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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객원기자
2016-02-29

‘양자’로 통신암호 지킨 사연 SK텔레콤 '퀀텀 테크 Lab'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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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해킹이 얼마나 단순한 지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다. 통신이 되는 광설로 지점에 가서 데이타를 꺼내온다. 심지어 해킹에 필요한 비용이 10만원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슈가 터지지 않으면 해킹 당했는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문제점이 사라질 전망이다. 해결 키는 ‘양자를 이용한 암호통신기술’이다.

“양자로 도·감청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암호를 만들었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상용장비에 적용해 국가 시험망 서비스를 운영하게 된 SK텔레콤 종합기술원 퀀텀 테크. 랩(Quantum Tech. Lab) 안준식 매니저(44)는 “양자 기술로 기존의 통신 보안상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며 국내최초로 양자암호통신기술을 개발해 낸 성과를 전했다.

안준식 매니저는 “책상 위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아닌 실제로 필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안준식 매니저는 “책상 위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아닌 실제로 필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양자암호통신 국가 시험망 구축에 성공, 개발한 양자 관련 기술을 실제 상용망에서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를 분당 사옥에 오픈했다.

SK텔레콤 분당사옥과 용인집중국 간 왕복 68㎞ 등 4개 구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가 운영하는 대전지역 연구소 간 네트워크 11㎞ 구간이 그 대상이다.

이번 양자암호통신 테스트베드 구축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이룬 양자 암호통신 연구의 쾌거다. 전세계적으로도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에 이은 우수한 실적이다.

양자통신망, 국내 양자 연구의 초석 다지나

‘양자’의 발견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양자’(量子)란 영어로 quantum, 즉 양을 의미하는 quantity에서 온 말로 물리학에서 원자를 구성하는 최소 물질의 크기를 의미한다. 양자 연구는 반도체와 초전도체의 기본 원리를 밝혀낼 수 있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모두 양자의 개념으로 탄생된 결과다. 나노기술도 양자 연구의 성과다.

장비는 거리에 민감하다. 분당-용인, 분당-양평 등 실제로 필드에 테스트 해보며 여러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 및 돌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장비는 거리에 민감하다. 분당-용인, 분당-양평 등 실제로 필드에 테스트 해보며 여러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 및 돌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중국, 미국, 유럽 등은 양자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양자연구가 미진한 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국가적으로도 중요성을 느끼고 다각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이번 결과가 다른 양자연구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5년간 이어진 ‘월화수목금금금’의 아름다운 결실

안준식 매니저는 ‘양자암호’에 사활을 걸었다. 벌써 5년째 연구다. SK텔레콤이 장기신성장 미래 산업에 ‘양자암호통신기술’을 선택해 투자하기 시작한 2011년 부터다.

같은 Lab의 최정운 매니저(41)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월화수목금금’의 연구가 계속되었다. 명절이라고 하루라도 쉬면 감지덕지였다. 주말은 반납해야 했고 야근, 철야가 기본이었다. Lab에 있는 10명의 사람들 모두 비슷한 생활이 이어졌다. 하지만 고된 작업 속에서도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희열’이 그들을 부단히 움직이게 했다.

최정운 매니저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단순히 장비만 만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협업하여 새로운 과학 –IT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점을 가장 뜻 깊게 생각한다. ⓒ 김은영/ ScienceTimes
최정운 매니저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단순히 장비만 만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협업하여 새로운 과학 –IT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점을 가장 뜻 깊게 생각한다. ⓒ 김은영/ ScienceTimes

여러 지원이 가세하면서 핵심소자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돈이 없어 퇴로를 걷고 있던 ‘우리로광통신’이나 장비업체 ‘플렉트론’ 등의 중소기업이 투자가 되고, 해외 활로를 찾게 되었다.

최정운 매니저는 “우리로광통신은 우리로(주)로 바꾸면서 조인했다”고 말한 후 “그동안 해외기업에서 핵심소자를 수백만원대의 비싼 가격으로 구매를 해왔는데 국산기술이 상용화 되면서 매우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우리로(주)의 핵심소자는 스위스 양자암호통신회사에 역수출하는 등 우리 기술을 인정받았다.

전세계는 지금 보안 전쟁중, 낮은 보안 불감증 극복해야

양자암호통신은 복제가 불가능한 양자의 물리적 성질을 이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기술이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암호를 주고 받을 때 중간에 신호를 가로채는 것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다. 해킹이 시도되면 해독 불가능한 망가진 암호키를 내려주기 때문이다. 또 해킹이 시도 되면 원래 받아야 할 데이타 키가 변환되어 있어 해킹이 시도되었는지 여부도 알 수 있게 된다.

안준식 매니저는 “멘홀에 공사하는 척 들어가서 각 통신케이블에서 데이타를 훔칠 수 있어요. 맨홀 분기점 통신 데이터가 지나가는 구간(노드)에 가서 ‘클리퍼’를 짚기만 하면 되죠. 개인정보, 계좌정보, 결제정보, 국가정보 등 모든 정보가 다 해킹 가능하다”며 국내 통신 보안의 실상을 짚어주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통신보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최정운 매니저는 “보안불감증이죠. 하지만 눈을 들어 밖을 보면 지금 해외는 보안전쟁 중이거든요. 미국이나 북한 등도 이런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낮은 보안 경계의식에 대해 경고했다.

최근 북한에서도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세계는 보이지 않는 보안 전쟁 중이다. 데이타를 지키는 것이 국가경쟁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자 암호통신 개발이 또 다른 양자연구의 초석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있다.

김은영 객원기자
binny98@naver.com
저작권자 2016-02-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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