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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06-03-15

과학과 도자기의 특별한 만남 ‘도자(陶磁)과학특별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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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토, 유약,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도자기는 과학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더욱 발전해왔습니다”


옛날부터 도자기 제작은 장인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일반인들은 그저 도예전에서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90년도 흥행에 대성공한 영화 ‘사랑과 영혼’에 나온 주인공들의 도자기신은 전 세계는 물론 도자기의 본고장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도자기에 대한 친숙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오늘날에는 도예도 일반인들의 삶에 어느새 깊숙이 스며들어와 있고 많은 단체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도자기 실습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조청원)에는 초중고 학생을 비롯해 주부들도 취미로 도자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도자과학체험관이 마련되어 있다.


지난 7일 국립중앙과학관은 회원들의 작품과 전문가들의 출품작을 모아서 ‘도자(陶磁)과학특별전’이라는 이색체험전을 마련했다. 이번 달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의 특징은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차원을 넘어서 학생과 일반인이 도자기 속에 담겨 있는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도자기에 대한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있다.


도자기와 과학의 역사를 배우며 실제로 도자기를 만든다


특히, 올해가 ‘화학의 해’라는 점에서 이번 도자(陶磁)과학특별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본고장인 우리나라 사람들조차도 전문가가 아니면 도자기 제작에 대해 선뜻 설명을 못하는 것은 바로 도자기에 스며들어 있는 과학의 원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의 도자기에 과학의 원리가 어떻게 숨겨져 있는지 설명해놓은 도자기과학탐험코너, 도자기과학이해코너, 도자기과학체험코너 등 3가지 부분으로 나눠진 특별전을 돌다보면 학생과 일반인들은 선조들의 과학에 대한 지혜를 엿볼 수 있게 된다.


일반인들이 도자기에 대해 알려면 먼저 다양한 종류를 이해해야 한다. 비슷해 보이는 도자기에도 엄격한 구별이 있는 것이다. 도자과학특별전 주말어린이 체험교실의 박혜진 교사는 “도자기는 토기, 도기, 석기, 자기 등의 4종류로 크게 나눠진다”며 “이들은 점토와 유약의 종류, 굽는 온도에 따라 다양한 표면의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700〜900℃에서 구워진 토기는 원시시대에 쓰인 가장 오래된 것이며 이보다 조금 발전된 것이 도기로 더 높은 온도에서 구워진다. 또 현대에 와서 예술품을 비롯해 생활용품에도 널리 쓰이는 자기의 경우, 1,300∼1,500℃의 가장 높은 온도로 소성해 굳힌 것이다.


과학 발달로 점토와 유약 다양해져


특별전의 도입부 코너에서는 4가지 종류의 도자기를 비교 전시해 과거의 도자기가 현대에 와서 어떻게 과학적인 원리로 발전했고 실생활에 쓰이게 됐는지 설명해준다. 박 교사는 “토기는 원시시대 사람들이 생존을 목적으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우연히 흙에 불을 지피다가 만들어진 것이다”면서 “토기에서 자기로 발전된 과정도 우연하게 토기를 더 높은 온도로 굽는 과정에서 타고 남은 재가 그 위에 달라붙으면서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연하게 발견된 도자기는 시간이 흘러 선조들의 지혜가 첨가되면서 더욱 더 과학과 친숙해진다. 도자기의 발전과 관련된 과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점토와 유약이다.


특별전에는 과거의 토기, 청자, 분청, 백자의 제작방법과 점토, 유약 등을 종류별로 구분해놓아 도자기에 어떤 종류의 화학재료가 쓰이는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박 교사는 “도자기는 백토, 옹기토, 화장토 등의 점토의 배합비율에 의해서 다른 모양이 나온다”며 “각 지방에서 나는 점토가 과학적인 기법에 의해 더욱 세분화되고 배합 비율이 달라지면서 더욱 강하고 깨지지 않는 도자기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장석, 규석, 석회석 등이 3대 기본 요소로 되어 있는 유약의 경우에도 화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종류가 늘어나면서 도자기의 표면이 더욱 아름답고 다양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도자기에 쓰이는 유약은 임진왜란 당시에 조선의 도공들을 끌고 간 일본에서 크게 발달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잘 아는 사실이다. 박 교사는 “오늘날에도 일본에서는 유약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도자기 분야에서 이미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현재 도자기에 대한 많은 연구가 과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박 교사는 덧붙였다.


비행기, 자동차, 스탠드, 찻잔 등의 도예품이 전시되어 있는 어린이 작품 코너는 성인들의 예술성보다는 꿈나무 어린이들의 창의성이 더 엿보이는 코너다. 어린이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 박 교사는 “어린이들이 입체적인 도자기를 직접 만들면서 큰 자신감을 얻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머릿속에 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해볼 수 있는 도자기 제작은 창의성 발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특별전에서 만난 서양요리전문가 길인숙 씨는 평소에 서양요리를 만들면서 갖고 싶었던 그릇도자기를 이번 특별전에 직접 구워 내놓은 어머니도자체험관의 열성 회원이다. 길 씨는 “내 요리와 그릇을 딱 맞게 조화시키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다”면서 “먼저 컨셉을 잘 잡아서 도전하면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도자기이해코너를 거친 관람객들은 도자과학특별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도자기체험코너에서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6-03-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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