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과연 인간 두뇌의 최고봉 게임이라고 불리우는 바둑 영역에서 인간을 깰 수 있을까?”
오는 9일 인간과 기계의 두뇌 대결 ‘이세돌-알파고’의 바둑 대결에 전세계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알파고의 학습방법, 즉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머신러닝)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신러닝이란 기계, 정확히 이야기하면 컴퓨터가 학습을 통해 오류를 배운다는 이야기 인데, 과연 얼마나 또는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
카이스트 김진형 교수 (KAIST 인공지능연구실 명예교수, 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는 지난 4일 조선비즈학습장에서 열린 ‘기계학습과 알파고’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기계학습이란 결국 동전의 앞, 뒷면과 같은 것”이라는 말로 알파고의 기계학습에 대해 말했다.
인간 두뇌의 최고 극한치에 도전하는 알파고의 학습 방법
머신(Machine, 기계)이란 연산 및 자동화 처리를 하는 컴퓨터 장치, 즉 학습이 가능한 SW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등장한 알파고의 기계학습은 방대한 양의 데이타를 주고 패턴을 추출하는 방식을 가진다. 여기에 생물학적인 요소,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의 개념을 결합시킨 것이다.
김 교수는 기계학습의 첫 단계는 상관관계, 특성을 잡아 패턴을 반복적으로 관찰해서 차이점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예를 들면 컴퓨터가 연어와 농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특성을 잡아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게 한다. 이때의 오차를 가장 줄일 수 있는 특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시작한 기계학습 연구는 초기 1950년대 단층신경망 연구로 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단층 신경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너무 많았다. 한계를 느낀 단층신경망 연구는 1960년대 경에 “쓸모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이 후 과학자들은 다층 구조 신경망 연구를 시작한다.
그 결과 여러 다양한 분야에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것을 학습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었다. 기계에는 오류가 심해 직접 훈련을 시킬 수가 없었다.
1986년경 연구개발자들은 드디어 다층 신경망에 훈련 시키는 것을 성공시켰다. 총 오류 함수에 요구되는 아웃풋과의 차이에서 오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가중치로 바꾸어 주면서 다층 신경망에 학습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연구는 심층신경망, 딥러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지금 알파고의 심층신경망에는 3천만개의 기보가 입력되어 있다. 이런 방대한 데이타를 기본으로 알파고는 강화학습과 지도학습을 통해 대결에 임하고 있다.
기계가 인간과 대결하는 이유는 '보다 나은 인간사회를 위한 것'
그렇다면 기계를 학습시키는 목적이 무엇일까? 컴퓨터가 인간과 바둑을 두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김 교수는 “인간의 두뇌의 최고 영역인 바둑을 정복함으로써 머신러닝 개발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바둑을 선택한 이유는 바둑이 게임에 있어서 가장 높은 난이도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바둑은 돌을 놓는 위치가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 보다 많으며 체스와 비교를 해도 경우의 수가 10의 100제곱 이상 많은 게임이다. 전문가들은 기계가 이러한 경우의 수를 전부 학습 할수만 있다면 딥러닝을 통해 다른 난제들도 많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머신러닝이란 데이타가 없으면 쓸모가 없다. 왜 구글은 왜 차세대핵심기술이라는 머신러닝을 오픈소스(공개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공개할까?”하고 반문했다.
그리고 그 대답으로 “오픈소스로 만들어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은 같이 만들자, 같이 만들어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들자”는 뜻이라고 답했다. 또 “딥러닝이 인공 지능의 끝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고층 신경망을 만들어 입력 값만 넣으면 모든 것이 다 나오는 기계를 만들 수 있겠지만, 순수한 딥러닝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은 앞으로 10년이 걸릴 지 20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인공지능 시스템이 가지는 한계를 들었다. 인공지능은 단일한 기능만 수행한다. 구글의 알파고는 바둑만 둔다.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은 퀴즈만 푼다. 왓슨은 바둑을 못 두고 알파고는 퀴즈를 풀 지 못한다는 것.
김 교수는 “이것이 인간과 기계가 지니는 차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바둑도 두고 퀴즈도 두는 범용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모든 과학자와 개발자들의 꿈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요원하지 않을까”라고 의문점을 제시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결의 승패에 대해서는 초기 승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판에 이세돌 9단이 진다면 인간이기에 가지는 심리적 부담감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알파고는 기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없다. 또 알파고가 진다고 해도 금방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하며 “승패 이후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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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3-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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