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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로 인한 피해, 210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 기후변화로 심각해지는 전 세계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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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폭우의 과학적 관계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잦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홍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에서는 폭우로 인한 돌발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혔고, 지난 9월에는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에서 수만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독일 남부 지역에서도 이미 수천 명이 대피했던 사례가 있다.

아시아의 대도시들은 급속한 도시화와 기후변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다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필리핀의 마닐라 등은 이미 심각한 홍수 문제를 겪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가 동반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GettyImages

아시아의 대도시들은 급속한 도시화와 기후변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다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필리핀의 마닐라 등은 이미 심각한 홍수 문제를 겪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가 동반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GettyImages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강수 패턴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간단한 물리 법칙에 기반하는데, 뜨거운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의 수분 보유 능력은 온도가 1ºC 상승할 때마다 7%씩 증가한다. 특히 온실가스는 지구를 담요처럼 감싸 열을 가두고 기온을 상승시키며 이는 육지와 해상에서 물의 증발을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비가 올 때 더 많은 양의 강수를 초래한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전과 비교하여 약 1.3도 상승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구 기온 상승은 높은 고도에서 눈이 아닌 비 형태의 강수를 증가시켜 산간 지역의 홍수와 산사태 위험을 높인다. 202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반구의 적설량이 많은 고지대에서는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극한 강수가 평균 15% 증가했다고 한다.

 

전 지구적 강수 패턴의 변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할 경우, 과거 10년에 한 번 발생하던 극한 강수가 10년에 1.5회 발생하고 강수량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유럽은 평년보다 강수량이 7% 증가했으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균 이상의 강수가 관측되었다. 특히,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슬로베니아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극한 기상현상 간의 인과관계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 중 평균적으로 4건 중 1건이 기후변화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 중 평균적으로 4건 중 1건이 기후변화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사진은 올해 영국의 홍수 상황. ©GettyImages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 중 평균적으로 4건 중 1건이 기후변화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사진은 올해 영국의 홍수 상황. ©GettyImages

홍수로 인한 급류는 인명, 주요 기반시설, 야생동물, 비옥한 토양을 쓸어가고, 물이 빠진 후에도 경제적 피해와 주민들에게 깊은 슬픔을 남긴다. 2000년 이후 홍수에 노출된 인구 비율은 24% 증가했으며,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8억 명이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홍수의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이 홍수 위험에 노출된 인구가 가장 많고, 그 뒤를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잇는다. 

 

‘높음’ 수준의 홍수 위험 

2023년에는 유럽 하천망의 3분의 1이 홍수 기준의 '높음' 수준을 초과했고, 16%는 '심각' 수준을 넘어섰다. 12월의 수위는 기록상 가장 높았으며, 유럽 하천의 4분의 1이 '예외적'으로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유럽 하천의 4분의 1이 '예외적'으로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올해 독일의 홍수 상황. ©GettyImages

유럽 하천의 4분의 1이 '예외적'으로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올해 독일의 홍수 상황. ©GettyImages

홍수는 전 지구적 위협이지만, 그 영향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기도 한다. 높음 수준의 홍수 위험에 노출된 인구 89%가 저소득·중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 대부분이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으며, 중국에서 3억 9,500만 명, 인도에서 3억 9,000만 명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매우 높음 수준의 홍수 위험 지역에 사는 인구는 1985년 이후 122%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주로 저소득·중소득 국가의 급속한 도시화에 기인하며, 도시들이 주로 수로 근처에 위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시화와 홍수 위험의 관계

도시화는 홍수 위험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불투수성 표면의 증가로 인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면을 따라 흐르면서 돌발 홍수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무분별한 도시 확장으로 인해 자연 배수로와 습지가 파괴되면서 도시의 홍수 저항력이 약화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다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필리핀의 마닐라 등 아시아의 메가시티는 급속한 도시화와 기후변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심각한 홍수와 더불어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가 동반되었기 때문이다.

 

미래 전망과 대응 방안

과학계는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지 못할 경우 극한 홍수의 위험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IPCC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할 경우, 과거 10년에 한 번 발생하던 극한 강수가 10년에 1.7회 발생하고 강수량도 1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4도까지 상승한다면, 과거 10년에 한 번 발생하던 극한 강수가 3배 더 자주 발생하고 강수량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공동연구센터는 아무런 적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기온이 3도 상승할 경우, 2100년까지 유럽의 연간 홍수 피해액이 480억 유로에 달하고 홍수 위험에 노출되는 유럽인의 수가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100년까지 유럽의 연간 홍수 피해액이 480억 유로에 달하고 홍수 위험에 노출되는 유럽인의 수가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은 독일의 홍수 상황. ©GettyImages

2100년까지 유럽의 연간 홍수 피해액이 480억 유로에 달하고 홍수 위험에 노출되는 유럽인의 수가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은 독일의 홍수 상황. ©GettyImages

전문가들은 홍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투수성 포장, 녹지 확대, 자연 배수로 보존 등의 도시 계획, 기상 예측과 홍수 경보 시스템의 정확도 향상 등 조기 경보 시스템 강화, 습지 보존 및 하천 자연성 회복과 같은 배수 시스템 개선 등으로 대표되는 생태계 기반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 기술과 경험 공유, 이를 기반으로 한 공동 역량 강화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후정의(Climate justice) 관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 세계가 '함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홍수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전 지구적 과제가 되고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12-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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