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6,2018

7만3천년 전 ‘해시태그’ 흔적 발견

인류 기호표기 역사 약 3만년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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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7만3000년 전 선사시대에 피카소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남아프리카에 있는 한 동굴 안에서 손바닥 크기의 돌조각 위에 지금의 해시태그와 같은 흔적을 남겨 놓았다.

해시태그(hashtag)란 ‘끌어모음’이란 뜻의 ‘해시(hash)’와 ‘꼬리표’라는 뜻의 ‘태그(tag)’를 합성한 단어다. 특정 단어나 문구 앞에 ‘#’ 기호를 써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을 말한다.

물론 돌조각에서 발견된 기호는 인터넷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금의 해시태그와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기호가 선사시대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돌 표면에 그려진 세계 최초의 해시태그 사례로 보고 있다.

 남아프리카 블롬보스 동굴에서 발견한 돌연장. 엄지손톱 2개 정도의 크기인 이 작은 돌도구 표면에 9개의 굵은 직선으로 의미있는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표기돼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인류 최초의 기호로 평가받고 있다.  ⓒHenshilwood et al.

남아프리카 블롬보스 동굴에서 발견한 돌연장. 엄지손톱 2개 정도의 크기인 이 작은 돌도구 표면에 의미있는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표기돼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인류 최초의 기호로 평가받고 있다. ⓒHenshilwood et al.

블롬보스 동굴서 체크 문양 기호 발견

13일 ‘네이처’ 지에 따르면 기호가 발견된 곳은 남아프리카 서던케이프(Southern Cape)의 석회암 절벽에 있는 블롬보스 동굴(Blombos Cave)이다.

이곳은 약 14만 년 전 사람들이 조개, 물고기 등을 잡았던 흔적들이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7만 5천년 된 목걸이와 추상적인 그림이 조각된 황토 그리고 약 8만 년 된 뼈로 만든 도구 등이 발굴되기도 했다.

이런 유적들은 중석기시대 사람들이 현대인들처럼 지적인 방법으로 행동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8만 년 전 사람들이 말로 하는 언어의 이점이 무엇인지 이해했으며, 또한 여러 가지 유형의 표기를 시도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 동굴 안에 언어(혹은 기호)와 관련된 또 다른 흔적이 있는지 조사해왔다. 그리고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 탐사팀이 돌무더기 안에서 특이한 돌조각을 발견했다.

돌조각에는 약 7만3000년 전 그려진 짙은 붉은 색 추상적 문양이 있었다.

영국 더럼대학의 고고학자 폴 페티트(Paul Pettitt) 교수는 “석기시대에 살았던 인류 조상들이 어떤 의미를 지닌 상징적인 기호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내놓으라고 한다면, 블롬보스 동굴에서 발견한 이 기호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12일자 ‘네이처’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 An abstract drawing from the 73,000-year-old levels at Blombos Cave, South Africa’이다.

논문에 따르면 블롬보스 동굴에 살았던 인류 조상들(호모 사피엔스)은 7만2000~10만 년의 기간 동안 소라껍질 구슬로 만든 목걸이, 황토색 뼈로 만든 세공품 등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적들을 다수 남겨 놓았다.

베르겐대 고고학자인 크리스토퍼 헨실우드(Christopher Henshilwood)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유적들을 살펴보던 중 중석기 시대 이 동굴에 살았던 선사인들이 매우 뛰어난 화가(painter)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을 발견했다.

작은 돌연장에 정교한 문양 그려 넣어

연구팀은 동굴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예술적인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탐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그리고 황토색 문양이 그려진 큰 달팽이 껍질 등 예술적 문양이 그려진 도구들을 다수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그 안에서 짙은 황토색 직선 문양이 그려진 돌 조각이 포함돼 있었다. 헨실우드 교수는 “엄지손톱 두 개 정도 크기의 이 작은 돌조각을 처음 본 순간, 여기에 그려진 문양이 매우 정교하게 그려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문양은 숯이나 동물 뼈가루 등을 이용해 그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돌조각에 그려진 문양은 9개의 황토색 직선들로 디자인돼 있었다. 이는 연마용 숫돌을 통해 깍아낸 흔적이다.

이번 발굴은 우연이 아니다. 연구팀은 20여 년 동안 이 동굴에서 발굴을 계속해왔다.

특히 이번 돌조각 발굴에서 연구팀을 괴롭힌 질문은 ‘선사인들이 무슨 이유로 힘든 작업을 해가면서 돌조각 안에 이 문양을 그려 넣었느냐’는 것이다.

헨실우드 교수는 “선사인들이 돌조각에 문양을 그려 넣은 이유를 알아내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3개의 굵은 직선들이 6개의 또 다른 직선에 교차돼 있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정밀 분석을 통해 이 문양이 돌에 포함된 산화철로 인한 문양이 아님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미세 현미경 및 화학적 분석을 통해 돌조각 표면에 정교한 방식으로 안료가 첨가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것이 인위적인 기호임을 확인한 후  기호학자와의 추가 연구를 통해 이 크로스 체크된 기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해당 문양이 일반적인 그림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기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사인들이 이 도구 위에 서로 간에 소통하기 위한 기호를 표기했다는 추정이다.

헨실우드 교수는 현대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ButWhatDoesItMean?’ 식으로 해시태그를 표기하듯이, 선사인들도 돌조각 도구 위에 자기들만의 의미를 크로스 체크 방식으로 표기해놓았다고 확신하고 있는 중이다.

이전까지 발견된 최초의 기호는 스페인 엘 카스틸로 동굴(El Castillo cave)에서 발견한 암각화다.

붉은 점들로 구성된 기호들로 4만1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섬 술라웨시(Sulawesi)에서도 특정 동물을 상징하는 기호가 발견됐다.

그러나 블롬보스 동굴에서 발견한 이 기호는 엘 카스틸로 동굴에서 발견한 기호보다 3만2000년이 더 앞서는 것이다.

이는 인류 조상들이 7만3000년 전에 언어의 초기 형태인 기호를 사용해 의사를 교환하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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