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최근 들어 가뭄과 산불이 빈발하고 있다.
가뭄이나 산불은 삼림을 훼손시켜 대기 정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물 부족을 심화시키게 된다. 숲의 나무를 잘 보존하는 것은 농업생산력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예부터 치산치수의 핵심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숲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많이 자랄수록 가뭄에도 더 잘 견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유타대 생물학자 윌리엄 앤더렉(William Anderegg) 교수팀은 나무의 물 사용과 관련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나무들이 많아야 가뭄으로 인한 영향을 덜 받는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9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전에 수력학적 특성을 토대로 개별 나무 종들의 탄력성을 관찰한 바 있다. 이번 새 연구는 이를 확장해 삼림의 복원력에 방향을 맞췄다.
앤더렉 교수는 숲의 ‘수력학적 다양성’이 가뭄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예측인자라고 강조했다.
나무와 숲의 수력학적 특성
앤더렉 교수는 가뭄이 나무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이 분야 베테랑 학자로, 숲이 가뭄으로부터 회복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수력학적 특성이 가뭄 속에서 개별 나무 종들의 생존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했다.
수력학적 특성은 ‘나무들이 뿌리와 줄기 전체에 걸쳐 물을 이동시키는 방법’, 그리고 ‘이 시스템이 가뭄으로 파괴되기 전 나무가 가뭄 스테레스를 얼마나 많이 받는지’와 연관돼 있다.
가뭄이 나타나면 개별 나무들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앤더렉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색다른 점은 전체 숲을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40개 숲에서 자료 수집
앤더렉 교수는 스탠포드대와 프린스턴대, 캘리포니아(데이비스)대 동료들과 함께 전세계 40개 숲에서 자료를 수집했다.
각 지역의 숲에는 숲 자체에서 나오는 탄소와 물, 에너지 흐름을 측정할 수 있는 플럭스 타워(flux towers)라는 도구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토양 습도계를 포함한 환경 센서를 설치해 해당 숲에서 얼마나 많은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각 숲에 서식하는 나무 종들과 관련된 수력학적 특성과 결합시켰다.
연구팀이 참고한 수력학적 특성에는 나무가 건조한 조건에서 이동시키는 물의 양 등이 포함된다.
연구 결과 나무의 수력학적 특성이 더욱 다양한 숲은 다양성이 덜한 숲보다 가뭄에도 숲의 기능이 덜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력학적 특성이 가뭄 회복 예측에 가장 중요
앤더렉 교수는 “현장에 존재하는 나무 수종과 수력학적 특성이 생태계 규모에서 가뭄에 대한 회복력을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력학적 다양성을 가진 숲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는 반대로 오직 한가지 수종만 가진 생태계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크리스마스 트리 농장을 예로 들 수 있다. 모든 나무들이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다양성은 찾아볼 수 없다.
앤더렉 교수는 “이에 비해 다양성을 가진 숲은 침엽수와 속씨 식물, 가뭄에 잘 견디거나 그렇지 않은 여러 종류의 나무들로 구성돼 있다. 각각 뿌리를 내린 깊이가 다르고, 따라서 수원(水源)도 다양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직접 조사하고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고려 중이다.
앤더렉 교수는 “이런 탄력성 이면에 있는 세부적인 생리학을 이해하고 싶다”며 “미래 기후에 복원력을 제공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종들이나 다른 군락의 특별한 특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막지대에서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은 장기간의 가뭄에도 잘 견딘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Pamla J. Eisenberg / Huntington Library Desert Garden Cactus 0215
산불이나 벌채 뒤 다양한 수종 심어야
한편 연구팀은 올 여름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과 그 결과 전국적으로 퍼진 연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앤더렉 교수는 “자연 경관이 다양할수록 숲이 불에 대해 더 강한 복원력을 가질 것”이라며 “한 예로 눈이 일찍 녹고 여름기온이 뜨거워져 가뭄을 일으키는 기후 조건은 위험한 산불 시즌의 바탕이 된다”고 지적했다.
땅에 있는 나무 같은 ‘연료’가 다 말라버리면 곧 불이 당겨질 날씨가 된다는 것.
그러면 삼림 관리 당국이나 담당자는 숲의 다양성과 복원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앤더렉 교수는 산불이나 대량 벌채 같은 생태계 충격 이후 오히려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숲에서 나무를 베어내거나 산불이 난 뒤 여러 수종들을 최상으로 혼합해 심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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