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기술인
  • 인터뷰
인터뷰
이한나 매일경제 기자
2006-11-21

"젊은 시절 도전 없이 성취도 없다" 박희재 에스엔유프리시젼 대표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산업계에 인재층이 두터워 대학교수들이 학문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한국 교수들은 그럴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박희재 에스엔유프리시젼 대표(45)는 서울대 공대 교수와 벤처기업 경영자로서 1인 2역을 해내느라 쉴 틈도 없다.


잦은 해외 출장 등 바쁜 일정 때문에 무릎과 어깨 엉덩이만 닿으면 새우잠을 자며 잠을 보충하는 신세지만 이공계 인재들과 연구하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박 대표는 서울대 실험실 1호 벤처 에스엔유프리시젼 창업자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TFT-LCD 공정용 광학측정장비 전문업체로 독자 기술로 TFT-LCD 패널 공정상 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비접촉식 3차원 나노형상측정장비(PSIS)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장비는 LCD 패널 제조시 불량률을 크게 낮춰 원가절감에 기여해 국내 LCD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시원시원한 웃음이 인상적인 박 대표는 뼈대 깊은 한학자 집안 13대 종손이다. 김포 근처 고향에서는 어릴 때 한문을 일찍 깨쳐 신동으로 통했다.


고교시절 물리교과 담당이던 담임선생님 영향으로 일반 물리학 중 뉴턴역학에 재미를 느껴 기계설계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입학 이후에도 과대표에 동아리 야학활동까지 맹활약했다. 공부를 하면 평생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학업을 계속했다.


박 대표는 항상 본인의 기술과 학문으로 어떤 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를 항상 고민했다.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을 격언으로 품고 살았어요. 70년대 한창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가 고속성장하던 때라 기술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지요."


그는 생산성본부 연구원 자격으로 중소기업 현장에서 2년간 산학협력을 경험하며 기술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유학을 결심했다.


그가 공부한 영국 맨체스터공대(UMIST)는 산학협력이 활발한 곳이어서 적격이었다. 특히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네 기술이 영국 산업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물었고, 논문에서 이를 입증하기 위해 박 대표는 다양한 산업체와 기술협력을 하고 사례를 발굴해야 했다.


동양인 악센트로 전화 거는 것으로는 거절당하기 일쑤였지만 직접 전시회에서 발로 뛰면서 자신의 기술을 소개하는 `영업` 마인드를 익혔다.


"미국에서는 핵심 인재들이 기업으로 많이 가지만 한국에서는 한계가 있었죠. 대학에서 산업계를 돕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학교로 먼저 왔습니다 ."


귀국하고 교수가 된 후에도 산업체 현장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는 산학협력 모델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97년 외환위기 경험은 공학도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 충격이었다. 훌륭한 공학기술로 기술역조를 극복하기로 결심하고 만든 회사가 에스엔유프리시젼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LCD 미세부품을 측정해 수율 개선을 꾀하는 비접촉식 광응용 3차원 나노형상 측정장비로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매출 586억원에 170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700억원 이상 매출 달성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광학 측정 분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와 LCD 분야는 물론 앞으로 MEMS, OLED 나노소자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그는 경영을 하면서 투자주기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올 들어 대기압 플라즈마장치개발업체 에스이플라즈마와 OLED장비업체 에이엔에스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이공계 인재 중 80%는 대학이나 연구소로 가고, 20%가 대기업으로 가는 현실에서 벤처경영의 어려움을 잘 안다.


"예지(날카로운 지혜)를 갖고 정열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현실에 안주하는 데서 탈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젊은 시절 도전 없이는 성취가 있을 수 없는 만큼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 줄 알아야 하죠."


▲약력


△1961년 경기 김포 출생 △1983년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졸 △1985년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석사 △1985~1987년 한국생산성본부 공장자동화실 연구원 △1990년 영국 맨체스터대학(UMIST) 기계공학과 공학박사 △1991~1993년 포항공대 조교수 △1993년~현재 서울대 공대 교수 △1998년~현재 에스엔유프리시젼 대표

이한나 매일경제 기자
저작권자 2006-11-21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