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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율 객원기자
2017-06-02

인도네시아 반둥대에서 융합교육 수료식 과학자 이야기 / 카이스트 김수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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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64)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는 2일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학으로 떠난다. 김 교수는 6일까지 머물면서 1년 동안 IT/ICT 융합교육을 받은 40여명의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에게 카이스트 총장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할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개발원조(ODA)지원을 받아 지난 1년 동안 반둥대학 학생들에게 약 60시간에 걸쳐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한 교육을 실시했다. 간단한 부품을 조립해서 로봇을 만들면서 정보통신과 컴퓨터  IT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다.

과학기술을 통한 인류복지 실현의 한 방안으로 김 교수는 아세안 국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교육을 해 왔다. 3년 전에는 베트남 하노이 대학과 호치민 사범대학 학생들에게 유사한 교육을 하고 역시 수료증을 줬다.

1일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반둥대학생에게 줄 수료증을 설명하는 김수용 교수(오른쪽)와 이 ** 연구원.  ⓒ ScienceTimes / 심재율
1일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반둥대학생에게 줄 수료증을 설명하는 김수용 교수(오른쪽)와 이배영 연구원. ⓒ ScienceTimes / 심재율

김 교수는 물리학과 관계된 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 중에는 세게적으로 초창기에 있는 학문이어서 물리학자 사이에서 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있다.

김 교수는 서울사범대를 나와 잠시 중학교 교사를 하다가 “나는 공부해야 하는데”하면서 혼자 눈물을 많이 흘릴 만큼 연구가 천직인 과학자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 지원했더니 덜컥 장학생으로 선정돼 플라즈마를 연구했다.

카이스트 교수로 와서는 우리별 발사에 필요한 기술개발에 참여했다. 플라즈마는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연구하는 분야이지만, 통찰력이 높았던 김 교수는 ‘앞으로는 뇌에 대한 연구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20여년전 혼자 뇌 연구에 몰두했다.

플라즈마와 함께 20년 전부터 뇌 연구 시작    

이 즈음에 한문공부도 끈기있게 했다. 충남대 한문학과 이향배 교수와 무려 7년 동안 매 주 토요일에 만나 한문을 공부할 만큼 학문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은 끊이지 않았다.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비롯해서 연구실에 가득한 한문책은 김 교수가 얼마나 진지하게 한문을 배웠는지 짐작하게 한다.

한국이 제공한 재료로 로봇 조립실습을 하는 인도네이사 학생들  ⓒ김수용 교수
한국이 제공한 재료로 로봇 조립실습을 하는 인도네시아 학생들 ⓒ김수용 교수

반둥대학에서 강의하는 김 교수 ⓒ 김수용 교수
반둥대학에서 강의하는 김 교수 ⓒ 김수용 교수

그 중 그는 황제내경영추(黃帝內經靈樞)라는 책을 읽고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갖게 됐다. 이 두꺼운 책의 본신(本神) 장에는 임신과 태아의 형성 및 영혼과 의지의 탄생의 근원을 설명한 기가 막힌 부분이 있다.

대체적인 뜻은 이렇다. ‘정자와 난자가 서로 부딪히면 신이 된다. 혼백이 만나면 몸이되고 몸이 되면 마음이 생기고 마음에서 의(意)가 나오고 여기에서 또한 지(志)가 나온다.’

김 교수는 이 부분이 사람의 몸이 만들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의지와 지식을 얻는 원리를 5000년 전 사람의 시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지금도 과학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요약한 글이라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한문을 섭렵하면서 태교(胎敎)의 중요성도 일찍부터 깨닫고 카이스트에서 태교아카데미를 연 것을 비롯해서 전국을 돌면서 수십회에 걸쳐 태교교육을 하기도 했다.

태교는 한국인이 자랑할 뇌교육 방법    

태교교육에서 엄마와 아이가 유대감을 지키려면 엄마가 아이가 대화를 해야 하는에 이를 태담(胎談)이라고 한다. 최근 태아를 삼차원 초음파사진으로 찍어보면, 엄마가 책을 읽으면서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면 뱃속 아이도 눈물 흘리는 장면이 찍히기도 한다. 심지어는 아이가 손발이나 몸통을 흔드는 모습도 나타난다. 과거와는 달리, 태교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들을 요즘에는 많이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태교야 말로 우리 민족이 오래전부터 그 중요성을 가장 먼저 깨달은 민족”이라면서 “이를 새롭게 발전시켜 세계에 수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임신한 기간까지 합쳐서 나이를 따지는 것도 바로 우리 민족이 태아를 인격체로 봤다는 증거이다.

김 교수가 정통 물리학과 동시에 혼자서 탐구한 영역이 그 당시에는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지금은 모두 다 과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떠오른 것을 보면, 김 교수가 얼마나 앞서갔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김 교수의 시선은 과학기술을 통해 외국인에게 봉사하는 쪽으로도 쏠려있다. 무한한 잠재시장인 아세안 개도국을 향한 과학기술 전수 및 교육이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6-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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