빠르게 워라밸에 대한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존 세대들이 이들 세대들을 자신들의 세대와 다르다는 이유로 단정 짓고 비난하기보다는 이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외에도 △관계에 대한 피로도로 인한 단절현상(Gig-Relationship) △자존감의 하락 현상 △완벽한 캐릭터보다 도깨비처럼 사람을 홀리는 ‘매력적인 요소’를 더 선호하는 현상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현상 △모든 만물이 ‘서비스’가 되는 현상 등을 2018년도를 관통할 트렌드 현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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