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9,2019

영화가 현실로…푸드 로봇 시대 열려

치킨 튀기고 빵 굽는 로봇, 일관된 품질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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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에 오픈한 ‘디떽’은 판매하는 치킨의 가격이 다른 치킨집에 비해 거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의 비밀은 치킨을 튀기는 주방 속에 숨어 있다.

이곳에서는 로봇이 긴 팔을 이용해 생닭 조각들이 담긴 튀김 바구니를 집어 든 다음 달궈진 기름 속에 넣고 치킨을 만든다. 로봇이 하기에 닭의 양이나 튀김기의 온도, 조리 시간 등이 정확할뿐더러 뜨거운 기름 앞에서도 장시간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들어 이처럼 식품 업계의 일손을 덜어줄 수 있는 ‘푸드 로봇’이 잇달아 선보이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로봇이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까지 하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이 이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푸드 로봇은 무인화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관된 품질의 음식을 짧은 시간 내에 다수의 대중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따라서 다관절 로봇, 회전 관절이 있는 스카라 로봇, 병렬 로봇, 원통 좌표 로봇 등 다양한 타입의 푸드 로봇들이 등장할 만큼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CES 2019' 전시장에서 빵을 굽는 푸드로봇 '브레드봇'이 빵을 만들고 있는 모습.

‘CES 2019′ 전시장에서 ’브레드봇’이 빵을 만들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 IT 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는 빵을 굽는 ‘브레드봇(BreadBot)’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윌킨슨 베이킹컴퍼니가 만든 이 로봇은 재료 반죽에서부터 시작해 틀에 넣고 굽기, 냉각시켜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까지 제빵 과정의 대부분을 직접 수행한다.

브레드봇에는 최대 50개의 제빵 틀이 있어서 첫 번째 빵이 구워진 후에는 매 6분마다 새로운 빵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20개의 센서를 이용해 재료, 요리 온도, 공기 온도, 습도, 제빵 시간 등을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에서 빵을 구워낸다.

식료품점 및 전문 상점이 주요 고객인 이 푸드 로봇의 또 다른 장점은 청결이다. 사람의 도움을 받아 매일 30분씩 자가 청소가 가능하며, 로봇의 모든 구조물이 투명한 재질로 되어 있어 반죽이나 굽기, 식히기 등의 작업을 외부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다.

햄버거와 피자 만드는 로봇 등장

인천공항 제2청사에 가면 커피를 직접 만들어주는 바리스타 푸드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비트라는 무인 카페에서 일하는 이 로봇은 고객이 커피를 주문하면 45초 만에 한 잔씩 6시간 이상 쉬지 않고 커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로 인해 비트는 기존 매장보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고정 비용을 약 40%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이 푸드 로봇은 대기업의 사내 카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이 많은 미국에서는 햄버거와 피자를 직접 만드는 푸드 로봇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햄버거 매장 ‘크리에이터’에서 일하는 푸드 로봇은 수직의 투명한 관에 토마토와 피클 등의 재료가 차곡차곡 쌓여 있어 고기를 갈아서 구운 다음 햄버거를 만드는 전체 제조 과정이 5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애플, NASA, 테슬라, 월트디즈니 출신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등이 개발한 이 로봇에는 350개의 센서와 20개의 마이크로컴퓨터가 내장되어 있다. 덕분에 고객들은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주문부터 시작해 개인비서처럼 모든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푸드 로봇에게 받을 수 있다.

한편 ‘줌피자’라는 피자 배달 업체에서 피자를 만드는 푸드 로봇은 각자 업무가 정해진 4종류의 로봇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마토소스를 뿌리는 로봇, 소스를 바르는 로봇, 피자를 오븐에 집어넣는 로봇, 초벌구이 된 피자를 배달 전용 트럭으로 옮기는 로봇이 바로 그들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피자를 주문하면 줌피자의 푸드 로봇은 GPS로 시간을 계산해 도착 4분 전에 트럭에서 한 번 더 피자를 구워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피자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스탠퍼드 비즈니스 스쿨과 마이크로소프트사 출신의 기술자가 공동 창업한 줌피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3억 7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푸드 로봇 본격 시장 진출 예상

미국의 푸드테크 전문지 ‘더스푼’은 “올해는 푸드 로봇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해가 될 것이며 로봇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최근에 푸드 로봇의 개발 및 도입에 관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월 18일 CJ푸드빌은 식당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푸드 로봇을 개발하고 매장에 도입하기 위해 LG전자와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LG전자 로봇사업센터와 함께 개발하는 로봇은 CJ푸드빌의 대표 매장에 연내 시범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CJ푸드빌은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로봇을 모니터링하며 개선점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아내 추가 과제를 수행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상용화를 위해 건국대학교와 지난 2일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우아한형제들과 건국대학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실생활에 활용되기까지 필요한 다양한 연구를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안에 건국대학교 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실외 주행 테스트를 추진한다는 구체적 방안도 포함됐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서빙 로봇 등의 미래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일례로 자율주행 서빙 로봇인 ‘페니’를 개발해 실리콘밸리에까지 진출한 한국계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페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피자 레스토랑에 투입돼 신속 정확한 서빙으로 8개월간 28%의 매출 증가를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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