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대학의 존 도너휴 뇌신경학 교수는 미국 BRAIN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 중의 하나다. 오바마 대통령이 계획을 발표한 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의 심각한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간 뇌와 인간 행동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일생동안 의문을 품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확히 밝혀낼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뇌 연구와 관련된 영상기술, 분석기술 등이 발전하고는 있으나 아직 만족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 앨런 뇌과학연구소(Allen Institube for Brain Science)에서 지난 2006년 실험용 쥐의 뇌지도를 완성한 이후 인간 뇌지도 완성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앨런 뇌과학연구소 홈페이지. ⓒhttp://www.alleninstitute.org/
그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뇌 연구가 “지금 6피트(182.4cm) 거리에서 타임지를 보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기사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글자 속에 들어 있는 무수한 '불완전한 것들(imperfection)'을 분석해내야 하는데 지금 그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
뇌세포 활동 GPS같은 기술로 정밀 탐지
만일 누가 커피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면 그 말을 하면서 손이 왜 커피 잔을 향해 나아가고, 잔을 입으로 가져오는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는지 설명이 가능해야 하고, 그 해답이 뇌 속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기술은 뇌의 비밀을 밝혀내는 데 있어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 뇌 과학이 사람의 생각을 규명해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도나휴 교수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상세히 규명해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 성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도나휴 교수는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나노과학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많은 뇌 과학자들이 뇌 연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기기들을 요청하고 있으며, 그것이 성사될 경우 뇌 과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앨런 뇌과학연구소(Allen Institute for Brain Scienc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는 마이크로소트프사와 1억 달러를 공동출자해 지난 2006년 실험용 쥐의 뇌지도를 발표했다. 당시 발표한 주의 뇌지도는 1천 개의 해부학적 부위와 1억 개의 데이터 지점들이 총망라돼 있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GPS와 같이 뇌의 각 부위에서 발현되는 뇌 유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인간 뇌지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나휴 교수는 인간의 뇌지도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성이 가능하며, 이미 많은 부분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BRAIN 프로젝트에서 먼저 할 일은 지금 흩어져서 진행되고 있는 뇌지도 연구를 한데 모으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뇌 과학에 관심을 지닌 나노, 컴퓨터 과학자들을 모으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과학자들과에 아이디어를 교환함으로써 뇌 과학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단체 등 뇌지도 협력연구 의사 밝혀
많은 뇌 과학자들은 뉴런(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회로, 시냅스(Synapse)라는 연결부위를 를 분석할 수 있었을 때 비로소 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때가 돼야 비로소 뇌전증(간질), 자폐, 정신분열, 알츠하이머, 외상성뇌손상 등의 치료가 가증해진다는 것이다.
학습, 기억력, 창조적인 활동 같은 고급 두뇌능력이 어떻게 가능한지도 밝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하게 서로 반응하고 있는 신경세포 활동을 정확히 규명해내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 뇌 과학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일 정도다.
때문에 이 연구를 얼마나 더 오래 끌고 갈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자금이 지원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 뛰어난 과학자들을 더 많이 모으고, 더 뛰어난 기술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뇌지도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기술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흥미로운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프로젝트 발표가 있은 후 여러 곳에서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알츠하이머협회 부회장인 마리아 카릴로 씨는 BRAIN 프로젝트가 국가 알츠하이머 프로젝트와 협력 차원에서 추진되기를 기대했다.
사실 뇌지도를 작성하는 일이 새로운 분야 연구지만 세계적으로 큰 흥분을 불러일으킬 대형 프로젝트다. 그런 만큼 다른 나라들 역시 깊은 관심을 갖고 뇌지도 작성에 나서고 있다. 유럽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1월 말 유럽위원회(EC)는 인간 뇌 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 이하 HBP)를 미래기술 주력사업(FET 플래그십)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스위스 로잔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세계 80개 연구기관이 함께 수행할 매머드 프로젝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