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실패 부담 덜고 연구 자율성 높인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안 공청회 개최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입법이 미뤄진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이 5월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되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는 과학계 숙원사업이었던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안 통과를 환영하는 한편 연구자 중심의 자율성 보장, 사후관리 시스템 보강, 통합 시스템 연동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지난 12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온라인 채널 생중계를 통해 개최된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 시행령안 공청회’에서는 정부기관 및 과학계 전문가들이 나와 법 시행 이전에 개선되어야 할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 12일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안) 공청회가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됐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처별 난립 연구개발 관리 규정 통합 및 체계적 구축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은 그동안 부처별로 난립하던 300여 개의 관리 규정과 60여 개의 연구 지원 시스템을 통합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 할 수 있다. 과학계로써는 이번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 통과가 주는 의미가 깊은 셈이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법안 실행으로 정부가 R&D 추진 체제를 혁신하고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과학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임재준 ㈜VUNO 법무이사는 “연구비 등을 사후검토를 통해 관리한다는 내용이 연구자와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과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버리고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체계 및 주요 내용.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청회는 김원용 중앙대 교수, 석현광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기획조정본부장, 이범훈 서강대 교수, 김근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기술개발평가단장, 최지선 로앤사이언스㈜ 변호사, 권성훈 국회 입법조사관, 임재준 VUNO 법무이사가 나와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제2장에서는 연구 절차 과정을 다뤘다. 공모, 선정, 협약, 수행, 연구비에 이르는 연구개발사업 절차를 최대한 연구자 중심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개편했다.

제3장은 연구환경에 대한 프로세스를 담았다. 연구환경은 통합된 정보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시스템과 연구 지원, 전문기관, 제도 개선이 주 내용이다. 이 중 특히 통합정보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을 통해 연구행정 부담을 경감시키도록 했다.

제4장은 연구 윤리에 대한 법안이다. 연구 윤리에 대한 보다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지침을 설정하여 연구자들의 도전적인 연구를 장려하고 연구 책임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만들었다.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 수렴해 내년 1월 법안 시행

이러한 전반적인 법안 설정을 위해 국가연구개발(R&D)혁신법은 지난 2018년 12월 처음 법안이 발의된 이후 2019년 한 해 동안 32회나 되는 연구현장 의견 수렴을 거쳤다.

현장에서는 각기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윤경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전략과장은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한 결과를 설명했다.

대학에서는 부처별 규정 및 시스템이 상이한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접수됐다. 학회에서는 연구기획 및 평가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R&D 사업 관련 예측 가능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출연연에서는 신입 연구자들의 행정업무 부담이 과중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행정인력 보강과 전문성 재고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추가됐다.

과학 기술원 간담회에서는 연구비 비리 등 과학자의 연구 윤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윤경숙 과장은 “연구비 비리 등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하나 부적정 사용, 기관 허용 사항에 대해서는 면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실제 변경된 부분도 많이 있었다.

최지선 로앤사이언스(주) 변호사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이 더 추가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지선 로앤 사이언스(주) 변호사는 “시행령안을 만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현장 의견 수렴이 있었다”며 “시행령안에 개인사업자가 대상으로 포함되도록 변경된 부분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시행령안에는 연구개발기관의 범위에 사업자등록번호는 있으나 법인이 아닌 기업은 대상자가 아니었는데, 수정된 시행령안에는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가 포함됐다.

이어 최 변호사는 “전반적으로 법안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되어 있다”며 “중소기업이나 민간 연구개발 기업에 대한 지원 및 자율성을 높여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석현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기획조정본부장은 “기존 정보시스템에 대한 연동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장 통합시스템 관련해서는 기존 정보 시스템을 연동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석현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기획조정 본부장은 “지금도 NTIS(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출연연 포탈시스템 등 각기 흩어져 있는 통합정보시스템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과도기이기는 하겠지만 이를 연동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행정 업무만 가중된다”고 말했다.

연구비 사용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임재준 ㈜VUNO 법무이사는 “실제 현장에서 연구개발을 하다 보면 시장 수요 조사가 절실하다”며 “연구비 사용을 R&D 외에 시장 수요 조사를 위해 간접비 등으로라도 확대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시행령(안)은 공청회 의견을 토대로 부처 협의, 규제심사 단계에 들어간다. 국가 연구개발(R&D)혁신법은 오는 9월에서 11월 사이 법제처 심사를 거쳐 12월에 국무회의에 의결된 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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