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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0-11-09

“겨울철 노인 위한 코로나19 회복력 프로그램 필요” 디지털 플랫폼이나 기간 방송에서 프로그램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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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영국에서는 12일부터 식당과 술집을 폐쇄하는 제한 조치가 다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폐쇄 조치는 노인들에게 특히 타격이 크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사망률이 높아 두려움이 가중된데다, 친구들과의 사교 모임이나 실외 운동 등이 제한돼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공중보건 기관들은 올겨울 동안 노인들의 건강과 회복력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 코로나19 회복력 프로그램(National Covid-19 Resilience Programme)을 시행할 예정이다.

유럽 최대의 생리학 학술단체인 영국생리학회(The Physiological Society)는 8일 이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생리학과 영양학 및 물리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이 권고는 월요일 열릴 의회 및 과학위원회 회의 결과를 반영한 생리학회와 노화개선센터(Centre for Ageing Better)의 보고서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 회의의 전문가 패널에는 20명의 주요 과학자와 임상의사들이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의 제약이 많은 노인들은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 WikiCommons / Ahmet Demirel

신체활동, 건강과 회복력 유지에 필수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영국에서 실시된 첫 번째 봉쇄 기간 동안 노인 세 명 중 한 명은 신체활동을 적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이 적었던 사람 중 43%는 집에서 나와 밖에서 활동할 이유가 없거나 적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32%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29%는 운동에 대한 동기 부족으로 보고했다.

신체 활동은 건강과 회복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고령자가 실내에 머무는 것은 근육 손실과 체지방 증가 및 인슐린 저항성을 키울 수 있다. 이는 몸을 쇠약하게 하고 2형 당뇨병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활동을 안 하면 바로 며칠 안에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급격한 기능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고령자들의 입원과 질병의 중증도, 사망 위험 증가는 높은 체질량지수 및 허약함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회복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노인들이 봉쇄 기간 동안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필수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리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노인들. © WikiCommons / Tup Wanders

맞춤형 운동 등 네 가지 권고

코로나19 회복력 프로그램은 봉쇄 기간과 그 이후 조치들을 통합함으로써 겨울 동안 노인들이 건강하고 회복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첫 번째 국가 봉쇄 조치 시작 때 취했던 접근 방식을 다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위험성 높은 사람들을 식별하고 이들을 선제적으로 접촉해 지원하는 한편 권고사항을 주지시킬 예정이다.

생리학회는 코로나19 회복력 프로그램에 포함해야 할 내용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먼저 비만이나 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및 근육감소증 같은 코로나19 주요 위험요인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지원이다.

저자들은 ‘운동을 임무로 만들어라(Make Movement Your Mission)’와 같은 기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사이트 링크>

두 번째는 충분한 수준의 단백질과 적절한 에너지 함량을 포함한 건강한 균형식의 중요성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 이어 세 번째는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상 커뮤니티 창출을 통해 정신 건강을 강화토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로는 노인들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친척이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얻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디지털 플랫폼이나 BBC 같은 국가 기간방송의 정기 활동 수업 프로그램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봉쇄 기간 동안 런던의 한 약국 앞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순서를 기다리는 구매자들. © WikiCommons / Philafrenzy

“개인들에게 올바른 결정 내릴 수 있는 도구 제공해야”

전문가 패널 공동의장인 노팅엄대 폴 그린하프(Paul Greenhaff) 교수는 “신체 활동은 건강과 회복탄력성 유지의 중요한 요소로,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봉쇄는 코로나19 전파를 줄이는데 중요한 일이지만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린하프 교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빠르게 변화가 생긴다”고 밝혔다. 근육을 사용하지 않은 지 3일 이내에 근육의 양과 질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노인들이 스스로 의자에서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는 것.

전문가 패널 공동의장인 노화개선센터 앨리슨 자일스(Alison Giles) 박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역사회 봉쇄는 심폐기능 저하와 체중 증가,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 증가와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노인들에게는 특히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밝혔다.

자일스 박사는 “코로나19 회복력 프로그램은 봉쇄 조치로 무력감을 느낄 수 있는 노인들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주고 자신을 돌보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사람들에게 건강과 복지 및 회복탄력성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영국 등 서구에 비해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이 크게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더불어 독감과 감기 등 호흡기 바이러스와 폐렴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노인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1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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