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한 일부 병원균이 2만 5000년 전에 고대 동아시아인에게 이미 전염된 적 있다는 학설이 제시됐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진화 및 생태학과 데이비드 에나드 교수 연구진은 “인간 게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래전 동아시아인은 코로나 유사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적응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올해 초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bioRxiv’에 발표된 예비보고서이지만 지난 8일 미국체질인류학자협회(AAPA, Amercian Academy of PAs) 90주년 연례 보고회에서 발표됐다.
동아시아인은 2,500만 년 전에 코로나 유사 바이러스와 감염된 적이 있고, 적응 면역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 결과는 앞서 일본 도쿄의과대 분자바이러스학과 나오키 야마모토 박사의 가설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야마모토 박사는 “인간 숙주와 바이러스는 수백만 년 동안 함께 진화했으며, 그동안 바이러스는 병원성 메커니즘을 조절해 숙주 방어 시스템에 적응했다”며 “동아시아인이 코로나와 유사한 바이러스 감염에 내성을 갖도록 진화했다”라고 제시한 적 있다.
동아시아인, 2,500만 년 전 바이러스 감염 패턴 확인
이 연구는 인간이 수백만 년 전 진화 과정에서 수천 건의 전염병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바이러스가 현대 인구 내 유전적 차이를 만들었는지 의문에서 시작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시작되면서 유독 동아시아 국가는 감염과 사망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 전염병 연구는 기록된 역사와 페스트와 같은 충분한 DNA를 남긴 병원체 존재 등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전학 기술이 발달로 인간 게놈에서 5만 년 전에 발생한 고대 바이러스 전염병이 남긴 게놈의 진화 흔적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아시아인에게서만 과거에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와 상호작용 신호가 있는 42개 단백질을 확인했다. ⓒ픽사베이
바이러스와 상호작용하는 숙주 유전자좌(gene locus)에서는 바이러스에 반응해 적응 진화가 일어난다. 예로 인간 단백질 돌연변이의 3분의 1은 바이러스에 대한 반응으로 발생한 것. 바이러스와 특이적으로 상호 작용한 ‘바이러스 상호작용 단백질(VIPs)’의 신호를 추적해 전염병 기원과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중국 다이족, 베트남 킨족, 아프리카 요루바족 등 26개 소수민족 2,504명의 공개된 게놈 자료를 수집해 코로나바이러스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CoV-VIPs) 420개 세트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유독 동아시아인에게서만 과거에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와 상호작용 신호가 있는 42개 단백질을 확인했다. 특히, 특정 변이가 900세대(약 2만 5000년 전)에 걸쳐 자주 발생하고 200세대(약 5000년 전)부터는 안정적으로 감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패턴에 대해 에나르 교수는 “바이러스가 2만 년 동안 존재하면서 처음에는 유행병을 불러일으킬 만큼 강력했고, 차츰 숙주인 동아시아인이 적응했거나 숙주와 바이러스의 공진화를 통해 긴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 독성이 점진적으로 감소했다”라고 풀이했다.
미래 감염병 대처에 지표 제공
또 바이러스와 반응한 42개 단백질의 유전자 변이 중 21개는 항바이러스 및 프로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냈다. 이것은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 유사바이러스가 고대에 전염병을 부추겼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교신 저자인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진화유전학자 루이스 퀸타나무르시스 박사는 “이번 발견은 동아시아인들이 오랜 기간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전염병에 노출됐으며 이런 바이러스 전염병에 유전적으로 적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특정 인구 집단의 고대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이 반드시 다른 인구 집단 간 유전적인 감수성 차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사망률은 사회 경제적 요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첫 백신 접종(2020년 12월 8일) 이전인 12월 7일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빈도 ⓒ아워월드인데이터
아쉬운 점은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얻은 단편적인 결과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확인된 42개 유전자 변이의 역사적 과정을 조사하려면 동아시아인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연구 결과가 통계적 연관성을 가지지만 게놈과 형질의 인과 관계를 따져보지는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미래에 인간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 지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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