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최전선 도시의 불평등한 변화
2025년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종료일은 변경될 수 있음), 세계 최대 기후변화 회의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브라질 아마존의 관문 벨렝에서 열리고 있다. 11월 14일 현재, 회의는 중반을 넘어서며 각국 대표단이 기후 재정과 2035년 배출 감축 목표를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190개국 이상에서 5만6천여 명이 모인 이 회의를 위해 브라질 정부는 수억 달러를 이 140만 인구 도시의 인프라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깨끗한 공원이 조성되고 하수 처리 시설이 들어섰다. 하지만 변화의 과실은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다. 부유층 거주지는 현대적 시설의 혜택을 누리는 동안, 빈민가 주민들은 여전히 기본적인 상하수도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선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극명한 대조는 기후정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부자를 위한 공원, 빈민을 위한 오폐수
벨렝 중심부 남쪽, 바이아 두 구아자라 하구의 빌라 다 바르카. 음악가이자 활동가인 파워 마르틴스는 "그들은 우리가 빈민가에 살기 때문에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고 집 앞 공사 현장을 노려보며 말한다.
공사 현장의 모든 광고판에는 "COP30"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이곳에 곧 가동될 펌프장은 주변 부유층 지역의 오폐수를 빌라 다 바르카로 끌어와 벨렝의 첫 대규모 하수 처리 시설로 보낸다. 역설적이게도 빌라 다 바르카 자체의 오폐수는 여전히 하구로 직접 배출된다.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파워는 쓴웃음을 짓는다.
벨렝과 그 140만 주민은 지금까지 사실상 하수 시스템 없이 살아왔다. 브라질의 수질 모니터링 단체 트라타 브라질에 따르면, 전체 하수의 4% 미만만 처리되고 주민의 20%만이 하수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다. 10월 개관한 대규모 처리 시설은 분명 진전이다. 하지만 그 혜택이 누구에게 먼저 돌아가는지가 문제다.
반면,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부유층 지역은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최근까지 악취 나는 개방형 하수구였던 노바 도카 운하는 현대적인 야자수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10월, 룰라 대통령이 직접 재개장식에 참석한 이 운하는 헤두투와 우마리잘 같은 부유층 거주 지역을 관통한다. 인접한 공원도 함께 조성되었다.
변화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한 우버 기사는 "벨렝이 화장을 했다"고 말했고, 주스 판매상 나자레 바로스는 "COP30이 최소 10년은 도약시켰다"고 평했다. 하지만 빌라 다 바르카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수돗물이 오기 시작한 지 겨우 몇 주밖에 안되었다
가정주부이자 간호사인 수엘리 콘스탄테는 빌라 다 바르카의 가장 오래된 지역, 강 위로 돌출된 고상 가옥이 늘어선 곳에 산다. 그녀는 과거를 이야기하면 울게 된다. 어머니가 물통을 들고 다니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녀가 말하는 '과거'는 불과 몇 주 전이다. 이곳에 수돗물이 공급된 것은 주민들이 하수 처리장에 항의하고 COP30를 앞두고 언론이 주목하면서부터다. 그 전까지 극소수 가구만 수돗물이 있었고, 나오는 물마저 누런 빛깔이었다.
여러 언론 보도가 나간 후에야 헬데르 바르발류 시장이 8월 이 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45일 내 물 공급과 2026년 4월까지 하수 시스템 연결을 약속했다. 물론 건설 헬멧과 벨렝 티셔츠를 입고 인스타그램 릴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수엘리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녀는 "COP30은 도시에 좋지만, 여기 공동체에는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205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뜨거운 도시
벨렝이 기후회의를 유치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도시가 기후위기를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기 때문이다. 파라 연방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벨렝은 2050년까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더운 도시가 될 전망이다.
비영리단체 카본플랜의 분석을 인용한 워싱턴 포스트 보도는 더 구체적이다. 벨렝은 2050년까지 1년 중 222일을 극도로 위험한 더위 속에서 보내게 된다. 2000년에 그런 날이 50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다. 인도네시아 페칸바루만이 344일로 벨렝보다 높다.
그리고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거리에서 우산을 든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비가 아니라 타는 듯한 태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예전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오던 비가 이제는 폭우로 쏟아지거나 거의 오지 않는다.
또한, 도시화로 인해 벨렝 남부의 주요 도시 지역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높은 인구 밀도로 뒤덮였다. 그 결과 이 지역의 기온은 외곽보다 약 4°C 높다. 가장 더운 곳은 소득 수준이 낮고, 나무가 부족하며, 건물 사이 공간이 좁고, 건축 자재 품질이 낮은 지역이다. 다른 나라, 도시들과 비슷하게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이다.
모순 속의 기후회의
벨렝이 기후위기를 직접 겪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룰라 대통령이 세계를 이곳에 모은 이유였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이 벌목되었고, 1만8천 개에 불과한 호텔 객실 때문에 숙박 비용은 치솟았다. 대표단은 유람선과 모텔에 머물러야 했고, 집주인들이 회의 참석자에게 비싸게 임대하려고 주민들을 내쫓는 일도 벌어졌다. 노숙자들은 도시에서 "제거"되었다.
더 큰 모순도 있다. 바로 COP30 개막 며칠 전, 룰라 대통령의 승인 하에 브라질 환경재생가능자원연구소는 아마존 유역의 석유 시추를 허가했다는 점이다. 환경 운동가들은 회의 개최국의 위선을 비난했다. 룰라는 이에 대해서 "나는 환경 리더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런 주장을 한 적도 없다. 브라질이 석유를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룰라는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에게 "COP30은 진실의 COP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며 말이 아닌 행동이 회의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순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 대한 기대는 높다. 이전 회의들이 권위주의적 산유국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원주민과 전통 공동체, 활동가들이 함께한다.
무엇보다 이번이 위기의 중심부, 아마존에서 열리는 첫 기후회의다. 참석자들은 본, 두바이, 파리에서 길게 논의했던 열대우림을 직접 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
11월 14일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브라질은 핵심 사업으로 1,250억 달러 규모의 '열대림 영구 보존 기금'을 출범시켰다. 2026년부터 열대 국가들의 산림 보전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이 혼합 금융 투자 펀드는 야심찬 시도이다. 하지만 중국은 선진국이 기후 재정을 주도해야 한다며 기여를 거부했다. 기후 재정을 둘러싼 지구의 갈등은 여전하다.
어쨌든 기후정의는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고 있다
벨렝의 상황은 전지구적 기후위기의 축소판이다. 2024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고, 2025년은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로 더운 해가 될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인간이 증폭시킨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이 온난화를 가속화했다고 한다.
카본플랜과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은 미래가 더 암울함을 보여준다. 2050년까지 50억 명 이상—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최소 한 달 동안 건강을 위협하는 극심한 더위에 노출될 것이다. 2030년 40억 명, 2000년 20억 명에서 급증하는 수치다. 그리고 그 위험은 가장 가난한 지역, 가장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집중된다.
COP30 조직위원회는 이번 회의가 "실행과 적응의 COP"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11월 14일 현재까지 벨렝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글로벌 기후 정책과 지역 사회의 실제 필요 사이에 여전히 큰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정의는 국제회의장의 협상 테이블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빌라 다 바르카의 수돗물에서, 노바 도카 운하의 오폐수 펌프장에서, 에어컨 없이 견디는 폭염 속에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OP30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회의장 안의 협상만큼이나 회의장 밖 벨렝 거리의 변화가 중요하다.
한편 2026년 개최될 COP31의 개최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호주(태평양 국가들과 파트너십)와 터키가 경합 중이며, 2025년 6월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5-1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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