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도시재생사업은 2013년에 「도시재생법」이 제정되고, 쇠퇴해 가는 도시를 활성화하여 ‘국민이 행복한 경쟁력 있는 도시 재창조’를 비전으로 추진된 국가 정책이다.
지난 10년 간 이 사업은 급속한 도시화의 여파로 발생한 도시의 제반 문제들을 다양한 영역과 연계해 해결해 왔는데, 그 중 과학기술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제 ‘소위 ‘1세대’ 도시재생사업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전환의 시기, 과학기술은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도시재생사업, 도시의 ‘균형’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
도시재생사업은 국토 균형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 사회는 2013년에 「도시재생법」이 제정되기 이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심화돼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었다. 도시 내에서도 원도시와 신도시가 나뉘어 공간적 격차, 주거환경 격차 등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 같은 도시쇠퇴 문제를 개선하고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은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며 많은 성과와 시행착오, 의제를 남겼다.
가장 큰 성과는 도시개발이라는 거대담론에서 지역맞춤형으로 전이된 것이다. 기존의 도시재생이 ‘철거-신축·확장’ 과 같이 물리력을 동반했다면, 도시재생사업의 초점은 지역 자체의 정체성과 내재 가치 발굴에 두었다. 또한,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 스스로가 발전의 동력을 갖도록 제도적 바탕을 마련한 것도 큰 성과다. 김유란 국토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도시재생을 통해 로컬시대가 개막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된 공간적 불균형 문제는 완화되지 않았고, 단발성 사업으로 그쳐 효과성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콘텐츠웨어에 집중한 본 사업이 본래 목표인 주거환경 개선과 도시경제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의제를 탐색하고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요구가 커질 때 과학기술은 도시환경 개선과 도시 활성화에 매우 크게 기여했다.

과학기술, 지난 10년 간 국가주도 정책과 지역 주민 주도 사업 견인해
이 사업이 시행되는 지난 10년 간 도시 공간 못지않게 과학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도시재생법」이 제정된 2013년만 봐도 초미세먼지 제거 기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TA-A네트워크 기술, 친환경건축 기술·재료 등 도시재생 및 사회적 파급 효과 및 기여도가 높은 과학기술산업 성과가 발표됐다. 이후 ICT 및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능형 혁신기술이 급속히 고도화되면서 도시의 제반 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이제 도시는 과학기술의 플랫폼, 혁신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다. 이런 기술들은 국가주도의 정책사업과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리빙랩에 ‘핵심 솔루션’으로 도시재생에 녹아들었다.

과학기술을 접목한 대표적인 정책은 ‘스마트도시종합계획’이다. 2009년에 ‘유비쿼터스도시 종합계획’으로 시작한 이 정책사업은 ICT 기술을 바탕으로 행정·교통·안전 등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제공하는 U-City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5년마다 수립해 현재 ‘제3차 스마트도시종합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엄밀하게 이것은 도시재생‘도’ 포함한 종합계획이고,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은 ‘도시재생뉴딜’로 별도 추진 중이다. 다만 ‘스마트도시종합계획’이 종합적 관점에서 볼 때 과학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된 정책이라는 대표성을 갖기에 우선 언급한다. 물론 2017년에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일부 구도심 재생 사업에 접목한 바 있다. 또한, ‘스마트도시형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과학기술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도록 추진하고 있다.
리빙랩도 도시재생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민간·학계·산업이 스마트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주민의 수요와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과학기술 접목 스마트솔루션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최근 리빙랩을 주축으로 R&D가 활기를 띄면서 생활맞춤형, 지역맞춤형 도시재생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관련된 과학기술도 다양하다. 탑다운 정책, 주민주도형 방식 모두 과학기술을 통해 도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기 때문이다.
도시 내 스마트 IoT 구축, 데이터 수집·표준화·관리 방안 수립 및 Ai기반 도시 운영,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 헬스케어·교육 로드맵 도입, 환경·에너지 통합관리 운영 등을 시범 운영 및 직업 운영 중이다. 초기 코로나19 역학조사 시 스마트시티 데이터허브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과학기술과 도시의 접목이 이뤄낸 쾌거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기적으로 진화한다. 때문에 도시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는 재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재생의 관점과 이에 유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기술이 유효하다. 도시재생사업 10년,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과학기술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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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7-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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