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나, 자외선에 피부를 노출시켜 피부색을 어둡게 변화시키는 것을 선탠(suntan)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선탠을 즐기는 것은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햇빛에 탄 구리빛 피부색이 건강미를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햇빛을 쬐게 되면 자외선이 피하지방을 자극하게 되면 그 속의 콜레스테롤이 비타민D로 변화해 피부를 탄력 있게 해준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하고 지구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모공 속에 항박테리아 기능을 강화해 여드름, 피부건선 등을 막아준다.
피부가 검어지는 것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자외선을 쬐게 되면 피부가 검게 그을고 물집이 생긴다. 장기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친다.

빨강머리 쥐 실험에서 멜라닌 생성 입증
어떤 경우에는 피부 표면의 수분을 빼앗아가 피부를 건조시켜 주름이 많은 상태로 만들어 노화를 촉진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왔다. 자외선 차단제품인 선스크린이나 선탠용 크림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들어서는 태양이 없이도 선탠이 가능한 물질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화합물을 제조한 곳은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메사추세추병원과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이다.
메사추세츠 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인 데이피드 피셔(David Fisher) 교수는 수술 후 환자들의 선탠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SIK(salt-inducible kinase)란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피부색을 검게 해주는) 멜라닌 생성을 통제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었다. 피셔 교수는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화학자 나다니엘 그레이(Nathanael Gray) 박사의 도움을 받아한 화학물질 공급자로부터 SIK 기능을 억제하는 한 분자 화합물을 구입했다.
분자 화합물 안정된 분자끼리가 분자간 힘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형성한 화합물. 분자간 화합물이라고도 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가지고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털을 벗겨낸 빨강머리 쥐(redhead mice) 등에 바르고 지켜보았다.
그 결과 7일이 지난 후 거의 칠흑 같은 색상인 제트 블랙(jet black)으로 바뀌었다. 멜라닌 생성이 활발해진 결과였다. 이후 다시 피부색이 옅어지기 시작했고 2주일이 지난 후에는 피부색이 완전히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이런 모습을 본 연구진은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물질을 추가해 새로운 분자화합물을 만들었다. 수술 중 환자로부터 떼어낸 피부 조각에 적용한 결과 피부색이 검게 변했다.
“암 걱정 없이 건강한 피부 유지할 수 있어”
이는 피부 속에 멜라닌 세포가 생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햇빛 없이도 인위적으로 선탠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현미경으로 정밀 관찰한 결과 멜라닌이 생성된 피부조각은 햇빛을 쏘인 피부처럼 자연스러운 색상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는 셀(Cell) 자매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14일자에 게재됐다. 피셔 교수는 “기존의 뿌리는 인공 선탠 물질들은 죽은 피부세포를 얼룩지게 하는 염색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색이 검어질 수는 있으나 멜라닌처럼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피셔 교수 연구팀이 빨강머리 쥐를 통해 새로운 화합물을 테스트한 결과 피부에 전혀 손상을 입히지 않았다.
또한 멜라닌 생성을 돕는 합성 호르몬 멜라노탄(melanotan) 기능을 대체할 수 있었다. 멜라노탄은 멜라닌 생성을 자극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피셔 교수는 “새로 개발한 화합물이 자외선의 부작용을 막는 선스크린(sunscreen) 기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멜라닌 생성을 촉진해 암 우려가 없는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며 임상실험 성공을 확신했다.
피셔 교수 연구팀은 현재 이 화합물을 임상실험하기 위해 협력연구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선탠 대체물질을 개발오던 과학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놀라움과 함께 향후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럿거스 암연구소 (Rutgers Cancer Institute of New Jersey)의 제로드 스태플레톤(Jerod Stapleton) 박사는 “그동안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햇빛을 대체할 수 있는 선탠 제품이 없었다”며, “임상실험에 성공할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피부관리 노력을 하고 있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거대한 시장에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동물실험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상실험을 서두르는 것이 너무 성급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비버리 힐스 피부과 병원인 ‘ Moy-Fincher-Chipps Facial Plastics & Dermatology’의 피부과 전문의 제니퍼 헐맨(Jennifer Herrmann)은 피셔 교수팀이 개발한 분자화합물의 선탠 기능이 사람 피부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미약하다며 상용화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현재 선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은 로레알사의 설립자 외젠 슈엘러가 1936년 개발한 선스크린 로션인 ‘벨리스’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피부암 예방 효과가 거의 없었다. 예방 개념이 도입된 것은 26년 후다.
1962년 화학자 프란츠 그라이터가 SPF(Sun Protection Factor)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선크림의 UV(Ultra Violet radiation) 차단 지수가 등급별로 분류됐다. 이후 안전 기능이 강화된 로션이 개발됐으나 완전한 예방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암 등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로션 개발에 노력해온 이유다. 피셔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션을 개발할 수 있을지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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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6-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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