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진화하는 기술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디지털 시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관으로 개최된 ‘2018 과학기술정보통신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사람’을 답으로 내놓았다.
컨퍼런스에 모인 UN 국제기구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정보통신·과학기술 전문가들은 “진정한 디지털 혁명은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날 행사에서는 ‘I-D.N.A: 사람이 빛나는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다’라는 주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바이오, 사물인터넷, 5G, 3D프린팅, 클라우드 컴퓨팅 등 해외 각국의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 트렌드를 살펴보고 사람 중심의 디지털 경제를 실현한 사례들이 공유되었다.

디지털 경제 본격화, 성장과 포옹·세계적 융합가치 중요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유전자 기술, 신약 등 진화하는 과학기술은 물류, 교육, 의료, 통신, 생산, 소비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할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점이었다.
고기영 UN ESCAP APCICT 원장은 개도국과 제3세계 지역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추진되었던 노력들을 설명했다.
고 원장에 따르면 데이터와 기술 전파의 불평등은 국가의 경제적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디지털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국가들은 경제적인 원동력도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UN은 지구촌 다양한 지역과 소외계층에 디지털 기술을 전파하고 관련 교육을 추진해왔다.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교육시키는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고 원장은 “우즈베키스탄에 여성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내년에 설립할 예정”이라며 “교육 내용은 ‘포용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금융 모델’로 개인별 맞춤 교육을 실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교육, 한국이 큰 도움
인도네시아의 사례도 공유됐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를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는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경제규모에 비해 아직 디지털 교육이 미치지 못한 지역이 많다.
Yudho Giri Sucahyo 인도네시아대학교 교수는 이러한 자국의 현실을 소개하며 적극적인 디지털 교육 전파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심으로 ‘어머니 교육’, ‘노년층 교육’을 추진 중이다.

Yudho 교수는 “부모와 조부모에게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고 이들이 가정으로 가서 자녀와 손녀, 손자들에게 다시 교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딩 교육 등 소프트웨어교육은 고등학교 과정부터 실시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코딩 교육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직업 교육을 받는다.
이러한 디지털 교육 과정을 추진하는 데에는 우리나라의 도움이 컸다. Yudho 교수는 “한국의 ‘ICT 발렌티어(volunteer)’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Jerry Y H FUH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국가프로젝트로 집중 양성하고 있는 핵심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바로 3D 프린팅이다.
Jerry Y 교수는 “싱가포르 정부는 3D 프린팅 산업이 향후 싱가포르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3D 프린팅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가능하다. 싱가포르는 3D 프린팅을 과학, 의학, 디자인, 엔지니어링, 스쿨 분야로 나누고 학교와 기업, 기관이 함께 협력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바이오 3D 프린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 3D 프린팅 기술은 눈, 귀, 심장, 치아, 코 등 일부 신체 장기, 세포, 피부 등을 완벽하게 재생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Jerry Y 교수는 “치의학, 재생의학, 헬스케어로 연결되는 바이오 3D 프린팅을 통해 국가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오 프린팅의 미래는 인간의 모든 조직을 적층 가공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따른다. ‘어디까지 인간의 신체를 만들어낼 것인가’의 영역에 들어서면 이는 더 이상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Jerry Y 교수는 “사람들은 기술의 진전을 경제적인 논리로만 따진다. 하지만 진짜 디지털 혁명은 기술이 사회적 윤리적으로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강조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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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9-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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