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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나 매일경제 기자
2006-09-17

"한국 가능성 보고 실리콘밸리서 왔죠" [매일경제 공동] 박상일 PSI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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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과학기술인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모국에 돌아왔습니다."


차세대 원자현미경으로 나노 측정장비 업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자랑하는 벤처기업 PSIA의 박상일 대표(48)는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흔치 않은 경력의 과학자다.


특히 박 대표의 전문분야인 원자현미경은 원자단위 물질을 수천만 배 확대해 관찰할 수 있고 물체 형상뿐 아니라 전기, 자기, 물리적 특성까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와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필수장비로 각광받고 있다.


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직접 만드는 것을 즐겼다.


집에 있던 낡은 릴 테이프(Reel tape)방식 녹음기에서 커다란 휠(wheel)이 돌아가고 헤드가 붙었다 떼어졌다 하며 소리가 나는 현상을 보며 그 원리를 연구하곤 했다.


중학생 때는 청계천 세운상가를 돌면서 전자부품을 사고 회로도를 직접 그려 워키토키나 라디오를 만들었다. 간식 사먹을 돈도 아끼면서 전자부품을 살 정도였다.


서울대 공대에 입학해 1년간 통합교육을 받은 후 동아리 선배 조언에 따라 2학년 때 물리학과를 택했다. 관심이 많았던 전자공학을 잘하려면 물리학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학문을 더 깊이 파보겠다고 결심하고 장학생으로 미국 스탠퍼드대에 유학을 갔다.


원자현미경(AF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캘빈 퀘이트 교수의 지도 아래 나노측정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박 대표는 "박사과정에서 원자현미경 이론을 연구하고 시제품을 만들면서 상용화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며 "가족은 곧장 귀국해 대학에 자리잡기를 원했지만 실리콘밸리 문화 탓인지 한번 이 길로 끝까지 가서 진검승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88년 그는 영주권도 없는 동양인 신분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벤처기업 PSI(Park Scientific Instruments)를 설립했다.


독보적 기술력이 있었지만 워낙 첨단 분야여서 시장이 넓지 않았고 자금회전이 쉽지 않아 타국에서의 사업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거대 자본을 갖춘 기업들의 비열한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최대 매출 1400억원을 올릴 정도로 회사를 키울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제품 상용화로 원하던 바를 달성하기도 했고 한국에서 차세대 기술로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어 서둘러 귀국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벌어들인 자본을 투자해 97년 고국에서 PSIA를 창업했다. 감춰져 있던 규제와 인력난 등 실리콘밸리보다 열악한 벤처기업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한국 벤처기업 발전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데 적극 나섰다.


미국산보다 진일보한 국산 차세대 원자현미경을 미 항공우주국(NASA)과 아르곤내셔널랩,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등 세계 21개국 대학과 연구소에 수출했다. 또 글로벌 하드디스크업체에 산업용 기기를 공급하는 등 사업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2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2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이미 2004년 산업자원부로부터 '10대 신기술'로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이공계생들은 본인의 안위보다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이공계 학생들은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하기 쉬우므로 본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상일 PSIA 대표는

△1958년 서울 출생

△1981년 서울대 물리학과 학사

△1987년 미국 스탠퍼드대 응용물리학 박사

△1994년 AEA-Stanford Executive Institute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1988~1997년 미국 법인 Park Scientific Instruments 창업 대표

△1997년~현재 PSIA(주) 대표

이한나 매일경제 기자
저작권자 2006-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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