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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솔 객원기자
2016-06-07

"과학 이용한 뮤지컬 하고 싶어요" 국제 페임랩대회 한국대표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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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괴상한 질문은 없었다”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이라는 책의 서문에 나오는 글귀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한 질문에 대해 과학자, 예술가 등 전문가들의 진지한 답변을 엮은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과학자들이 답변했다는 것이다.

과학은 괴상하거나 어렵지 않다. 오히려 재미있고 진지하고, 흔하다. 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영국 첼튼엄에 과학 소통 전문가들이 모여 잔치를 벌인다. 이 잔치에는 어린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다. 6월 7일부터 12일까지 영국 첼튼엄에서 열리는 첼튼엄 과학 축제 얘기다.

영국 첼튼엄 과학 축제 로고 ⓒ wikimedia commons
영국 첼튼엄 과학 축제 로고 ⓒ wikimedia commons

첼튼엄 과학 축제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세계 페임랩 챔피언을 뽑는 결선대회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30개국의 대표가 경쟁하며 이 중 10명의 참가자가 국제 과학 소통 전문가의 명예를 얻게 된다. 한국 대표 과학 소통전문가는 올 해 세 번째로 영국 페임랩 본선 대회에 참가한다.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 성과를 나누는 학술대회는 많지만, 과학으로 ‘소통’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는 이 대회 하나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처음 열린 페임랩 대회는 올 해로 열 번째를 맞아 더 풍성한 재미를 기대하게 한다

올 해 한국 대표로 국제 페임랩 본선 대회에 참가하는 과학 소통 전문가는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김지윤씨다. 지난 5월 열린 한국 페임랩 대회에서 과학 소통 전문가의 자격을 부여 받은 사람은 총 열한 명이다. 그 중 소통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세 명의 참가자들에게는 영국에서 열리는 본선 대회를 참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페임랩코리아 2016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황영준씨 ⓒ 페임랩코리아
페임랩코리아 2016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황영준씨 ⓒ 페임랩코리아

사실 이번 한국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참가자는 김지윤씨가 아니라 포항공과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황영준씨다. 황영준씨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열린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지난 해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지윤씨는 최우수상을 받았지만 대상을 수상한 황영준씨의 개인적인 일정 문제로 인해 한국 대표로 페임랩 본선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스터 클래스를 들으면서 다같이 친해졌어요. 참가하셨던 모든 분들이 다 너무 뛰어나셨고, 특히 대상을 받으신 황영준씨의 발표는 저도 굉장히 인상 깊게 들었던 터라 영국 본선대회에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고 속상해요. 원래는 참관만 하게 되어있었는데 부족한 제가 대표로 대회에 나가게 되어 부담감도 있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소통 전문가, 페임랩어가 된 김지윤씨에게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비법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김지윤씨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기보다 자세히, 많이 설명하려고 욕심내지 않는 것, 핵심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굉장히 보편화된 테드(TED) 강연을 보면 20여 분의 시간 동안 강연을 한다. 이 시간도 꽤 짧다고 느껴지는데, 페임랩에서 주어진 시간은 오직 3분이다.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학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하려면 직관적이고 관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특징을 잡아 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부생인 김지윤씨는 과제와 수업을 듣느라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며칠밖에 없었다고 한다.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주변에 도움을 많이 요청했는데, 친구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제 입장이 아니라 실제 설명을 듣게 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어느 부분이 더 중요한지 알게 되었어요. 주제를 정할 때도 제가 하고 싶은 내용으로 하기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에 궁금해하던 것이 있는지, 또 여러 주제 중에 더 재미있어 보이는 게 무엇인지 물어봤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국제 페임랩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김지윤씨 ⓒ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페임랩코리아
국제 페임랩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김지윤씨 ⓒ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페임랩코리아

“물론 입상한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만 해도 저에겐 엄청난 의미가 있어요. 다양한 분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돌아오고 싶어요.”

페임랩어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은지 묻자 김지윤씨는 과학을 이용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사람들이 과학을 쉽게 접하고 또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사실 저는 처음 지원할 때부터 한국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까지 여기서 상을 받으면 나중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활동하게 된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너무 기뻤어요. 내년에는 저부터 앞장서서 페임랩 대회를 알리고 또 참가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강연이나 사이언스버스킹, 모두 다 재밌을 것 같아요.”

카이스트 태울석림제에서 노래하는 김지윤씨의 모습 ⓒ Stacy K at Youtube
카이스트 태울석림제에서 노래하는 김지윤씨의 모습 ⓒ Stacy K at Youtube

“제가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요, 과학을 이용해서 뮤지컬 같은 걸 해보고 싶어요.” 사실 김지윤씨는 과학계의 슈퍼스타 K인 페임랩 대회뿐 아니라 실제 슈퍼스타K에도 출연했던 경력이 있다. 아무래도 소통의 중요성이나 방법은 과학이든 음악이든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게 분명하다. 국제 페임랩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길, 또 앞으로 더 멋진 과학 소통 전문가들이 많이 등장하길 바라본다.

박솔 객원기자
solleap91@gmail.com
저작권자 2016-06-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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