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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12-05

누구나 아인슈타인이 될 수 있다 창의성을 진단하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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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타고 나는 것인가?" 이 질문에 지난주 학제 간 학술포럼에 참석한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이광형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창의성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 간단히 말해서 창의성이란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특성'이라고 정의했다.

옆에 있는 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고, 어제의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능력'이 곧 '창의성'이라고 설명했다. 유대인을 예로 들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 중 약 20%가 유대인인데 전체 인구 1천700만 명에 불과한 유대인들에게 있어 특별한 창의성 유전자가 주어진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 인간 뇌세포 사이의 시냅스가 수많은 연결(회로)을 만들어내고 이처럼 늘어난 회로들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생각을 해낼 수 있다는 뇌공학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ScienceTimes

궁금증을 느낀 이 교수는 유대인을 만나 직접 물어보았다. 그러나 유대인 스스로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 단지 어려서부터 질문을 많이 하고, 자기 주장을 명확히 하며, 토론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는 설명뿐이었다.

끝없이 발전하는 인간 뇌세포

유대인은 가정, 학교, 직장, 심지어 군대에서까지 끊임없이 토론을 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광형 교수는 유대인들이 전통적으로 보존해온 이 토론문화가 민족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많은 유대인들이 탈무드에서 질문과 응답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토론을 반복하면서 뇌세포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

▲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이광형 교수 ⓒ한국행동과학연구소
뇌세포 사이의 시냅스가 수많은 연결(회로)을 만들어내고 이처럼 늘어난 회로들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회로는 무생물체이기 때문에 한 번 회로가 만들어지면 변하지 않지만 인간의 뇌는 그렇지 않다.

생물체이기 때문에 뇌세포 회로가 시간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으며, 뇌세포 간의 협동을 유도할 수도 있다. 뇌세포 간에 강하고 다양한 연결이 이루어지고 팀워크가 형성된다면 놀라운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마음속에서 3개의 축, 즉 시간(time), 공간(space), 분야(discipline)의 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의 축이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생각할 수 있는 시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시간·공간·분야를 넘어선 토론의 위력

그의 제자였던 넥센하이 김정준 대표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네트워크(network)가 불가능했던 1990년대 '테트리스' 시대에 벌써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시대가 올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

공간적 창의성을 대표하는 성공사례로 SNS(소셜 네트워크)를 들었다. 한 대학생의 머리 속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페이스북이 된 것은 그의 공간적 창의성이 빛을 본 결과이다. 반면 세계 최초의 SNS인 '싸이월드'는 이 공간을 한국으로 제한함으로써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서도 페이스북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분야를 확대한다는 것은 시간, 공간적 개념을 뛰어넘어 아예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광통신, OLED TV 등 세상을 움직이는 첨단 제품들이 시간, 공간을 뛰어넘은 3차원 이동 아이디어 세계에서 창출됐다고 설명했다.

한 영역에 너무 집착할 경우에는 창의성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러나 이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경우 많은 아이디어들이 가능해지고, 결과적으로 창의성을 발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인간 뇌 속에는 토론을 통해 수많은 연결회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영어 단어를 처음 외울 때는 매우 힘들지만 자꾸 반복하게 되면 뇌 속에 단어를 외는 회로가 만들어지고, 나중에는 아주 쉽게 단어를 암기할 수 있는 능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창의력에 대해 타고 난다며 아예 노력을 회피하는 사람들까지 있는데 그것은 틀린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누구나 노력하면 새로운 뇌 회로를 만들어내고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다며, 학습현장은 물론 가정, 직장 등 생활환경 속에 토론 문화를 정착시켜줄 것을 주문했다.(계속)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12-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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