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엽록체는 광합성이 일어나는 장소다. 5~10μm 크기의 이 작은 타원형 기관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지고 햇빛을 이용해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포도당과 같은 유기 양분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이 광합성 과정에 주목해왔다. 그리고 엽록소처럼 이산화탄소와 물에 태양 에너지를 가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탄화수소 연료(hydrocarbon fuels)가 대표적인 경우다.
포화 탄화수소라고 하는데 탄소 원자가 전부 단일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탄소의 수가 늘어날수록 끓는점과 녹는점이 올라가는데 연소 시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행기 연료와 같은 고급 연료로 사용된다.
로잔 공대 과학자들이 식물 엽록소에서 하고 있는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고효율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Wikipedia
이산화탄소로 에너지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촉매
광합성을 흉내 내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인공 광합성촉매를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왔다. 문제는 비용이다. 촉매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상용화가 가능할 만큼 효율을 높여야 하는데 고품질 촉매를 개발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7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 공과대학 연구팀은 태양전지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쪼개 일산화탄소와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품질 촉매를 만들었다.
생산 비용을 줄인 이 촉매를 상용화할 경우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만으로 가솔린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연료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량의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의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존 터너 박사는 “로잔 공대 연구팀이 청정 에너지 생산에 기폭제가 될 멋진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며, 향후 이 촉매의 상용화 과정에 큰 기대감을 표명했다.
인공 광합성 과정은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CO)로 분해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수소와 결합해 다양한 종류의 탄화수소를 만들 수 있다. 탄화수소는 천연 가스, 석유(원유), 메탄올 등 중요한 에너지 자원 속에 들어 있는 물질이다.
인공 촉매를 통해 이런 에너지를 만들어낼 경우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에너지로 재생할 경우 에너지 산업 전반에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지난 1990년대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촉매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분해 효율이 높은 산화구리 촉매를 만들었다. 이 촉매를 통해 빠른 속도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촉매 기술로 이산화탄소 활용 가능해져
그러나 물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면서 물 분해속도가 너무 높아 산소와 일산화탄소 대신 원치 않았던 수소분자(H2)가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런 과정을 세심하게 지켜본 사람은 로잔공대 대학원생인 마르셀 슈라이어(Marcel Schreier)다.
미카엘 그래츨(Michael Graetzel) 교수의 제자였던 그는 산화구리 촉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존 촉매에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산화주석으로 제작한 전극을 통해 순수한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그래츨 교수는 “뜻밖의 시도로 새로운 촉매기술을 개발했다”며, 슈라이어의 아이디어를 크게 칭찬했다. 주석은 열분해 활동을 막는 성질이 있다. 산화구리 촉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전극을 통해 촉매활동을 제한하며 물 분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슈라이어의 아이디어에 힘을 얻은 그래츨 교수 연구팀은 최고 효율의 촉매 개발에 착수했고, 지금의 산화구리 촉매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래츨 교수는 “이 촉매를 통해 이산화탄소 중 90%를 순수한 일산화탄소로 변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도 대폭 향상됐다. 일산화탄소 생산 효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많은 전기 에너지를 투입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태양전지에서 채취한 에너지의 13.4%만으로 일산화탄소 결합이 가능했다.
관련 논문은 이번 주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큰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네이트 루이스(Nate Lewis)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가 다른 촉매 개발자들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잔공대 연구 성과로 향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로잔공대 연구가 아직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저렴한 신재생에너지을 생산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며, 효율이 더 뛰어난 전극 개발에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당부했다.
광합성은 식물이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지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광합성의 비밀을 흉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로잔공대 연구 결과는 그동안 난제였던 촉매의 효율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로운 청정에너지 시대가 열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8007)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지능형 '전자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AIST 조성호 전산학부 교수와 서울대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Zhenan Bao)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전기·전자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29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국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수학자 허준이의 필즈상 수상 등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과총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 해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과학기술 등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지구를 넘어 달에 닿았다"고 28일 밝혔다. 오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8월 5일 지구를 출발한 다누리는 145일간의 항행 끝에 달에 도착했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로서 우주탐사 역사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우주산업 육성에 나선다. 또 민관이 협력해 국가전략 기술을 본격 육성하고, 양자나 첨단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의 생태계 조성에 힘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이하 재료연)은 국민투표를 거쳐 올해의 우수 연구성과 '탑3'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료연은 기관의 대표 연구성과를 조명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국민투표 방식을 통해 우수 연구성과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미역, 다시마 등과 같은 갈조류(brown algae)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는 숲처럼 많이 흡수하고 주변 생물이 분해하기 까다로운 점액 형태로 방출해 온실가스를 장기 격리하는 지구온난화 시대의 '원더 식물'로 제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협회에 따르면 산하 '해양미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갈조류의 배설물을 분석해 탄소 순환 과정에서 많은 양의 CO₂를 장기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 패배부터 현재와 같은 전황 지속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BBC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전문가 5명의 전망을 전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 겸 엑시터대 전략연구소(SSI) 부소장은 이번 봄 러시아의 공격이 관건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