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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장미경
2011-03-16

<日대지진> 원전 격납용기 파손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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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격납용기 파손 가능성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격납용기가 원전의 방사선 물질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된 차폐 장치인 만큼, 이것의 기능 여부에 따라 향후 방사선 유출 피해 규모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안타깝게도 현재 후쿠시마 원전의 격납용기가 제 구실을 못하는 상태일 경우, 적어도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아일랜드(TMI) 원전 사고보다는 방사능 오염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 2호기 이어 3호기도 격납용기 파손 가능성 =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제1원전 3호기의 격납용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호기의 격납용기에서 방사선을 포함한 수증기가 발생, 일시적으로 높은 수치(방사선량)가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직 일본 정부가 격납용기 파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3호기에서 흰 연기가 나오고 있고, 주변 방사선량이 급증하는 등의 정황으로 미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2호기 역시 아직 정확한 상태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격납용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관방장관이 15일 기자회견에서 "2호기의 '서프레션 풀'이라는 격납용기 연관 설비에 손상이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이 서프레션 풀(압력제어장치) 부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잇따라 장치 뿐 아니라 격납용기 자체도 타격을 입은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 수소ㆍ증기 폭발에 따른 손상 가능성 = 원자로를 둘러싼 격납용기는 보통 1m이상 두께의 강철콘크리트로, 110기압 이상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웬만한 충격에는 쉽게 훼손될 수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격납용기 손상을 가정한다면 어떤 원인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2호기의 '서프레션 풀'처럼 격납용기와 연결된 장치 부근에서 '내부' 폭발이 일어나 격납용기 배관부에 균열이나 구멍이 생겼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격납용기 자체가 크게 파손됐을 가능성은 낮고, 추정하자면 격납용기에서 장치로 나가는 여러 배관 부분에 손상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시 내부 폭발의 원인을 짐작하자면, 우선 수소 폭발을 가정해볼 수 있다. 격납용기 내부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서프레션 풀로 수소가 섞인 수증기를 내보는데, 수증기 응축으로 수소의 농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증기 폭발이다. 고온의 녹아내린 핵연료봉 물질 등이 물과 만나 갑자기 엄청난 양의 증기가 터져나오면서 장치와 격납용기를 망가뜨리는 경우다.


◇ 파손시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 어떤 이유로든 현재 격납용기 자체가 파손돼 밀봉에 실패하고 원자로 내부 물질이 새고 있다면, 이는 단순히 원전 외벽 건물이 붕괴된 1, 4호기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물론 격납용기가 손상되지 않더라도 내부 압력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방사성 물질 유출을 감수하고 비상 수단으로서 격납용기 내부 가스를 방출하기도 하지만, 격납용기가 근본적으로 차폐 역할을 하지 못하면 유출 가스의 양과 시기를 제어할 방법조차 없기 때문이다.

격납용기에 균열이 생기면 이를 통해 고체를 빼고는 액체ㆍ기체, 에어로졸(분무입자) 등 다양한 형태의 방사성 물질이 빠져 나오고, 이로 인한 방사능 오염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16일 후쿠시마 원전 부근의 방사선량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지금까지 세계 3대 원전 사고로 알려진 미국 스리마일아일랜드(TMI) 원전 사고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과 마찬가지로 노심 용해가 진행됐지만, 다행히 원전의 5중 차폐시설 덕분에 외부로 유출된 방사선 양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격납용기 손상이 확인된다면,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 5등급이었던 TMI 보다는 확실히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장순흥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만약 후쿠시마 원전의 격납용기가 파손됐다면, 주변 지역이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분명히 TMI 사례보다 많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격납용기도 없이 방사성 물질이 분출했던 체르노빌의 경우와는 다르기 때문에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장미경
shk999@yna.co.kr
저작권자 2011-03-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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