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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7-02-24

애물단지 '폐타이어' 재활용은? 환경오염 주범에서 자원 재활용 보물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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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중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며, 스트레스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타이어다. 오죽하면 이름도 ‘피곤하다(tired)’라는 뜻을 가진 타이어일까?

실제로 타이어의 본래 이름은 ‘고무바퀴’라는 의미의 러버휠(rubber wheel)이었다. 그런데 이를 개발한 미국의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가 고무바퀴에 이름을 붙이려고 고민하던 중, 자신의 딸이 “자동차에서 가장 피로(tire)를 느끼는 부품이 바퀴니까, 타이어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타이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폐타이어가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폐타이어가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 free image

문제는 이 같이 중요한 자동차 부품의 하나인 타이어가 폐타이어가 된 뒤에는 각종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몰린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재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면 그대로 매립되어야 하는 현실 때문에 폐타이어는 매립지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폐타이어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을 가려주기 위해 최근 들어 다양한 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폐타이어의 원형을 그대로 이용하는 방법부터 시작하여 아예 친환경 자원의 하나로 만드는 등 차별화된 방법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우레탄 바닥재로 인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려

폐타이어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어린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에 깔려 있는 우레탄 바닥재 때문이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하여 만든 우레탄 바닥재는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커다란 호응을 받았다.

푹신푹신한 재질이 놀이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린이들의 사고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바닥재에서 납을 포함한 유해한 성분들이 검출되면서 폐타이어를 재활용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잃게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이 여파로 인해 폐타이어 수요가 크게 줄면서 현재는 처리업체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놀이터 바닥의 우레탄 바닥재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것이다 ⓒ 강동구청
놀이터 바닥의 우레탄 바닥재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것이다 ⓒ 강동구청

폐타이어의 재활용 길이 막히면 이를 소각하거나 땅에 묻어야 한다. 둘 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특히 매립의 경우에는 썩는 데만도 100년 이상이나 걸린다. 더군다나 매년 쏟아지는 폐타이어의 양만해도 3천만 개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말 그대로 폐타이어는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폐타이어 재활용 연구는 우레탄 바닥재처럼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되도록 배제하고, 안전 운행에 도움을 주는 구조물에 사용되거나 대체 에너지를 만드는데 투입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 가지로 구분되는 폐타이어 재활용 방법

폐타이어 재활용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거나 조금만 바꾸는 ‘원형 이용법’이 있다. 그리고 둘째로는 분쇄한 타이어를 가공하여 새로운 용도의 고무 제품을 활용하는 ‘가공 이용법’이 있고, 마지막인 셋째 방법에는 폐타이어를 녹여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열 이용법’이 있다.

‘원형 이용법’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재생 타이어를 만드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마치 구두의 밑창만 갈면 새로 산 구두나 다름없는 것처럼, 재생 타이어는 폐타이어의 트레드(tread)를 새로 교체한 것을 말한다.

트레드란 노면과 직접 접촉하는 타이어의 바닥 부분으로서, 자동차의 주행기능을 높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재생한 타이어는 새 타이어를 만드는데 필요한 석유와 고무의 양에 비해 각각 30%와 50% 정도만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재활용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인 ‘가공 이용법’은 일단 폐타이어를 분쇄한 다음, 이를 가공하여 타이어와는 전혀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의 결과물들은 주로 도로 위에서 볼 수 있는데, 차량 추돌을 완화시키는 도로 중앙분리대나 보행자 도로의 미끄럼 방지 시설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폐타이어를 가공 이용방법으로 만든 충격방지 가방 ⓒ designdb.com
폐타이어를 가공해서 만든 충격방지 가방 ⓒ designdb.com

미끄럼 방지 시설과 비슷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보도블록도 가공 이용법의 사례 중 하나다. 기존 콘크리트 블록에 폐타이어를 섞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것으로서, 보행 중인 시각장애인들이 감각적으로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한 표시물이다.

이 외에도 폐타이어의 충격 흡수 성능을 이용한 노트북 가방이나 폐타이어와 폐비닐을 혼합하여 보온성을 향상시킨 기와, 그리고 폐타이어에서 나오는 재생섬유를 재생용지와 혼합하여 만든 연필용 나무 대체품 등이 가공 이용법의 사례들로 꼽힌다.

마지막 재활용 방법인 ‘열 이용법’은 폐타이어를 태워서 발생하는 열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에너지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폐타이어의 매립에 따른 부지를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폐타이어를 활용한 열 이용법은 유해 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유 보일러에 비해 열효율이 높기 때문에 미래의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나마 발생되는 유해가스도 공정 내에서 정화되기 때문에 거의 100% 무공해 운영이 가능하다.

경제성 부분도 합격점이다. 연료인 폐타이어가 거의 무료로 공급되다시피 하는 만큼, 같은 양의 경유에 비해 발전 비용이 1/10밖에 들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2-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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