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revolution)이라는 말을 이렇게 자주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블록체인이 바꿔놓을 세상도 ‘블록체인혁명’이라고 하고, 4차산업도 혁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플랫폼도 레볼류션이라고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가 무엇인지를 설득력있게 풀어놓은 ‘플랫폼 레볼류션’(Platform Revolution)은 최근 세계 경제지도를 급속하게 바꿔놓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힌 책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같은 정보통신 사업체는 물론이고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기업이 저렇게 갑자기 세계적인 기업으로 큰 원인은 분명 무엇인가 있었을 것이다.
마셜 밴 앨스타인(Marshall Van Alstyne), 상지트 초더리(Sangeet Choudary), 제프리 파커(Geoffrey Parker) 등 세 사람이 같이 쓴 ‘플랫폼 레볼류션’은 위에 이름을 든 기업들이 빛처럼 빠르게 성장한 원인을 비교적 과학적이고 조직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효과’로 급속히 성장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미래사회 변화를 확실하게 규정하는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다. 이 디지털 연결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플랫폼 모델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플랫폼은 외부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가치를 창출하게 해 주는 것에 기반을 둔 사업이다.
플랫폼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플랫폼 비즈니스가 폭발하는가? 이 책은 그 핵심적인 동력을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라고 설명했다. 생산자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소비자는 다시 생산자를 끌어들이는 이 자생적인 동력이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장 핵심적인 힘이다.
택시 한 대 없이 수백억달러가치를 지닌 택시회사로 성장한 우버는 탑승객이 운전자를 끌어들이고, 운전자는 탑승객을 끌어들인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2000년대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가치가 증명됐다. 갑자기 쏟아져 들어온 투자금을 가지고 어떤 기업은 공짜손님을 끌어들여 가입자를 늘렸다 어떤 기업은 브랜드 인지효과를 높이는데 쏟아부었다.
그리고 어떤 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끌어들이도록, 말하자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가입자를 늘리거나 브랜드 효과를 높이는 전략은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네트효과를 내는 기업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렇게 일어난 기업들이 지금 세계경제를 주름잡기 때문에 저자는 이를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나라에서 ‘네트워크’ 하면 다단계를 연상하기 쉽다. 결정적인 차이는 다단계는 피라미드 구조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원형이다.
피라미드는 하위 가입자의 노력과 재물을 상위가입자가 흡수하지만, 네트워크 효과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윈윈하기 때문에 주위를 점점 확장해나가는 개방형 구조이다.
저자들은 ‘모든 산업이 점차 플랫폼 네트워크로 변화한다’고 말한다. 그 중 가장 먼저 이 쓰나미가 닥칠 분야는 무엇일까? ‘정보’가 중요한 기업은 모두 해당된다. 이 중 가장 첫 번째 분야로 교육을 꼽았다.
이미 미국에서는 하바드 프린스턴 스탠포드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대학들이 온라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무크에 등록한 학생의 5%만이 수료증을 받는다. 얼핏 효과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펜실베이니아 대학 무크 등록자 180만명을 조사하니 60%가 적극적으로 강좌 콘텐트를 배우고 동영상을 시청하며 동료수강생과 교류하면서 한 개 이상의 과제를 수행한다.
소프트웨어공학, 디자인, 마케팅, 영화편집 등 구체적인 업무기술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성적이나 학위증명서 같은 전통적인 성취 보다 실제 역량을 키우는데 관심을 가진다.
프로그래밍 대회를 여는 플랫폼인 톱코더(TopCoder)에서 상위권에 드는 사람이 카네기 멜론이나 칼텍 또는 MIT에서 전산학 학위를 받은 학생 만큼 빨리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취직할 수도 있다.
앞으로 무크를 운영하는 대학들은 온라인 수강생 중 ‘특약’을 맺은 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지 모른다.
외국어를 가르치는 듀오링고(Duolingo)는 외국어 교육을 전통교육기관에서 독립시켰다. 듀오링고를 이용해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미국 전체 고등학교 학생 수 합친 것 보다 많다.
프로그래밍 교육은 톱코더에서, 마케팅은 세일즈포스, 기타연주는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에서 가르칠 것이다.
2014년 9월 33명의 학생들이 시작한 미네르바 프로젝트(Minerva project)는 인문학 대학교육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체했다.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학 기숙사에서 1년간 순회 거주하면서 쌍방향 대화식 교육을 받는다.
이 책은 교육변화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미국 고등교육시장을 지배하는 3,000개 대학들 대부분이 망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왜냐하면 지금 태어나는 교육 플랫폼과 ‘경제적 합리성’을 놓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의료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예상했다. 미국 의료제도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마다 의료개혁을 하겠다고 나서지만, 주로 실패할 만큼 비싸고, 로비가 심하고, 이해관계가 걸려있으며, 혜택이 제한적이다.
다른 플랫폼 기업 모방전략은 자주 실패
그래서인지 저자는 앞으로 10~20년 안에 의료플랫폼 기업이 미국 의료산업의 강자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소니 인텔 페이스북 구글 그리고 삼성 등이 바로 이러한 의료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2000년대 초 닷컴 기업의 버블과 급속한 몰락을 경험한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쓴 이 책의 또 다른 균형점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빠지기 쉬운 함정도 경고한 점이다.
플랫폼 개방성이 가져올 부정적인 면을 해소하는 ‘큐레이션의 중요성’, 이와 관련된 통제와 자율의 관계, 플랫폼 관리자가 점검해야 할 사항, 수익창출 방법, 플랫폼 디자인 아키텍처, 론칭하는 기술 등이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그렇게 강력하지만, 실제 시작하려면 쉽지 않다. 플랫폼 기업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득이 되게하는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비슷한 사례를 조사한 뒤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전략은 자주 실패한다고 저자는 정확히 지적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또 다른 원칙은 ‘새로운 상호작용이 창출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이 책은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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