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에서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고령 환자의 면역체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면역기능이 조화를 이루어지 못하면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
17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미국 라호야 면역연구소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반응과 병세 간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면역체계가 혼란에 빠져 정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
최근 연구 결과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면역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증세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 이미지
면역세포 수 적은 데다 비정상으로 작동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세 가지 유형의 면역 반응을 설명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인체 안에서 바이러스 침투를 감시하고 있던 ‘선천적(innate)’ 방어 세포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이들 세포들은 사이토카인(cytokines)이라 불리는 화학신호 전달물질을 분비해 다른 세포들에게 긴급 상황을 알린다. 코로나19의 경우에는 이를 유발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주목표가 되는데 이를 대상으로 세 가지 무기가 만들어진다.
첫 번째 무기는 항체다. 침입한 바이러스의 밀착해 감염 능력을 소실케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두 번째 무기는 킬러 T세포다. 전투 과정에서 항체가 소멸하게 되면 킬러 T세포가 죽은 항체를 대신해 전투를 벌인다. 세 번째 무기는 헬퍼 T세포다. B세포 등과 협력해 더 많은 항체를 생성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세부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20~86세 코로나19 환자 24명,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 26명,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 65명으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확인했다.
65세 이상 고령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항체 기능이 약화된 상태에서 T세포의 농도가 낮아 정상적인 면역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참여한 쉐인 크로티(Shane Crotty) 박사는 “신종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과정에서 항체보다 항체를 지원하고 있는 이들 T세포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16일 ‘셀(Cell)’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ntigen-specific adaptive immunity to SARS-CoV-2 in acute COVID-19 and associations with age and disease severity’이다.
T세포 오작동이 사이토카인 폭풍의 원인
이번 연구에서 타깃으로 삼은 것은 고령 환자의 면역반응이다.
65세를 기준으로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비교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면역체계가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무기인 항체의 경우 65세 미만 환자들보다 그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항원‧항체 반응에 있어서는 미약한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또 항체를 생성하고 지원하는 T세포의 수가 65세 미만 환자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T세포의 기능 역시 매우 저하돼 있어 신종 바이러스(SARS-CoV-2)처럼 강력한 항원이 침투했을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바이러스를 도와주는 반응을 하고 있었다.
혈액에서 분리된 정상적인 T세포는 바이러스에 대응해 인지 능력을 강화하면서, 킬러 T세포‧헬퍼 T세포 등으로 성장해 역할 분담을 하게 된다.
65세 이상 연령층에게서는 혈액에서 최초로 분리된 순수한 T세포(혈액에서 순수하게 분리된 T세포(naïve T cells)의 수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정상적인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이토카인 폭풍(storm of cytokines)에 대한 연구 결과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였을 때 긴급 상황을 전달하는 이 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돼 면역 기능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을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크로티 박사는 “65세 이상 환자의 경우 선천성 면역, 후천적 면역기능 모두에서 T세포의 결함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신종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잘못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의 면역 시스템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면역 기능 분석을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
논문을 접한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면역학자 돈나 파버(Donna Farber) 교수는 “그동안 의료계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면역반응을 규명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신종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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