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는 숨 쉴 수 있는 공기는 없지만 희박한 대기가 있다. 달에 이런 대기가 생긴 것은 운석이 충돌할 때 기화된 원자가 공중에 머물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시카고대 연구팀은 3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달 토양 표본을 분석, 운석 충돌로 인한 기화(impact vaporization)가 대기 형성에 70%를, 태양풍 하전입자로 인해 원자가 방출되는 '이온 스퍼터링'(ion sputtering)이 30% 기여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1980년대 달 표면에서 얇은 원자층이 튀어 오르는 현상을 발견했다. '외기권'(exosphere)으로 불리는 이런 희박한 대기는 우주 풍화 작용의 산물일 가능성이 크지만, 형성 과정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NASA 아폴로 임무 때 가져온 달 토양에서 100㎎짜리 표본 10개를 확보해 그 속에 들어 있는 칼륨(K)과 루비듐(Rb)을 분리하고, 동위원소들 간의 비율을 분석했다.
칼륨은 세 가지 동위원소 형태로, 루비듐은 동위원소 형태로 존재하며, 동위원소들은 각각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에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달의 대기가 토양에서 기화된 원자로 돼 있다면 가벼운 동위원소는 쉽게 떠오르고 무거운 동위원소는 토양에 다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충격 기화와 이온 스퍼터링 때 토양에 남는 동위원소 비율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즉 토양에 포함된 칼륨과 루비듐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하면 달 대기가 형성되는 데 어떤 과정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토양을 미세한 분말로 만든 다음 산성용액에 녹여 칼륨과 루비듐을 분리 정제하고,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동위원소 간 비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달 토양에는 칼륨과 루비듐의 무거운 동위원소가 대부분 포함돼 있었으며, 두 원소를 비교한 결과 운석 충돌로 인한 충격 기화가 달의 대기를 형성하는 주된 과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저자인 MIT[038340] 니콜 니 교수는 "충격 기화 때는 원자 대부분이 달 대기에 머물지만 이온 스퍼터링 때는 많은 원자가 우주로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를 통해 두 과정의 역할을 정량화할 수 있었다"며 "달 대기의 70% 이상은 운석 충돌로 인한 충격 기화의 산물이고 나머지 30%는 태양풍 속 하전입자에 의한 이온 스퍼터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폴로 토양 표본이 없었다면 이 연구는 불가능했다며 "달이나 다른 행성체 표본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 표본이 있으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Science Advances, Nicole Nie et al., 'Lunar Soil Record of Atmosphere Loss over Eons', 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m7074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4-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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