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은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지구 상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을 지닌 곳이다. 1년 내내 단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는 곳이 있으며 미생물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몇 천 년 전에 죽은 동물과 식물들이 부패하지 않고 햇빛에 구워진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곳에도 한해살이풀과 다년생 관목을 포함해 수십 종의 식물들이 자란다. 이 식물들은 가뭄 외에도 높은 고도의 햇빛으로부터 나오는 극도로 높은 방사선과 토양 내의 부족한 영양분 등을 극복해야 한다.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은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지구 상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을 지닌 곳이다. ©Melissa Aguilar
그런데 이 식물들이 기후 변화로 파괴된 미래의 세상에서 재배할 수 있는 농작물의 완벽한 표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칠레 교황가톨릭대학 연구진은 10년에 걸쳐 아타카마 사막에 유례가 없는 자연 실험실을 만들어 서로 다른 식생과 고도 100m씩 차이가 나는 22개 지역에서 토양 및 식물을 연구했다. 또한, 그곳에서 낮부터 밤까지 50℃ 이상 변동하는 온도와 높은 방사선, 영양분이 부족한 토양, 그리고 1년 동안 며칠에 걸쳐 내리는 비뿐인 연간 강우량 등 다양한 요인을 수집했다.
그 후 연구진은 액체 질소에 보존된 식물과 토양 샘플을 실험실로 가져가 아타카마 사막의 32개 우세 식물종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식물과 관련된 토양 미생물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일부 식물종들이 뿌리 근처에서 성장을 촉진하는 박테리아를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질소가 부족한 아타카마의 토양에서 성장에 중요한 영양소인 질소 섭취를 최적화하기 위한 식물들의 적응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사막 적응에 필요한 265개 후보 유전자 확인
한편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미국 뉴욕대학의 연구진은 유전자 데이터를 사용해 진화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계통유전체학이라는 접근법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32종의 아타카마 식물 게놈을 변형되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으로 유사한 자매종 및 여러 모델종과 비교한 것이다.
즉, 계통수의 게놈 서열을 기반으로 삼아 아타카마 식물의 사막에 대한 적응을 지원하는 아미노산 염기서열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표였다. 그 결과 연구진은 진화적 힘에 의해 단백질 염기서열 변화가 나타난 265개의 후보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적응형 돌연변이는 빛에 반응하고 광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포함해 사막 조건에 대한 적응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유전자에서 발생해 식물이 아타카마의 극단적인 방사선 조건에 적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연구진은 스트레스 반응, 염분, 해독, 금속이온의 조절 등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했는데, 이는 스트레스가 많고 영양이 부족한 사막 환경에서의 적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칠레 교황가톨릭대학 연구진은 10년에 걸쳐 아타카마 사막에 유례가 없는 자연 실험실을 만들어 토양 및 식물을 연구했다. ©Melissa Aguilar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이 연구는 식물학자, 미생물학자, 생태학자, 진화유전학자 간의 국제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이 독특한 전문가의 조합을 통해 연구진은 아타카마 식물이 극단적인 사막 조건에 적응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한 미생물 및 유전자를 식별할 수 있었다.
현재처럼 변화하는 기후에서는 건조하고 영양소가 부족한 조건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농작물 생산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의 가뭄은 매년 더 빈번해지고 그 피해 규모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개발도상국에서 가뭄으로 인해 약 1,167억 달러(약 138조 원)의 농작물과 가축이 손실되었다.
산업용 비료 제조할 필요 없다?
그런데 사막에 서식하는 식물은 그 같은 조건에서 자연적으로 번성하도록 진화해왔다. 따라는 이들의 유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미래의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칠레 교황가톨릭대학의 로드리고 구티에레즈(Rodrigo Gutiérrez) 교수는 “아타카마의 일부 식물은 곡물, 콩, 감자를 포함한 주요 작물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번에 알아낸 후보 유전자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작물을 설계하기 위한 유전적 금광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자 중 한 명인 뉴욕대학의 글로리아 코루찌(Gloria Coruzzi) 교수는 무엇보다도 이번 연구가 식물의 질소 요구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질소 함량은 사막 환경에서 낮은데, 이처럼 질소를 적게 필요로 하는 작물을 재배하면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막대한 양의 산업용 비료를 제조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장자(莊子)는 너무 커서 쓸모없는 박은 호수에 띄워 배로 쓰면 되고, 크기만 하고 가지가 굽은 나무는 들판에 옮겨 심어 그늘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쓸모없는 것이 되레 크게 쓰인다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이치다.
지구 상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 자라는 보잘것없는 식물들이 미래의 작물을 위한 유전자 금광이라니 그야말로 무용지용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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